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택용의 태권도다움> '태권도 신유빈' 키울 기업 파트너십이 필요한 이유!

  

2026 세계주니어태권도선수권 성적표가 던진 경고 — 체질 개선과 기업 파트너십이 시급하다

최근 우즈베키스탄에서 막을 내린 '2026 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태권도가 마주한 성적표는 참담하다.

 

한국 남자 대표팀은 종합 4위(금1·은2·동2), 여자팀은 종합 3위(금2)에 머물렀다. 반면 개최국 우즈베키스탄은 사상 첫 남자부 종합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 강국으로 우뚝 섰고, 이란은 전쟁 중에도 참가해 남자부(금3) 준우승을 여자 종합 우승은 중국(금3·은1)이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세계 태권도의 흐름을 주도했다. 

 

단순히 메달 개수의 문제가 아니다. 이제 우리는 "전자호구 때문"이라는 해묵은 변명을 내려놓고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종주국이라는 허울 아래 가려졌던 세계 무대와의 실력 격차는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

 

과거의 영광은 이미 퇴색되었다. 2020 도쿄 올림픽 '노 골드'의 수모를 겪은 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박태준·김유진의 활약으로 잠시 금맥을 잇는 듯했으나 이는 시스템의 승리가 아닌 개개인의 투혼이 만든 '깜짝 반전'에 가까웠다.

 

실제로 2년 전, 안방인 한국 춘천에서 열렸던 2024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도 한국은 금4·은4·동1로 종합 2위에 그친 반면, 이란은 금7개를 몰아치며 종주국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

 

지금의 위기를 방치한다면 2028년 LA 올림픽은 물론, 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에서 종주국의 위상은 역사 속 기록으로만 남게 될 것이다. 특히 청소년 무대에서 성인 무대로 이어지는 '세대교체의 단절'이 가장 뼈아프다.

 

유소년(카뎃) 시절 우승을 거머쥐었던 유망주조차 주니어 무대에서 외국 선수들의 압도적인 피지컬과 힘의 차이에 당황했다는 인터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체질 개선을 위한 세 가지 과제

 

이제는 '우물 안 개구리'식 훈련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계 태권도는 이미 변칙적인 기술과 강력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상향 평준화되었다.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첫째,  국제적 실전 경험의 확대다. 카뎃과 주니어 시절부터 해외 전지훈련과 국제 대회 파견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외국 선수들의 체격 조건과 변칙 기술에 주눅 들지 않는 담력을 키워야 한다.

 

둘째,  데이터 기반의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 구축이다. 한국 양궁이 파리 올림픽을 대비해 실제 경기장과 똑같은 환경을 구축하여 훈련했듯이, 태권도 역시 과학적인 분석과 환경 적응 훈련에 전폭적인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셋째,  기업과의 연계를 통한 '태권도 꿈나무 롱런(Long-run) 지원' 시스템의 정착이다. 단순히 대학이나 실업팀 입단을 앞둔 고등부 선수들에 대한 단기적 보상을 넘어, 초등(카뎃)과 중등부 유망주를 조기에 발굴해 육성하는 기업 스폰서십이 절실한 시점이다.

 

타 종목 성공 사례에서 우리가 배워야할 것!

 

우리는 이미 타 종목에서 성공적인 모델을 목격해 왔다.

골프의 '주니어 육성 모델'  - KB금융그룹·하나금융그룹 등 금융권이 10대 유망주를 선제적으로 후원해 전인지·리디아 고 같은 세계적인 스타를 키워낸 사례에 주목해야 한다.


태권도 역시 기업과 연계한 '주니어 전담팀'을 구성하고, 단순 훈련비 지원을 넘어 멘탈 케어와 해외 투어 경비까지 포함된 패키지형 지원 모델이 도입되어야 한다.

 

탁구의 '신유빈 사례' — 대한항공 등 기업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주니어 시절부터 국제 무대에서 경험을 쌓아 올림픽 메달리스트로 우뚝 섰듯, 태권도 유망주들에게도 '기업-협회-선수'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삼각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현대차·양궁의 장기 파트너십 — 기업이 단순 후원사를 넘어 '기술 파트너'로 참여하는 구조다. IT 기업과의 협업으로 주니어 선수 전용 경기 데이터 분석 앱을 개발하거나, 용품 기업과 함께 한국인 체형에 최적화된 전자호구 맞춤형 장비를 공동 연구하는 방식의 고도화된 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이 태권도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기업의 자발적인 지원만을 마냥 기다릴 수는 없다.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태권도의 상품성'을 시장에 증명해야 한다.

 

사실 한류의 원조는 태권도다. BTS가 전 세계를 휩쓸며 한국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켰듯, 태권도 역시 그 압도적인 역량과 퍼포먼스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매력을 표출해야 한다.

 

기업이 태권도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단순히 종목 보호 차원의 선의가 아니다. 전 세계 215개국에 뻗어 있는 태권도 네트워크는 기업 브랜드를 세계 곳곳에 각인시킬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효율적인 '글로벌 마케팅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공헌(CSR)과 태권도 유망주 육성을 결합한 제도적 매칭 시스템이 구축될 때, 우리 어린 선수들은 경제적 고충 없이 오직 세계 정상을 향해 정진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기업과의 견고한 글로벌 협력 시스템을 통해, 세계 무대를 호령할 '태권도의 신유빈'이 탄생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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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ㅣ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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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택용 교수 = 용인대학교 태권도학과
곽택용 교수는 태권도 엘리트 겨루기 선수 출신으로, 월드컵 세계대회와 세계군인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다. 은퇴 후 국기원 태권도시범단에서 활동하며 다방향 격파 등 새로운 시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았고, 세계태권도한마당대회에서도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세계유니버시아드대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대표팀 지도자를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태권도협회 태권도시범단 감독을 맡고 있다. 겨루기, 품새, 시범을 모두 아우르는 정통 태권도인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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