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태권도 대부' 문대원 대사범 별세… 향년 83세
발행일자 : 2026-05-18 10:11:08
수정일자 : 2026-05-18 10:11:17
[한혜진 / press@mookas.com]

1960년대 멕시코 태권도 개척… WT, 18일부터 서울 본부에 분향소 설치

'멕시코 태권도의 아버지'로 불린 문대원 대사범이 지난 15일 제2의 고국 멕시코에서 별세했다. 향년 83세. 태권도가 세계 무대에 첫발을 내딛던 시절, 머나먼 이국땅에서 홀로 도장 문을 열었던 개척자가 역사 속으로 떠났다.
충남 홍성 출신인 고인은 경희대 정외과와 합기도·무술대회를 거쳐 태권도에 입문했다. 1962년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가 이듬해 오클라호마에서 종합무술대회에 출전해 노리스, 브루스 리 등과 함께 무대에 섰다. 이후 인연이 닿아 멕시코로 향한 그는 1968년 현지 땅을 처음 밟았다. '코리안 가라테'로만 알려져 있던 멕시코인들에게 태권도를 제대로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무덕관이라는 이름의 태권도장을 열었다.
시작은 소박했다. 고인은 생전 "처음엔 태권도라는 말을 기억하게 하기 위해 스페인어로 'El(tea·차) 판도(Quando·언제)', 차를 언제 마실거냐 라는 식으로 재미있게 접근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언어의 장벽을 넘는 방식은 유머였고, 그 안에는 태권도를 현지에 뿌리내리겠다는 진지한 의지가 담겨 있었다.
노력은 결실로 이어졌다. 멕시코는 1975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1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종합 3위를 기록했다. 이를 계기로 문 대사범은 1976년 멕시코태권도연맹(Federacion Mexicana de Taekwondo)을 창설하고 회장에 올랐다. 반 백년에 가까운 세월이 흐른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멕시코는 사상 첫 금메달 2개를 획득하며 세계적인 태권도 강국으로 우뚝 섰다.
고인의 역할은 멕시코에 그치지 않았다. WT 집행위원·기술위원장·개혁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하며 국제 태권도 발전에 기여했다. 특히 조정원 WT 총재 취임 초기 태권도의 올림픽 종목 제외 위기를 막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세계태권도연맹 창설 과정에도 직접 참여해 태권도 세계화의 초석을 함께 놓았다.
멕시코 전역에는 약 4,000여 개의 태권도장이 있으며 수련 인구는 멕시코 인구의 10%를 넘는 200만 명으로 추산된다. 북미·중남미를 통틀어 축구 다음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가 태권도다. 이 땅에 그 씨앗을 뿌린 사람이 문대원 대사범이었다.
생전 고인은 "태권도는 단군 이래 한민족에게 주어진 가장 큰 무기이자 자산"이라면서도 "하지만 이제는 세계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보다 사람을 먼저 가르쳤고, 예의와 절제, 의리와 무덕의 가치를 몸소 실천한 무도인이었다. 멕시코의 제자만 5만여 명이 넘는다.
WT는 "문대원 사범은 태권도가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1960년대 후반 멕시코에 태권도를 뿌리내린 진정한 개척자였다"며 "그와 같은 선구자들의 헌신 덕분에 태권도는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무도이자 스포츠 중 하나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WT는 그의 공헌에 깊은 빚을 지고 있다"고 추모했다.
WT는 고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WT 본부에 공식 분향소를 설치한다. 현지 장례는 16일부터 18일까지 멕시코 가요쏘 펠릭스 쿠에바스 장례식장홀에서 진행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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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
|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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