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품새, 금 20개 휩쓸며 세계선수권 ‘14연패’ 달성
발행일자 : 2026-09-20 16:54:53
[한혜진 / press@mookas.com]

전체 42개 종목 중 20개 석권… 2위 태국과 금메달 17개 차 ‘압도적 우승’

한국 태권도 품새가 안방에서 금메달 20개를 쓸어 담았다. 2006년 서울 초대 대회부터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은 세계선수권 종합우승을 ‘14연패’로 늘렸다.
한국품새대표팀(단장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장)은 20일 강원특별자치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에어돔에서 막을 내린 ‘춘천 2026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0개, 은메달 4개, 동메달 5개를 획득해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2위 태국의 금메달은 3개. 무려 17개 차다. 미국이 금 2·은 5·동 10개로 3위, 대만이 금 2·은 4·동 10개로 4위, 중국이 금 2·은 4·동 1개로 5위에 올랐다.
전체 42개 메달 종목 가운데 한국이 가져간 금메달만 20개다. 절반에 가까운 47.6%다. 세계 각국의 품새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지만, 이번 대회 결과만 놓고 보면 종주국의 벽은 여전히 높았다. 심지어 한국은 8개 부문은 파견하지 않았다.

2006년 서울에서 출발한 세계품새선수권에서 한국은 지금까지 한 번도 종합 정상을 내주지 않았다. 2007 인천, 2022 고양에 이어 다시 안방에서 열린 이번 춘천 대회에서도 정상에 오르며 14개 대회 연속 종합우승이라는 기록을 이어갔다.

대회 마지막 날까지 금빛 행진은 멈추지 않았다. 한국은 여자 60세 이하 단체전과 청소년부 남녀 단체전에서 금메달 3개를 추가했다. 남자 60세 초과 단체전에서는 은메달을 보태며 닷새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여자 청소년부 단체전에서는 김예은(삼일공고)·김련아(천안신당고)·김도희(율전중)가 결승에서 강호 대만을 꺾었다. ‘태극 5장’과 ‘태백’으로 치른 결승에서 세 선수의 칼로 잰 듯한 동작과 빈틈없는 호흡이 돋보였다.
첫 번째 품새에서 한국이 9.200점을 받아 대만의 9.120점에 앞섰다. 두 번째 품새에서는 나란히 9.120점을 기록했다. 첫 품새에서 벌어놓은 점수를 지킨 한국이 최종 평균 9.160점 대 9.120점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청소년부 단체전에 출전한 이건형(보라고)·조진성(인천기계공고)·이사빈(대양고)도 결승에서 미국을 압도했다. 첫 번째 품새부터 8.940점 대 8.680점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두 번째 품새에서도 한국이 9.100점, 미국이 8.840점을 받았다. 최종 평균 9.020점 대 8.760점. 한국은 청소년부 남녀 단체전을 모두 휩쓸었다.

여자 60세 이하 단체전은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김은주(제이칼리쿠)·김미선(용인대타이곤태권도장)·김민화(지인회)가 미국을 상대로 불과 0.020점 차의 승부를 펼쳤다.
첫 번째 품새에서 한국이 8.780점으로 미국의 8.700점에 앞섰다. 두 번째에서는 미국이 8.840점으로 한국의 8.800점을 추월했지만, 최종 평균은 한국 8.790점, 미국 8.770점. 첫 품새에서 확보한 점수가 금메달을 갈랐다.
의미도 남달랐다. 2024 홍콩 대회부터 연령이 세분화된 여자 60세 이하 단체전에서 한국은 당시 입상하지 못했다. 2년 뒤 춘천에서는 직전 대회 우승국 미국을 꺾고 이 부문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가져왔다.

