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파이터’ 심재영, 꿈의 도쿄 올림픽 본선 무대에 오른다!


  

김소희와 국내 최종 선발전서 2승1패로 올림픽행 결정

심재영이 2017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올림픽 꿈이 현실화가 시작됐다.

경기장에 들어서면 늘 진지한 ‘얼음 파이터’ 심재영이 마침내 ‘얼음 공주’가 되었다. 꿈의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기 때문이다.

 

심재영(고양시청, 26)은 17일 경남 양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태권도 여자 -49kg급 파견 국내 최종 결정전에서 2016 리우 올림픽 이 체급 금메달리스트 김소희(한국가스공사)를 꺾고 본선행 티켓을 확정 지었다.

 

3판 2선승제 방식으로 치러진 이날 최종 결정전은 롤러코스터였다. 1경기 1회전에서 2대8로 승기를 내줬으나 2회전 8대11로 바짝 추격했다. 그 기세로 3회전 18대17로 한 점차 역전승을 거뒀다. 2경기에서는 1회전 3대0, 2회전 4대2로 앞섰으나 3회전 9대10으로 한점 차로 역전패당했다.

 

승부는 1승1패 무승부. 마지막 3경기 결과로 승부가 가려진다. 1-2경기 모두 한 점차 대결을 벌인 두 선수는 3경기에서도 3회전까지 8대8로 승부를 내지 못했다. 연장전 심재영이 골든포인트로 승리했다.

 

2017년 초까지만 하더라도 WT 랭킹 중하위권이던 심재영은 그해 무주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면서 단숨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꿈의 올림픽 꿈이 현실화가 시작 된 단계다.

 

그러나 한국체대 선배 김소희와 동갑내기 절친 하민아가 이미 이 체급에 주축이어서 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야 했다. 국제경험과 랭킹점수를 많이 쌓기 위해서는 상위 32위까지만 초청하는 그랑프리 시리즈에 뛰어야 했다. 한 국가에서 체급별 최대 2명까지 출전이 가능하다.

 

기회는 곧 찾아왔다. 그해 WT G2 춘천 코리아오픈에서 근소한 점수 차로 경쟁하던 하민아를 꺾고 우승해 국내 랭킹 두 번째가 됐다. 그해 월드챔피언에 등극했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초청된 그랑프리 무대는 더욱더 높았다. 체격과 경기 운용 면에서 부족함이 드러났다.

 

올해 5월 맨체스터 세계태권도선수권에서 2연패를 차지하면서 자신감이 오른 심재영은 이 체급 선두를 달리던 김소희를 잡았다. 결국 2019년 시즌 마감을 랭킹 2위로 마감하며, 한국의 이 체급 올림픽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심재영(청) 2018 맨체스터 월드 태권도 그랑프리 4차 시리즈에서 김소희(홍)와 맞붙어 머리 공격을 하고 있다. 

꿈의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낸 심재영은 소감을 묻자 “아직 (선발된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 대해서는 “(소희) 언니랑 서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더욱 어려웠다. 평소대로 치고받고 겨뤘다”며 이날 몸 상태에 대해서는 “기분도 그렇고 몸도 가볍고 좋았다. 팀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준비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림픽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부분 부족함이 많다. 워낙 잘하는 선수들도 많이 그들과 경쟁을 위해서는 더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심재영은 올림픽 본선에서 신장이 크고 실력도 절정에 다다른 이 체급 랭킹 1위 태국의 패니팍 옹파타나키트와 돌아온 중국 태권도 여제 우징 위를 반드시 잡아야만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장신과 기술이 강점인 여러 경쟁 선수들이 모두 경쟁자이기 때문에 철저히 주요 선수를 대비하는 과제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세 자매 중 막내딸인 심재영은 태권도를 하던 둘째 언니 때문에 초등학교 3학년 때 태권도를 시작했다. 재능을 보여 곧 엘리트 선수의 길을 걷게 됐다. 수원에 있는 송화초, 안화중을 졸업했다. 중학교 시절 핀급 맞수이면서 절친인 김민정의 권유로 거리가 먼 부천정보산업고에 진학해 동료들과 자취생활을 했다. 한국체대를 졸업하고 현재 고양시청 소속으로 -57KG급 이아름과 함께 올림픽 무대에 오른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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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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