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기 위대한수업] “언제나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기회와 관심과 사랑을 주게” -양재철 사범-


  

<5강 스타트업>

캐나다와 미국을 가로지르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는 곳, 미국의 땅 끝, 버팔로 시티. 그곳엔 태권도장 성공신화의 주역, 세계적인 명문 태권도장 '월드클래스'가 있다. 맨 손으로 미국으로 이주해 미국 태권도장 성공 신화를 이룩한 정순기 관장은 <위대한 수업>을 통해 그가 그동안 겪은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한다. [편집자 주] 

 

설명양재철 사범 (Master Yang's World Class Tae Kwon Do)

 

텍사스 어스틴에서 도장을 운영 중이다. 2014년 개관했다. 1관에 약 582명 수련생과 50여 명의 체험수련생(Trial Member)이 있고, 최근 오픈한 2관에는 70여 명의 체험수련생이 있다. 23명의 스태프가 함께하고 있다.

 

공인 6단인 나는 1994년 국가대표 선수가 된 이래 아시안선수권대회 페터급 1위, 이집트국제태권도대회 페터급 1위(1995), 국가대표 시범단(1995,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방문), 크로아티아오픈컵 라이트급 1위(1996), 멕시코오픈 라이트급 1위 및 최우수 선수상 수상(1997), 베트남오픈 라이트급 1위(1997)를 차지했고, 그밖에 각종 국내외 겨루기대회에서 입상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사우디아라비아팀 감독도 맡았다. 정순기 관장님과 인연은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체대 1학년 때 정동구 학장님과 이승국 지도교수님께서 학생 10명을 데리고 멕시코와 미국 동부에 갔는데, 나도 포함됐다.

 

그때 시라큐스에 있는 정순기 관장님 도장을 방문한 것이 첫 만남이었다. 두 번째는 실업팀으로 춘천시청에 있을 때 춘천이 고향이신 관장님께서 우리 실업팀에 방문하셔서 저녁식사를 함께 한 것이다. 세 번째는 2003년 경원대에서다. ‘도장 오픈’ 관련 세미나에 참석했을 때 관장님께서 
오셔서 내게 많은 깨달음을 주셨다.

 

미국에 오게 된 이유는 한 가지, ‘태권도를 가르치고 싶어서’였다. 한국에서 도장을 7년 동안 운영했다. 용인에서 ‘한국체대’ 간판 달고 제일 안 좋다는 자리에서 250명을 지도하며 꽤 잘 되고 있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 수련보다는 레크레이션, 음악태권체조, 음악줄넘기, 학교체육을 더 신경써야 했다. 세미나에 가봐도 ‘어떻게 태권도를 잘 가르칠까?’가 아
니라 ‘어떻게 더 재밌게 해줄까?’가 주제였다.

 

사범이 아니라 레크레이션 강사, 운전기사로 느껴지기까지 했다. 도장을 연 것을 후회했다. 그러던 중 정순기 관장님의 월드클래스를 알게 되었다. 정말 다른 세상이었다. 용인대 곽택용 교수, 단국대 진승태 교수, 전 멕시코 태권도 대표팀 방영인 감독 등과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다들 정 관장님의 월드클래스 도장 얘기를 했다.

 

월드클래스 출신 사범들이 100% 성공한 비결을 듣고, 내가 원하던 도장이 월드클래스임을 알게 되었다. 태권도만 해도 도장이 성공할 수 있고, 빔프로젝트를 쓰지 않아도 수련을 통해 인성교육을 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월드클래스에 가기로 결심했다.

 

이승국 은사님(전 한국체대 총장님) 도움으로 2009년 버팔로에서 한 달 동안 인턴십을 하고, 정 관장님 허락으로 이듬해 서른여섯에 아내와 어린 두 아들을 데리고 이민 왔다. 미국에 와서 많은 관장님과 사범이 미국에서나 한국에서나 왜 정 관장님을 존경하는지 알게 됐다. 관장님의 태권도 사랑은 대단했다.

 

태권도의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열정이 젊은 우리를 부끄럽게까지 했다. 겨루기, 시범, 품새 등을 함께 하시며 훌륭한 사범이 되라고 강조하셨다. 관장님께 배운 후로는 태권도 수련하기 앞서 줄서기, 차렷자세, 인사하는 법, 상대방한테 자기소개 하는 법, 구령 잘하는 법, 기본 서기, 기본 발차기, 기본 손동작 등 수련에 필요한 모든 것에도 뜻이 있어 허투루 할 수가 없었다.


