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기 위대한수업] 동기유발의 실탄

수련생들이 최선을 다할 때 얻는 즐거움을 느낄 때까지 이끌어주는 것이 바로 월드클래스의 교육목표다. 문제는 방법이다. 수련 동작이 반복되다 보면 쉽게 질려 흥미를 잃는 수련생들이 있다. 그들을 어떻게 이끌어야 할까?

반복 훈련을 재미있게 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태권도를 부분 부분 쪼개서 설명하고 가르치는 해부적 안목과 세부적 논리가 있어야 한다. 동작을 쪼개어 가르칠수록 동기부여가 많아진다. 태권도 동작마다 디테일한 논리(Logic)가 많이 들어 있어야 한다. 띠별로 수준에 맞게 디테일하고 논리적인 수련법을 만들어 가르치고 그 결과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아야 한다.

동작 하나하나마다 만져줘야 할 디테일이 무수히 들어 있는데 대충 건너뛰고 넘어가버리면 적절한 동기부여를 해줄 수가 없다. 유능한 사범이라면 ‘주춤서몸통지르기’ 한 동작으로도 오랜 시간 가르칠 수 있다. 단단히 주먹 쥐는 법, 아랫배와 허리를 움직여 몸의 근육에 힘을 축적했다 발산하는 법, 작용반작용의 원리를 이용해 주먹을 당기고 지르는 법, 주먹을 비틀어 지르는 법 등 기본적인 운동역학 원리을 사용해 테크닉의 깊이를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각 동작의 디테일한 논리는 ‘동기부여의 실탄’이다. 탄창 가득 실탄이 채워져 있어야 기관총 쏘듯 ‘드르륵’ 논리적인 설명을 마구 쏟아낼 수 있다. 그래야 신나고 흥미진진한 수업이 된다.

‘앞굽이아래막기’를 예로 들어보자. “앞다리 굽히고 뒷다리 펴!” 앞굽이 서기에 대한 논리가 그것뿐이니 앞다리 굽히고 뒷다리 펴면 더는 가르칠 것도 배울 것도 없다. 다 배웠다고 생각하는데 만날 똑같은 동작의 반복이다. 그러면 태권도가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발의 위치는 어디다 두어야 하며, 장단지와 아랫배에 전해지는 느낌은 어떠해야 하고, 이때 느껴지는 안정감은 어떻고, 허리는 어떻게 움직이고, 발뒤꿈치부터 시작된 에너지의 흐름은 어떻게 흘러 상체로 집중되고,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하는지 아래막기 한 동작만 가지고도 여러 가지 논리로 흥미진진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품새도 마찬가지다. 지르기, 막기 등의 동작은 팔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하는 것이다. 준비 자세에서 예비동작을 거쳐 끝내기 동작까지를 단계적으로 나누어 보여주고 정확한 방어나 공격 지점, 손발의 정확한 사용 부위까지 세부적으로 보여주고 알려줘야 한다. 

동작 하나하나를 조각조각 쪼개 논리적으로 세밀하게 그 안에 담긴 감흥까지 가르칠 때 수련생들은 그 차이를 인식하게 된다. ‘다리를 좀 더 구부리는 것, 몸을 좀 더 펴는 것, 끊어 막는 것이 중요하구나.’ 이렇게 인식하고 디테일까지 배워가게 되는 것이다. 이런 세부적인 가르침이 없으니까 <태극1장>을 하루 만에 외웠다며 줄넘기나 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발차기를 지도할 때도 마찬가지다. 옆차기를 가르치면서 그냥 휙 보여주고 “오케이, 이렇게 차면 돼.” 하면 수련생들은 이해가 가지 않아 잘 따라오질 못한다. 전체를 보여주고 다시 단계적으로 구분동작으로 쪼개 논리와 순서에 맞게 가르칠 때 효과적인 교육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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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순기 사범 | 미국 월드클래스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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