남자 60세 초과 단체전에서는 김희도(중평태권도장)·손용옥(아카데미태권도장)·우하성(한라)이 결승까지 올랐다. 마지막 관문에서 튀르키예에 패했지만 값진 은메달을 보탰다. 남자 40세 이하 개인전에는 최효석(경희정도태권도)이 동메달을 추가했다.
이번 대회 한국의 강점은 특정 연령이나 종목에 치우치지 않았다는 데 있다. 공인품새 개인전부터 단체전, 자유품새까지, 유소년에서 장년층까지 고르게 금메달이 나왔다.
공인품새 여자 개인전에서는 유소년부 설가희(부산여중), 청소년부 박지혜(동양중), 30세 이하 이주영(한국체대), 60세 이하 김연부(국가대표참태권도장)가 정상에 올랐다. 50세 이하 김은주(국가대표효자효녀태권도장)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남자 개인전에서는 유소년부 김태영(지사중), 30세 이하 이동준(경희대), 60세 이하 김민상(고비원주태권도클럽)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65세 이하 김학규(태아일체태권도장)는 은메달, 40세 이하 최효석(경희대정도태권도장)과 50세 이하 김학동(국가대표명장태권도장), 65세 초과 임병영(서면체육관)은 동메달을 보탰다.
여자 단체전에서는 유소년부 최다현(상모중)·이조이(용인신촌중)·송서윤(빛가온중), 청소년부 김예은·김련아·김도희, 30세 이하 유승민(성주군청)·서채원(한국체대)·신유빈(흥덕고), 60세 이하 김은주·김미선·김민화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0세 이하에서는 조다혜(TS태권도장)·김한별(도복소리태권도장)·김지남(하늬바람태권도장)이 동메달을 차지했다.
남자 단체전에서는 유소년부 임현종(동향중)·강율(천안가온중)·여진우(천안성성초), 청소년부 이건형·조진성·이사빈, 30세 이하 오민혁(경희대)·김태우(한국체대)·박한결(용인대), 50세 이하 지호용(TS태권도장)·박광호(태권한류)·신우영(월드클래스태권도장)이 정상에 올랐다.
60세 이하 김성회(태아일체태권도장)·이철희(경희대 일반부)·권기영(한라무예)와 60세 초과 김희도·손용옥·우하성은 각각 은메달을 획득했다.
자유품새에서도 한국의 존재감은 강했다. 남자 17세 이하에서는 변재영(성호고)이 2024 홍콩에 이어 다시 정상에 올라 세계선수권 2연패를 달성했다.
여자 17세 이하에서는 생애 첫 국제대회에 출전한 김태이(문경여고)가 일을 냈다. 결선에서 9.200점을 기록하며 곧바로 세계 정상에 올라 한국 자유품새의 새로운 얼굴로 이름을 알렸다.
남자 17세 초과에서는 장운태(한국나사렛대)가 9.560점으로 정상에 올랐다. 특히 높은 체공을 바탕으로 공중에서 두 바퀴 반을 도는 ‘900도 회전 발차기’를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한국이 2024 홍콩에서 내줬던 이 부문 정상을 되찾았다.
여자 17세 초과에서는 장한솔(포천시청)이 빠르고 힘 있는 발차기와 안정적인 고난도 공중기술을 앞세워 9.500점으로 우승했다. 2024 홍콩 대회 17세 이하 복식 우승에 이어 두 대회 연속 금메달이다.
17세 이하 혼성 복식에서는 신비아(문경여고)·이해성(풍생고)이 금메달을 차지했다. 17세 초과 혼성 복식 김지현(한국체대)·이진호(경희대)는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선수 중 한 명은 ‘품새퀸’ 이주영이었다. 여자 30세 이하 결승에서 이란의 마흐사 바르제가리를 평균 9.220점 대 9.110점으로 꺾고 세계선수권 4회 연속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준결승부터 쉽지 않았다. 세계랭킹 1위이자 2024 홍콩 결승 상대였던 에바 샌더센(덴마크)을 평균 9.190점 대 9.140점, 불과 0.050점 차로 넘었다. 이어 결승까지 잡아내며 다시 세계 정상에 섰다.
2018 타이베이 유소년부, 2022 고양 청소년부, 2024 홍콩과 2026 춘천 성인부까지 출전한 네 차례 세계선수권을 모두 우승했다. 성장하면서 연령부도 상대도 달라졌지만 세계선수권 정상은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무엇보다 지난해 양쪽 무릎 십자인대 수술과 재수술을 받고 반복된 재활을 거친 뒤 이뤄낸 우승이었다. 우승 직후 태극기를 매트에 펼쳐놓고 한국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올린 장면은 이번 대회를 상징하는 장면 중 하나로 남았다.
이동준·이주영·변재영 MVP… 이주영·변재영은 홍콩 이어 두 대회 연속 수상

개인상에서도 한국의 강세가 이어졌다. 공인품새 남자 MVP에 이동준, 여자 MVP에 이주영이 선정됐고, 자유품새 남자 MVP는 변재영이 차지했다. 자유품새 여자 MVP는 중국의 린시퉁에게 돌아갔다.
특히 이주영과 변재영은 2024 홍콩에 이어 두 대회 연속 MVP로 선정됐다. 전체 4개 MVP 가운데 3개를 한국이 가져갔다. 남자팀 최우수지도자에는 이성우 코치(부산다함께스포츠클럽), 여자팀 최우수지도자에는 윤복채 코치(포천시청)가 선정되며 지도자상까지 모두 한국이 휩쓸었다.
성적만 놓고 봐도 2년 전보다 강했다. 한국은 2024 홍콩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17개, 은메달 6개,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이번 춘천에서는 금메달을 3개 늘려 금 20·은 4·동 5개로 마쳤다.
단순히 금메달 숫자만 늘어난 것도 아니다. 유소년과 청소년에서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했고, 성인부에서는 기존 정상급 선수들이 자리를 지켰다. 자유품새와 공인품새, 개인과 단체전까지 금메달이 고르게 나왔다는 점에서 한국 품새의 두터운 선수층을 확인한 대회였다.
세계태권도연맹(WT)이 주최한 이번 대회에는 83개국과 WT 난민팀(TRT)에서 총 1천411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공인품새와 자유품새 개인·복식·단체전 등 총 42개 메달 종목을 놓고 닷새간 경쟁했다.

바티칸시국이 WT 주최 세계선수권에 처음으로 선수를 출전시켰고, 요르단 아즈락과 자타리 난민캠프에서 태권도를 수련한 선수들도 WT 난민팀으로 참가했다. 참가 규모뿐 아니라 세계 품새의 외연이 어디까지 넓어졌는지를 보여준 대회이기도 했다.
83개국·난민팀 1천411명, 42개 종목. 그 가운데 금메달 20개가 한국의 몫이었다. 세계 품새의 경쟁은 분명 거세졌지만, 춘천에서 확인된 한국 품새의 저력은 여전히 강했다.
2006년 서울에서 시작된 세계선수권에서 2026년 춘천까지 14개 대회, 14번의 종합우승. 한국 품새가 안방에서 또 하나의 기록을 남기며 닷새간의 열전을 마쳤다.
차기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은 이번 대회 개막에 앞서 WT 집행위원회가 개최지로 확정한 안탈리아(Antalya)에서 열린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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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
|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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