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팔ㆍ이효필 "26년 친구' 치고 박고

  


‘전 세계챔피언’ 박종팔(45)과 ‘격투기 제왕’ 이효필(45), 26년만의 재대결.’
그들의 이종격투기 대결을 알리는 홍보자료는 이렇게 시작된다. 당장 떠오 른 건 “도대체, 왜?”란 의문이었다.

▲글러브 벗은 지 10년이 훨씬 넘은 ‘어제의 주먹’들이
▲머지않아 시집 장가 갈 아들 딸까지 둔 중년 나이에
▲대전료로 한몫 챙겨야 할 만큼 형 편이 아쉬운 것도 아닌데
▲더구나 둘은 26년 지기로 걸쭉한 호남 사투리 (박종팔 전남 무안, 이효필 전남 해남 출신) 속에서 술잔을 나누는 동갑내 기 친구라면서.

도무지 험한 이종격투기 대결로 얼굴을 붉게 물들여야 할 절박한 이유가 없어 보인다. 곰팡내 풀풀 나는 ‘26년만의 재대결’은 또 뭐고.

이쯤 되면 “이거 쇼 아니냐?”란 의심은 둘째 치고, “쇼하다 창피나 당 하지 않을까”란 걱정이 앞선다. 그래서 둘 에게 물었다.

“그딴 소리 마이 듣고 있지라. 근디요, 이 승부는 장난이 아니라께요. 그 날 보면 알꺼요.”

속내를 듣고, 어떻게 결전을 준비하고 있는가를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아예, 응원이라도 해주고 싶어진다. “그래요? 그럼, 원 없이 화끈하게 한 판 붙어보세요.”

■ 친구

박종팔과 이효필은 ‘친구’다. 친구에 몇 가지 유형이 있음은 영화 <친구 >가 잘 보여준다. ‘친구끼리 미안한 거 없다’는 준석과 상택. ‘고마해 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로 비극적 결말을 본 준석과 동수. 친구는 그 양 극단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다.

박종팔과 이효필은 어떤 친구일까. 절친한 사이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것 만으론 설명이 부족한, ‘껄쩍찌근한’ 게 있다. 일종의 경쟁 심리다. 핵심은 주먹에 대한 자존심. 이거 하나는 양보 못한다.

■ 꿀물과 카스텔라

인연은 코끝 찡한 드라마로 시작된다. 아마추어 시절이던 1977년, 서울시 신인대회 미들급에서 둘은 예선을 전 KO로 장식하고 결승에서 맞붙게 됐다 . 때는 쌀쌀한 3월. 당시 이효필은 형편이 좋았던 반면, 박종팔은 그야말 로 ‘헝그리 복서.’

링에 오르기 전, 이효필은 보온병에 담긴 따끈한 꿀물과 카스텔라를 박종 팔에게 건넨다. 잠시 후 주먹을 주고받을 초면의 상대에게 웬 자비심? 언 뜻 이해하기 힘든, 배포 큰 신사도였다. 박종팔은 이날 꿀물과 카스텔라 뿐 아니라 감동까지 먹었다. 지금도 못 잊는단다.

이효필 판정승이란 경기 결과를 떠나 이후 절친한 친구가 됐다. 그 해 전 국 신인선수권대회는 지난번 대회의 복사판. 이번에도 이효필 판정승이었 다. 둘 간의 ‘유이한 공식대결’서 2전 전승. 우정을 떠나 그 시절, 이효 필은 빛이었다. 박종팔은 그림자였고.

■ 엇갈린 인생역전

프로에서 운명이 갈린다. 박종팔은 이듬해 프로로 전향, 승승장구하기 시 작했다. 눈부신 전과는 널리 알려진 대로다. 무적의 미들급 동양챔피언을 거쳐 84~87년 IBF챔피언, 87~89년 WBA 챔피언. 89년 은퇴할 때까지 박종팔 은 중량급의 간판스타였다. 복싱 인기가 하늘을 찌를 때였다.

뒤이어 프로가 된 이효필은? 아마추어 신인왕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별로 잘 안 풀렸다. 체육관 환경도 안 좋았고, 헝그리 정신이 부족했다. 부상까지 겹치면서 두어 해 만에 글러브를 벗었다. 이후 체육관을 직접 운 영하며 83~87년 격투기 선수로 나섰다. 전적은 11전 전 KO승, 국내엔 적수 가 없었다. 하지만 격투기는 알아주지 않았다. 지금도 박종팔은 알아도 이 효필은 잘 모른다. “당시에 종팔이는 나에게도 우상이었다. 부러웠다”고 이효필은 회고한다.

■ 붙어봐라, 그래 붙어보자

박종팔은 은퇴 후 프로모션 대표 등으로 변신하며 오늘에 이르렀다. 이효 필은 1998년까지 체육관을 운영했고, DJ 정권 때는 청와대 대통령 수행부 장까지 지냈다.

둘은 26년째 친구지만 만날 때 마다 ‘아웅다웅’한다. 친구 여럿과 술자 리에서 어울릴 때다. ‘종팔이와 효필이 둘 중 누가 더 세냐?’가 쟁점이 었다.

“아마 때 나한테 두 번 진 게 누구더라?” “어허, 너 세계챔피언이란 거 해봤냐.” 서로 아픈 구석을 건드린다. 주먹의 자존심만큼은 양보 못한다 . 대결을 부추기는 건 주위 친구들이다. “그러지 말고, 정식으로 한판 붙 어라.” 3년 전 불발됐던 그 한판이 이번에 성사됐다. 이젠 “다치지 않을 까” 부추기던 친구들이 걱정한다. 남자들의 승부욕이라는 것, 연구 대상 이다.

■ 다시 못 올 것을 위하여

벌써 세 달째. 산악구보 숨소리 거칠고, 샌드백 치는 소리가 살벌하다. 장 난이 아니다. 이효필은 20kg, 박종팔은 7kg이 빠졌다. 지금 체중이 비슷( 95~98kg)하다. 딴 사람들이 됐다. “워따, 누구 때려 눕힐려고 그렇게 열 심히 한다냐.” 요즘에 주고받는 ‘덕담’이다.

둘은 40대 중년들에게 꿈을 주고 싶다고 했다. 정작 꿈을 되찾아 행복한 건 자신들이다. 상대에 앞서 ‘나와의 싸움’에서 먼저 이기기 위해 땀을 쏟던, 피 끓던 젊은 시절이 언제였던가. 그 기분을 요즘 새삼 느낀단다.

이번이 ‘마지막 승부’, 딱 한판이다. 이종격투기로 나설 것이란 건 뜬소 문이다. 어느쪽이 됐건, KO승부란 게 주위 예상이다.

“어지간히 허랑께, 허벌나게 먹었자녀.”(쓰러진 패자) “친구야, 미안 허다.”(승자)

“친구끼리 미안할 게 뭐다냐”… “그려, 니 말이 맞아 부러”…
#박종팔 #이효필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
  • 손재승



    박종팔 너 챔피언 맞아?

    왜 돈 300 을 갖져갓으면 왜 빨리 안갑어?

    빨리 안갑더라도 지금쯤은 빨리 갑아야지?

    생각안해?

    돈 빌려간지 3년이 됫다 욀케 돈을 안갑니?

    니네집 거지냐? 사기꾼이냐

    왜 돈을 빌려 같으면 도로 안갑어 ?

    전화라도 줘라;

    나쁜놈아 011-265-7703 전화 안주고 돈 안갑으면 니네집 처들어간다



    2005-09-0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최 윤석

    살살 하세요!
    골병 듭니다!

    2003-07-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