[기고] 품새경기 판정, 이번엔 비디오 판독이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발행일자 : 2026-07-29 21:52:59
[무카스 편집팀 / press@mookas.com]

비디오판독은 품새 판정의 신뢰를 높이는 마지막 퍼즐

오늘날 세계 스포츠에서 비디오 판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선수의 땀과 노력, 경기 결과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자 국제 스포츠의 보편적인 기준이 됐다.
축구의 VAR, 야구와 배구·농구의 챌린지, 배드민턴의 인스턴트 리뷰, 테니스의 호크아이까지 첨단 기술은 오심을 줄이고 판정의 신뢰를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태권도 품새는 여전히 심판의 육안 판정에 의존하고 있다. 선수들의 점수 차이가 0.1점, 때로는 0.01점으로 갈리는 현실에서 이제 품새도 비디오 판독 도입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이들의 공통된 목적은 단 하나다. 경기의 공정성을 높이고 오심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심판의 권위를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심판이 더욱 정확한 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보조 장치다. 결국 비디오 판독은 선수와 심판, 지도자, 관중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기 위한 시대적 선택이다.
품새 판정,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겨루기 종목은 이미 비디오 판독 제도를 운영하며 국제적인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반면 품새는 여전히 심판의 육안 판정에 대부분 의존하고 있다. 물론 심판들은 오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공정한 판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뛰어난 심판이라도 사람의 눈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품새 경기는 수초 사이에 수십 개의 동작이 이어진다. 발끝의 위치와 손끝의 각도, 중심 이동, 동작의 순서와 정확도, 표현력까지 짧은 순간에 모두 판단해야 한다. 특히 상위권 선수들의 점수 차이는 0.03점, 때로는 0.01점에 불과하다. 그 작은 차이가 국가대표 선발과 국제대회 출전, 선수의 미래를 좌우하기도 한다.
비디오 판독, 충분히 가능하다
비디오 판독은 모든 장면을 다시 보는 제도가 아니다. 경기의 흐름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명확한 판정이 필요한 상황만 제한적으로 확인하면 된다. 실제로 대부분의 종목도 모든 판정을 뒤집기 위해 비디오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승패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장면만 재확인한다.
품새 역시 충분히 비디오 판독을 적용할 수 있다. 공인품새와 자유품새 모두 0.3점 감점 사항을 확인 대상으로 하고, 자유품새는 여기에 넘어짐과 발차기 횟수까지 객관적으로 판독하면 된다.
더 나아가 국제대회와 국가대표 선발전, 전국체육대회 등 주요 대회에서는 선수나 감독이 제한된 횟수 안에서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는 '챌린지 제도'를 함께 운영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결국 남은 과제는 비디오 판독 시스템을 도입할 것인지, 경기 영상을 활용한 리플레이 방식을 운영할 것인지 제도적으로 결정하는 일이다. 이는 판정의 신뢰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심판의 판정 부담을 줄이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심판을 위한 기술, 태권도를 위한 변화
일각에서는 경기 시간이 길어진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그러나 세계 스포츠는 이미 그 답을 보여주고 있다.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정확성이다. 몇 초의 판독으로 선수의 억울함을 줄이고 경기 결과에 대한 신뢰를 높일 수 있다면 그 시간은 결코 낭비가 아니다.
오히려 판정 논란이 반복될수록 심판의 부담은 커지고 선수와 지도자, 관중의 불신도 깊어진다. 비디오 판독은 심판을 대신하는 기술이 아니다. 심판의 판단을 보완하고 심판의 권위를 지켜주는 장치다. 정확한 판정은 심판을 보호하고, 공정한 판정은 태권도의 가치를 높인다.
태권도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발전해 왔다. 전자호구와 전자헤드기어가 처음 도입될 때도 많은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도 그 필요성을 부정하지 않는다. 기술의 발전은 스포츠의 공정성을 위한 진화였고, 태권도도 그 흐름 속에서 성장해 왔다.
이제는 실행할 때다
이제 품새도 달라져야 한다. 비디오 판독은 선택이 아니라 시대적 과제다.
선수들이 흘린 땀과 노력이 오직 실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심판이 더욱 당당하게 판정할 수 있도록, 그리고 태권도가 국민과 세계인에게 더욱 신뢰받는 스포츠로 발전할 수 있도록 이제는 품새 비디오 판독 도입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공정한 판정은 선수의 권리이며, 정확한 판정은 심판의 의무다. 그리고 비디오 판독은 그 권리와 의무를 함께 지켜주는 가장 현실적인 제도다. 이제는 논의할 때가 아니라 실행할 때다.
※ 이 글은 외부 필자의 의견으로 무카스미디어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글. 이봉한 품새심판 = KTA 품새심판위원회 부위원장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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