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장준, 타이위안 그랑프랑 은메달


  

남자 -58kg급 경쟁 중인 박태준 동메달… 여자부 강미르, 이아름 동메달 극적으로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권 획득

장준(홍)이 결승에서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와 공방을 벌이고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 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한국 태권도 간판 장준이 연이어 열린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장준(한국가스공사, 23)은 10일부터 12일까지 사흘간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 샨시스포츠센터에서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 주최로 열린 ‘타이위안 2023 WT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3차 시리즈’ 첫날 남자 -58kg급 은메달을 획득했다.

 

장준은 결승에서 같은 체급 우리나라 차세대 에이스 박태준을 준결승에서 꺾은 이 체급 올림픽랭킹 1위 튀니지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의 기습적인 왼발 머리 공격에 속수무책 당해 라운드 점수 2대1(2-1, 11-17, 8-11)로 무릎 꿇었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첫 패배 이후 줄곧 상대 전적에서 앞선 장준은 이날 예선부터 강호들을 잇달아 제압한 상대의 상승세를 넘지 못했다.

 

장시간 탐색전 중 몸통 득점 하나로 2대1로 1회전을 따낸 장준은 2회전 머리 공격만 네 차례 허용하며 11대17로 졌다.

 

마지막 3회전에서도 공방 중 기습적인 머리 안면 공격을 허용하며 고전했다. 감점 4개 누적으로 감점패(5개) 위기를 맞은 상대를 반전을 노렸으나 노련한 상대의 빈틈을 뚫지 못하고 8대11로 패했다.

 

장준은 앞서 준결승에서는 지난 로마 그랑프리에서 뼈아픈 0대2 패배를 안긴 올림픽랭킹 2위 스페인의 빈센테 윤나 아드리안을 2대0(12-11, 14-6)으로 꺾고 지난 패배를 말끔하게 설욕했다.

 

장준은 “아시안게임 끝난 후 몸이 회복도 되기 전에 일주일 만에 체중을 감량하고 출전해 심신이 지쳤다. 결승전도 충분히 이겨볼 만했는데, 상대에게 말렸다. 기대했던 금메달은 아니지만 귀한 랭킹 포인트를 얻은 것에 만족한다. 경기력 잘 유지해서 파이널에서 좋은 성적으로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이 체급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놓고 경쟁 중인 박태준(경희대, 1학년)도 준결승에서 모하메드 칼릴 젠두미의 노련함에 1대2(6-3, 2-8, 6-9)로 역전패로 져 동메달을 획득했다.

 

1회전 뒤차기로 승기를 잡으며 6대3으로 가볍게 1승을 따낸 박태준은 2회전과 3회전에 흐름을 빼앗기며 내리 승리를 내줬다.

 

10월 WT 올림픽랭킹 이 체급 올림픽랭킹 1위는 장준, 박태준이 4위로 바짝 뒤쫓고 있다. WT는 체급별 5위까지 해당 선수 국가에 자동출전권이 부여한다. 장준은 5위 이내 수성이 안정적이다. 박태준도 12월 맨체스터 파이널까지 끝낸 후 5위 내를 지켜내면, 두 선수는 한 국가에 한 체급에 한 장밖에 안 되는 출전권을 놓고 국내 선발전을 통해 최종 파리행을 결정짓게 된다.

 

박태준은 소감에 대해 “딱히 없다. 이번 대회를 통해 내가 무엇이 부족한지, 어떤걸 보완해야 할지 많이 느꼈다. 잘 준비해서 앞으로 남은 프레지던트컵과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좋은 랭킹 점수를 획득해 국가대표 평가전까지 가서 올림픽에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대표팀이 첫날 은메달 1개와 동메달 3개를 획득했다.

이날 최근 그랑프리를 비롯한 국제대회에서 부진했던 여자부가 오랜만에 첫날부터 동메달 2개를 따내며 선전했다.

 

장기간 슬럼프를 겪었던 강미르(영천시청, 21)와 이아름(고양시청, 31)이 값진 메달을 수확했다. 이번 대회 귀한 랭킹 포인트로 16위까지 주어지는 맨체스터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권을 얻은 것이 큰 수확이다.

 

여자 최경량급 -49kg급 강미르는 지난해 첫 그랑프리 도전 4전5기 끝에 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지난해 로마 그랑프리에 첫 출전 이후로 계속 메달 획득에 실패했던 강미르는 투지 넘치는 경기력을 펼치며 메달 수확에 성공했다.

 

8강전 언니 강보라와 흥미로운 메달 승부는 강보라가 이날 예선에서 부상이 악화돼 기권해서 자매 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대신 힘을 아낀 강미르는 준결승에서 올림픽 랭킹 1위인 강호 태국 패니팍 옹파타나키를 상대로 날카로운 머리 공격을 극복하지 못해 라운드 점수 2대0(5-16, 4-8)으로 패해 동메달에 그쳤다.

 

강미르는 “(첫 메달) 너무 행복하다. 그랑프리 첫 메달도 기쁘고, 극적으로 그랑프리 파이널에 나갈 수 있어 너무 다행이다. 파리 올림픽 절대 포기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표팀 맏언니 이아름(고양시청, 31)은 2019 소피아 그랑프리 이후 4년 만에 메달을 수확했다.

 

여자 -57kg급 16강전에서 6전 1승 5패로 열세인 올림픽 2연패 영국의 제이드 존스를 3라운드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2대1(1-7, 7-2, 3-3 우세승) 극적인 역전에 성공했다. 기세를 이어 8강에서 크로아티아 니키타 카라바틱 마저 2대1(8-6, 0-4, 4-2)로 꺾고 메달을 확보했다.

 

준결승에서 올림픽랭킹 5위 ‘열정 파이터’ 캐나다 스카일라 박과 3회전까지 접전을 펼쳤으나 1대2(감점승, 4-7, 6-9)로 아쉽게 패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스카일라 박은 이날 결승서 이란 나히드 키야니찬데를 2대1(4-11, 7-6, 9-7)로 꺾고 생애 첫 그랑프리 정상에 올랐다.

 

이아름은 “정말 오랜만에 기분 좋다. 메달이 간절했다. 최근까지, 아니 어젯밤까지 마음이 힘들었다. 너무 오랫동안 메달이 없어 은퇴를 해야 하나 고민 때문 이었다. 그런 와중에 메달을 따서 행복하다. 8강 끝나고 너무 행복해 웃었더니 대회 우승 했냐고 많이 놀림 받았다. 그만큼 간절한 메달이었다. 가까스로 파이널 출전권을 오늘 얻었으니, 끝까지 파리 올림픽 포기 하지 않고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무카스미디어 = 중국 타이위안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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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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