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태권파이터 정우혁, 월드 태권도 그랜드슬램 깜짝우승

  

연말까지 두 차례 그랜드슬램 랭킹 포인트 합산, 체급별 1위 선수 국가에 올림픽 본선 티켓

정우혁이 그랜드슬램 금메달을 목에 걸로 부상으로 받은 상금 1만8천불 증서를 들고 기쁜 표정을 짓고 있다.

한국의 고교 태권도 선수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겨루는 '월드 태권도 그랜드슬램'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한성고등학교 3학년 정우혁은 3일 중국 우시 타이후 인터내셔널 엑스포센터에서 열린 ‘2022 월드 태권도 그랜드슬램 파이널' 남자 -58kg급에서 세계 최강자를 제치고 우승했다. 대회 우승으로 상금 미화 1만8천불(한화 약 2천350만원)을 부상으로 받는다.

 

주위 예상을 깨고 결승에 오른 정우혁은 남자 -58kg급 2020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로 현재 이 체급 올림픽랭킹 3위인 튀니지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와 맞붙었다. 이 체급 랭킹 1위 한국의 장준을 준결승에서 제압해 쉽지 않은 상대였다.

 

결과는 세트스코어 2-0으로 싱겁게 끝났다. 1회전 몸통 기술로 선취점 빼앗은 후 상대의 중심을 흔들어 9대1로 제압해 기선을 제압하는데 성공했다. 2회전은 머리 공격을 앞세워 5대1로 이겼다.

 

정우혁은 고교생 신분이지만 우월한 신체조건과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본선행 출전권을 결정짓는 예선전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1미터88센티미터의 긴 신장과 까다로운 몸싸움 능력으로 상대 선수들을 압도했다.

 

정우혁은 지난해 8월 불가리아에서 열린 '소피아 2022 WT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대회’ 남자 -59kg급 우승을 차지하면서 차세대 기대주로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해 전국체전과 최우선수권 등을 휩쓸며 최강자임을 증명했다.

월드 태권도 그랜드슬램 남자부 -58kg급 시상식. 고교생 정우혁이 이 체급 올림픽랭킹 젠두비를 결승에서 제치고 금메달을 회득했다. 젠두비는 은메달, 이 체급 랭킹 1위 한국의 장준은 동메달을 각각 목에 걸었다. 

그랜드슬램에서 우승을 차지한 정우혁은 "솔직히 일등은 전혀 생각도 못했다. 예선전도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 많아서 입상하기 어렵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선전에서 우승하면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파이널 때에는 어려운 상대인 (장)준이 형과 젠두비가 다른 시드에 배정돼 대진 운이 좋았다. 크게 부담 갖지 않아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말 많은 생각 없이 나와서 우승하니까 얼떨떨하다. 막연하게 상금 받았으면 했는데, 막상 받게 되는데 뭘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라면서 "연말에 2차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서 올림픽 티켓 획득 도전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막내 정우혁의 깜짝 금메달이 한국 선수단의 체면을 살렸다. 한국은 이번 그랜드슬램 예선전과 파이널 시리즈에 60여명이 출전, 파이널에서 남녀 8체급 중 유일한 금메달 1개를 수확한 주인공이 됐다.

 

한국 남자 경량급 간판 장준은 -58kg급 준결승에서 정우혁에게 제압당한 젠두비에 져 동메달을 획득했다. -80kg급에서는 박우혁(삼성에스원)이 서건우(한체대)를 제치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80kg급 강상현(한체대)도 동메달을 추가했다. 여자부에서는 -57kg급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이 유일하게 동메달을 획득했다.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경기 본선 티켓이 걸린 '우시 월드태권도그랜드슬램'은 코로나19 여파로 3년 3개월여 만에 재개됐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은 2일부터 이틀간 중국 우시 타이후 인터내셔널 엑스포센터에서 ‘2022 월드 태권도 그랜드슬램’ 파이널을 개최했다.

 

앞서 지난 3월 30일과 31일 양일간 예선전을 통해 남녀 8체급을 8강까지 진출한 8명의 선수와 WT 추천 3명(올림픽랭킹 체급별 상위 3위), 주최국 1명 등 총 12명이 그랜드슬램 왕좌를 두고 겨뤘다.

월드 태권도 그랜드슬램 파이널에서 WT태권도시범단이 화려한 시범 공연을 펼쳐 보이고 있다.

올해부터 경기 방식을 비롯해 초청 대상, 상금 등이 이전과는 변화가 생겼다. 별도의 경기 방식으로 치렀던 그랜드슬램은 이번부터 WT의 2분 3회전 라운드방식의 경기규칙을 동일하게 적용했다.

 

올림픽 체급으로 치러지는 그랜드슬램 예선전은 17세 이상 WT 선수 등록된 자라면 누구라도 참가할 수 있다. 이번부터 체급별 8강까지 진출한 선수 8명에게는 파이널 출전권을 부여했다.

 

체급별 우승자에게는 상금 최대 1만8천불(한화 2천350만원), 준우승자에게 7천불(한화 약915만원) 등을 부상으로 제공한다. 8강에 진출해도 기본 1천불(한화 약 130만원)을 제공한다.

 

이번 대회는 2022년도 시리즈로 애초 지난 연말 재개될 예정이었으나 중국 내 코로나 격리 등 정상적인 대회 개최가 어려움이 많아 이번 3월 말로 연기 개최했다. 따라서 오는 12월 2023년 시리즈 대회를 개최해 두 대회 체급별 랭킹 점수를 합산해 체급별 랭킹 누적 포인트 1위는 2024 파리 올림픽 출전 쿼터를 받게 된다.

 

역시 올림픽 출전 쿼터를 받을 수 있는 2023 월드 그랑프리 파이널까지의 올림픽 랭킹 5위 이내인 선수가 만약 그랜드슬램에서 누적 포인트 1위에 오르면 올림픽랭킹 6위 선수에게 올림픽 출전 쿼터가 돌아간다. 출전 쿼터는 해당 선수가 속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갖는 것이 원칙이다.

 

[무카스미디어 = 중국 우시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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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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