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 조정원 6번째 연임 “변해야 산다! 남은 4년, 대개혁 마무리”

  

세계태권도연맹, 우시 총회서 새 집행부 확정… 양진방 부총재 1위, 정국현 4연속 집행위원 선출

세계태권도연맹 6연임에 성공한 조정원 총재

세계태권도연맹(WT) 조정원 총재가 중국 우시 총회에서 단독 출마로 압도적 지지를 얻어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연임에 성공했다. 2004년 첫 취임 이후 21년을 채운 그는 2029년까지 ‘4년 더’ WT를 이끈다.

 

조 총재는 23일 우시 월드호텔 그랜드 주나에서 열린 WT 총회에서 현장·온라인 병행 비밀 전자투표 결과 총 149표 중 143표를 득표했다(반대 5·기권 1). 이번 선거로 1973년 김운용 초대 총재에 이어 WT의 두 번째 장기 집권 체제가 25년으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조정원 총재는 “스포츠를 넘어 문화·교육의 가치를 담은 태권도의 제도적 완성과 미래 세대 기반을 마지막 임기 안에 확실히 다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스스로 임기 제한을 걸어 ‘마지막’을 선언했다. “원래 총재는 임기 제한이 없었지만 2021년 총회에서 만 80세 이상은 총재·부총재·집행위원에 출마할 수 없도록 정관을 바꿨다. 자승자박이란 말도 들었지만 후회하지 않는다.”

 

이어 “토마스 바흐 전 IOC 위원장의 ‘변해라, 그렇지 않으면 변하게 될 것이다’는 말을 늘 되새긴다. 태권도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무도가 아닌 스포츠 태권도는 계속 변하고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화의 초점은 경기와 제도다. 조 총재는 “LA올림픽에서는 복장부터 경기 방식, 규정까지 달라질 것이다. 2027년 아스타나 세계선수권에서 먼저 선보이고, 올림픽에선 더 다듬겠다”고 했다. 체급 확대 구상도 분명히 했다. “시드니 이후 남녀 각 4체급(금메달 8개)이 유지돼 왔지만 이제는 늘려야 한다. IOC와 협의 중이며 2027년 전후로 결론이 날 것으로 본다. 목표는 남녀 각 6체급, 총 12개 체급”이라고 밝혔다.

 

집행부 구성도 새 얼굴과 함께 속도를 낸다. 8년 만에 부활한 선출직 부총재 선거에선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장이 98표로 1위를 차지했다. 사키스 프라갈로스(그리스·96표), 드리스 엘 힐랄리(모로코·81표)가 뒤를 이었다.

 

양 부총재 당선자는 “정관 개정으로 대륙·국가 간 눈치전이 치열했다. 1등 호명 순간 여러 대표단의 환호에 가슴이 뭉클했다. 조 총재의 마지막 4년이 레임덕 없이 완성되도록 보좌하겠다”고 말했다.

 

집행위원 선거는 정국현의 ‘재투표 드라마’로 마침표를 찍었다. 34명 출마, 14석 축소 체제 아래 대륙별 남녀 각 1명(10명)과 최다 득표 4명을 선출하는 방식. 정국현은 1차에서 러시아 아나톨리 테레호프와 74표 동률을 이뤘고, 결선에서 87-60으로 승리하며 마지막 14번째 자리를 따냈다.

 

2013년 푸에블라 첫 당선 이후 4연속. 팬암 지역에선 재미교포 김인선이 90표 최다 득표로 3연임에 성공했고, 여성 집행위원 최다 득표자 파르두자 에구에(지부티·83표)는 규정에 따라 여성 부총재로 승격됐다.

 

조정원 총재 재임 21년 동안 WT는 올림픽 정식종목 위상을 공고히 했고, 경기 규칙·채점 개혁을 통해 공정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패럴림픽 정식종목 채택, 태권도박애재단(THF) 설립 등 난민 지원 등 인도주의 활동도 주도했다.

 

이번 총회에선 회원국 확대와 제도 개편도 병행됐다. 프랑스령 생피에르 미클롱과 레위니옹의 준회원국 가입안이 승인돼 회원국은 215개(+난민팀)로 늘었다. 파리올림픽 이후 가동된 경기규칙개선특별위원회 안건도 승인돼 2026년부터 새 규정이 적용된다.

 

조 총재는 “이번 표심은 ‘변화를 갖고 더 큰 발전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라며 “마지막 4년도 봉사하는 마음으로 뛰겠다. 4년 후 태권도는 분명 더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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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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