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황태자’ 이대훈, IOC선수위원 출사표… 진종오․김연경․박인비 등 6대1 경쟁
발행일자 : 2023-08-05 16:29:17
[한혜진 / press@mookas.com]
배구 김연경, 골프 박인비, 사격 진종오, 양궁 오진혁, 배드민턴 김소영 등과 6파전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아직까지 태권도 영웅이자 스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태권도 황태자’ 이대훈이 스포츠 행정가이자 외교관으로서 큰 도전에 나섰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공식 출마한 것.
이대훈(대전광역시청, 31)은 지난 4일 대한체육회가 실시한 ‘2024 파리 하계 올림픽’ IOC 선수위원 국내 후보자 추천 심사에 공식 접수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후보자 선출 심사에는 이대훈을 비롯해 배구 김연경(35), 골프 박인비(35), 사격 진종오(44), 양궁 오진혁(41), 배트민턴 김소영(31) 등 여섯 명이 도전에 나섰다. 이름만 들어도 내로라하는 스포츠 스타들이 6대1의 경쟁을 펼치게 된다.
내년 7월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하는 ‘2024 파리 하계올림픽’ 기간 출전 선수들의 투표로 진행될 IOC선수위원 선출 후보자가 되려면, 먼저 자국의 올림픽위원회(NOC)으로부터 공식 추천을 받아야 한다.
단수 후보라면 적합 여부를 가리게 되겠지만, 이번처럼 여섯 명의 후보자가 나선 경우에는 그야말로 IOC선수위원 후보 자격을 놓고 종목을 뛰어 넘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펼쳐지게 됐다.
이대훈은 “그동안 스포츠 선수로 때로는 스타로 큰 은혜를 입었다. 은퇴를 했지만, 태권도를 통해 스포츠계에 받은 사랑을 이제는 공인으로서 보답 또는 봉사할 때가 된 것 같다. 이미 WT 선수위원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나아가 IOC선수위원으로서 국제 스포츠 발전, 태권도의 발전, 우리나라 스포츠 발전과 외교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출마 포부를 밝혔다.
쟁쟁한 후보들과 경쟁을 앞둔 이대훈은 담담하다. 이대훈 보다 수년 전부터 IOC 선수위원을 준비한 후보도 있고, 대중의 인기를 얻는 후보도 있지만, 흔들림이 없다.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후보로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른 후보들과 경쟁에 대해 “충분히 훌륭한 후보들이라 별도의 평가는 하지 않겠다. 오로지 내가 IOC 선수위원으로서 어떤 역할과 봉사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 고민하고, 계획을 세울 뿐이다. 어떻게 알았는지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에 선수와 지도자, 협회 관계자들이 응원을 해오고 있다. 국내서 후보가 된다면, 올림픽 기간에 함께 돕겠다고 해서 벌써부터 든든하다. 먼저 국내 후보로 선발이 우선이니, 평가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대훈은 자신의 세 번째 올림픽 도전인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직후 공식 은퇴를 시사했다. 세계대회 우승보다 더 어렵다는 태권도 국가대표를 무려 12년간 지켜온 이대훈은 그해 전무후무한 진기록을 남기고 은퇴했다.
여전히 최고의 실력을 자랑한 그에게 2024 파리 올림픽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단호하게 거절했다. 이유는 세대교체 때문이다. 12년간 국가대표를 역임한 것은 개인의 명성에 대단하지만, 수많은 후배들의 길을 막고 있다고 판단한 것. 더 늦기 전에 자신보다 훌륭한 후배들의 성장을 위하는 만큼 지도자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은퇴한지 2년이 지났음에도 국제무대에서 인기는 여전했다. 현역 때와 전혀 다르지 않았다. 지난 6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 선수위원에 출마한 이대훈은 쟁쟁한 후보들을 상대로 압도적인 득표율로 선수위원에 당선됐다.
오는 8월에는 문무를 겸비한 자격인 ‘체육학’ 박사학위 졸업장을 받는다. 현역 시절 연세대 석사학위 수료 이후 세종대학교 석박사 통합과정에 입학해 은퇴 이후로는 학위 논문 작성에 ‘올인’했다. 스포츠 행정가로서 역량을 갖추기 위해 논문 작성에 혼신을 다했다.
고등학교 시절 태권도 성인 국가대표가 되어 아시안게임 3연패, 세계선수권 3회 우승, 최고의 선수들과 겨루는 그랑프리 개인통산 12회 우승, 런던 올림픽 은메달, 리우 올림픽 동메달을 획득했다. WT 올해의 남자 선수상만 무려 세 차례 수상했고, 국내 체육선수 최고의 훈장인 청룡장을 2018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IOC 선수위원 선출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태권도 문대성 위원이 최초이고, 이어 2016 리우 올림픽 때 탁구 유승민 위원이 두 번째이다. 세 번째 IOC선수위원이 되기 위한 첫 관문인 국내 후보는 과연 누가될지 스포츠계가 주목하고 있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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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 |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 - 무예 전문기자. 이집트에서 코이카(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26개월 활동. 20여년 동안 태권도 전문기자로 전 세계 65개국 이상 현지 취재. 취재 이외 다큐멘터리 기획 및 제작, 태권도 각종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등을 진행.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사인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역임하면서도 계속 현장 활동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