하루는 한국 사범 몇이 미국에 온 지 얼마 안 돼 영어로 수업하는 것을 힘들어하자 관장님께서 한 명 한 명씩 한국말로 수업을 해보라고 했다. 한국말로 준비운동부터 했는데 다들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한국말보다 영어가 많이 튀어나오고, 오히려 영어가 더 쉬울 정도로 한국말로 하는 수업이 힘들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때 관장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 봐. 영어가 부족해서 힘든 게 아니잖아? 아직까지 자네들이 태권도 수업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수련에 대한 공부도, 계획도 없기 때문이네.” 뒤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그 후 수업을 연구하고 철저히 준비해 체계적인 수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항상 관장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하셨다. “준비된 자세로 임하라. 그런 자세로 학생과 학부모를 대하라.” 2년차에 관장님께 질문을 하나 한 적이 있다. “미국에는 장애학생이 많은 것 같습니다. 발가락이 하나 없는 아이, 팔 한쪽이 없는 아이, 정신지체아, 자폐아, ADHD ……. 한국 도장에는 그런 학생이 거의 없는데 왜 미국에는 많은 걸까요?” 


관장님께서 말씀하셨다.
“허허, 그런가? 한국에는 장애인들이 없나? 있는데 다른 특수시설에 보내는 게 아닐까? 미국에서는 장애아들이 특별하지 않다네. 그 친구들도 다른 스포츠를 많이 했을 텐데, 유독 태권도장에 많이 보이는 이유가 무엇이겠나? 바로 사랑과 기회를 공평하게 주기 때문이지. 모든 학생에게 관심을 표현하고 격려해주고 같이 땀 흘리면 그 부모들이 우리를 믿고 많은 돈이 들어도 자녀한테 투자한다네.

 

그 돈이면 자동차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데도 돈은 물론이고 도장에 오는 시간, 기다리는 시간, 집에 가는 시간까지 기꺼이 투자하는 것이지! 그러니 어떻게 사범이 수업을 대충대충 할 수 있겠나? 언제나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기회와 관심과 사랑을 주게.”

 

바보 같은 질문을 했구나 하는 마음에 너무 창피했다. 하지만 깨달았다. 어떤 마음으로 학생들 앞에 서야 하는지. 월드클래스에서는 희열과 감동과 태권도의 멋을 느낄 수 있다. 모든 사범과 학생과 학부모가 서로 신뢰하며 태권도를 사랑하게 되며 언제나 최선을 다한다. 학생들도 사범들도 밝은 미래가 보인다.

 

관장님께서는 미국에 오는 사범은 겨루기, 시범, 품새, 어느 분야 출신이든 훌륭한 리더가 될 수 있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영감과 기회를 주시는 분이다. 많은 사람이 얘기한다.


“월드클래스 출신은 어디 가서도 항상 성공한다.” 도장을 오픈하면서 학부모들에게 많이 들은 얘기가 “월드클래스는 다른 도장과 비교해 디테일에서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조금 더 잘할 수 있게 격려해 주면서 끊임없이 관심 표현을 한 게 도장이 성
공한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

 

태권도장은 태권도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성공할 수도 있다. 태권도는 그 안에서 인성교육이 가능하고 학생들은 즐겁게 최선을 다하는 습성을 키울 수 있다. 그것을 버팔로뿐 아니라 많은 월드클래스 출신 사범이 미국 전역에서 입증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관장님은 아버지 같은 분이다. 내가 나이가 많아서 미국에 왔지만 끝까지 믿고 격려해주시면서 우리 가족에게도 많은 사랑을 주셨다. 나 또한 후배, 제자들에게 그 사랑을 주려 한다. 관장님께서 세미나와 강연을 통해 태권도가 정말 가치 있는 무도임을 널리 알려주셨으면 좋겠다.

 

 

[월드클래스 따라잡기 구입처]

https://shop.mookas.com/goods/goods_view.php?goodsNo=1000093153

 

무카스미디어는 '정순기 관장'의 도서 [위대한 클래스]를 공유하기 위해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 도서의 목차 순서대로 연재합니다. 무카스는 태권도, 무예인의 열린 사랑방 입니다. 무카스를 통해 일선 태권도장 지도자 및 수련생들의 공감대가 형성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주


[글. 양재철 사범 | 미국 월드클래스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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