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택용의 태권다움] 품새선수 시합장에서 운동하지마! [2부]


  

대회 준비 과정에서 지나친 훈련량으로 몸이 혹사 되는 경우 허다

2011년 러시아 품새세계선수권대회 곽택용교수와 김유석 금메달리스트

품새 선수에게 근력과 유연성은 필연적이다. 근력이 형성돼야 상해를 예방할 수 있다. 우수한 선수가 될 수 있는 자질도 생긴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부상 앞에 장사는 없다. 그 때문에 상처를 입지 않고 오랜 기간 시합을 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손동작과 발차기를 허공에 몇천 번 몇만 번의 반복 습득 과정으로 훈련한다.

 

초, 중,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을 위해 준비하는 과정에서 훈련의 양이 지나치게 많아 몸이 혹사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더욱 심각한 건 기술 향상을 위해 유연성 발차기를 허공에 수십 수백 번씩 반복적으로 찬다. 기술 향상을 위해 선택한 방법이지만, 결국 상해를 입고 고질적인 부상과 고통을 호소한다.

 

고교 시절 매번 상위 입상한 우수한 선수가 대학 입학 후 무릎, 발목 등의 부위를 수술하여 선수 생활을 마감한 경우가 있었다. 다른 선수들도 재활치료 후 선수로 복귀하기까지 많은 시간을 보내는 선수가 허다하다.

 

품새 기술은 관절을 완전히 펴는 동작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높은 기술성을 요하는 앞차기, 옆차기 둥 관절을 완전히 펴는 동작은 몸에 치명적이다. 관절의 무리는 근육이 버틸 힘이 없게 되면 충격이 그대로 연골과 뼈에 손상을 가져온다. 근육이 잘 갖춰졌어도 관절을 완전히 펴는 동작을 반복적으로 할 경우 부상을 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효율적인 훈련을 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인 체력(근력, 유연성) 훈련이 선행되어야 한다. 체력(근력, 유연성)이 향상되면 그만큼 충격에 대한 손상을 막아주는 완충 역할을 하게 된다.

 

동작의 표현은 모양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채찍의 원리를 통한 몸 쓰임새 체간(몸통)을 통한 체지(손, 발)가 연결이 되어야 완전한 힘의 전달과 상해도 줄일 수 있다.

 

품새 선수들의 몸 쓰임새는 경기력에서의 메달을 목에 걸 수 있는 핵심이 된다.

 

품새 시합을 대비하여 다음과 같은 지도를 제안한다.

2011 중국 센진 유니버시아드대회 양주민(2010 세계대회 금메달리스트)와 곽택용교수

첫째, 시합이 다가오는 날짜에 맞추어 계획적인 훈련이 필요로 한다.

예를 들어 D-day. 4주, 3주, 2주, 1주에 맞추어서 체력훈련 기술훈련 비율을 조정한다. 시합 기간이 다가올수록 훈련량은 줄이고 체력훈련보다 기술훈련의 비중을 높인다. 1주 남았을 때는 짧은 시간 고강도 훈련을 하고 휴식시간을 많이 가져야 한다.

 

둘째, 심상 훈련을 한다.

심상훈련은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을 통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상위 선수들은 모든 면에서 실력이 비슷하지만 이러한 심상 훈련한 선수와 하지 않은 선수는 한 번의 실수로 우승을 놓치고 우승을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된다.

 

심상 훈련을 통하여 부담감을 줄이는 연습과 실제 경기장의 형태에서 눈을 감고 완벽한 품새 시연을 마치는 상상을 한다. 처음에는 어려운 학다리서기나 옆차기 형태에서 차고 착지하는 생각을 떠올릴 때 불안 요소가 머릿속을 빙빙 돈다. 하지만 꾸준한 연습을 통해 완벽한 동작의 형태와 순서를 기억하고 심상훈련을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셋째 루틴기법의 활용한다.

늘 내가 하는 방식의 움직임으로 다른 환경적 요인이 바뀌어도 적응을 할 수 있는 몸의 행동을 이끌어 간다. 시합 장소가 바뀌면 매번 하던 운동 장소에서의 안정감이 떨어지고 환경에 따라 더 긴장의 요소가 높아지게 마련이다.

 

우리는 야구선수의 타자석을 유심히 볼 필요가 있다. 어떤 선수는 방망이를 빙글빙글 돌리고 어떤 선수는 장갑을 풀었다가 조이고 어떤 선수는 발 앞의 흙을 앞꿈치로 찍는 행동을 볼 수 있다. 이런 행동들이 자기만의 루틴을 살리는 기법들이다.

 

평소에 자기가 하는 행동을 시합장에서 한다면 그만큼 몸에 느끼는 부담감을 줄어들게 된다. 평상시 인위적인 행동을 만들고 시합장에서 행동을 이용하면 그만큼 정신적 육체적 안정감을 받을 수 있다. 안정감은 바로 경기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대회 장소에서 하는지 지금은 인터넷이 발달되어 경기장의 형태 등을 미리 알 수 있어 쉽게 루틴에 사용할 수 있다. 경기장 관중이 위치, 심판의 위치, 경기장의 형태, 검사 장소, 이동 경로, 대기석, 시합장 등 다양한 설정을 통해 나만의 루틴을 만들어 보자.

 

전술적인 훈련(리듬, 연결, 임팩트 등의 감각)과 심상, 루틴 훈련으로 심적 부담감을 최소화하고 운동기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지도자는 시합장에서 반복적인 훈련이 시합장에서 먹히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이제 지도자들의 생각 전환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과학적인 데이터를 통하여 기존의 방식보다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며 상해를 줄일 수 있는 거시적 안목에서의 지도의 사고가 필요하다고 본다.

 


[무카스미디어 = 곽택용 교수(용인대학교) ㅣ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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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ㅇㅇ

    대회장을 가게되면 불안감과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고강도 훈련을 하여서 대회 당일에 몸이 무거웠던 경험이 있었는데 과학적인 이유가 있었다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지금까지 몸이 혹사되는줄 모르고 운동 해왔고 정답인줄 알았지만 과거엔 품새 종목이 제대로 자리잡지 않았고 현대에 들어서면서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운동법과 부상방지법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태권도계가 점점 발전해갔으면 좋겠습니다

    2022-10-07 16:14:07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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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인2

    용인대 곽택용 교수님의 글은 참 이해가 잘 됩니다.
    독자가 이해하기 쉽게 글을 잘 쓰시는것 같습니다.
    아무리 아는게 많아도, 독자가 읽었을때 이해하기가 어려우면, 좋은글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지금까지 쓰신 칼럼들을 보면, 그림이나 사진을 적절히 넣어주시니, 이해가 잘됩니다.
    항상 좋은 글 감사합니다.

    2022-03-02 15:15:18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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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도인

    품새 선수들은 아직 젊고 근육이 튼튼하니 자기 몸이 망가져 있음을 수술정도 단계에 갔을때 알게된다.
    부상없이 은퇴하였다해도 추후 나이가 들어 근육이 빠지고나면 관절이 망가져있음을 알게될 것이다.
    즉, 품새는 나쁜 운동이라 단정지을수는 없지만, 생활스포츠를 넘어서 무리하게 수련하면
    운동상해가 된다.
    반대로 운동은 건강을위해서 하는 것인데, 건강을 헤치는 운동이 좋은 운동일까?하는 생각이 든다.

    2022-02-11 16:44:56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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