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친구와 후배를 미국 태권도 사범으로 채용... 가능할까?


  

박호진 변호사의 미국 진출 바로알기 Q&A -11편

 

Q: 안녕하세요. 박 변호사님,

늘 칼럼을 읽기만 하다가 오늘은 제가 이렇게 질문을 드리게 되었네요.

 

저는 뉴욕 근교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조 사범입니다. 현재 도장 두 개를 그런대로 잘 운영하고 있고, 곧 세 번째 로케이션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도장이 늘어나다 보니 사범이 필요해서 이번에 한국에 있는 대학 친구 한명과 어릴적부터 함께 운동했던 후배 한 명을 데려오려고 합니다.

 

두 사람 모두 태권도를 전공하고 사범으로 일한 경력이 있고, 제 쪽에서 준비가 되면 미국으로 와서 저와 함께 도장을 하겠다고 결심한 상태입니다.

 

제 친구는 텍사스에 있는 도장에서 4년 넘게 일을 하다가 2년 전 개인사정으로 한국으로 돌아가 있는 케이스라서, 미국 도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영어 능력도 있는 편입니다. 하지만, 제 후배는 대학 다닐 때 미국에 3개월 동안 인턴을 와 본 경험 말고는 미국에서 사범 일을 해본 적은 없습니다.

 

저는 우선 친구를 데리고 와서 6개월 정도 본관에서 적응할 시간을 가지게 하고 어느 정도 준비가 되면 3호점을 그 친구에게 맡기려고 합니다. 친구는 모아둔 돈이 많지 않아서 도장을 차리는 돈은 제가 대부분 대는 것으로 하고, 대신 운영은 그 친구가 맡아서 하되 반반씩 소유하는 것으로 할 생각입니다. 이럴 경우, 친구가 문제없이 E-2 비자를 받을 수 있을까요?

 

또 궁금한 것은, 제 친구가 미국에 있을 때 1순위로 영주권을 신청했다가 떨어진 적이 있다고 합니다. 혹시 그것 때문에 E-2 비자를 못 받는 것은 아닌지 걱정을 하던데요. 예전에 영주권 신청했던 것이 문제가 될까요?

 

만일 친구가 E-2 비자를 받아서 뉴욕으로 온다면 영주권은 어떻게 해주어야 할까요? 제가 운영하고 있는 두 개의 도장에서 영주권 스폰서를 해줄 수 있을까요?

 

후배는 태권도를 전공하고 한국에서 도장을 운영하다가 잘 되지 않아서 최근에 도장문을 닫은 상태입니다.

 

그런데, 도장문을 닫으면서 계약 관계로 건물주와 다툼이 생겨서 얼마 전에 건물주가 소송을 걸었다고 합니다.

 

후배의 변호사에게 알아보니 합의가 되지 않으면 소송을 끝까지 진행해야 하는데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릴 수 있다고 하네요. 만일 이 후배가 소송이 끝나기 전에 미국으로 오려고 한다면 올 수는 있을까요?

 

그리고 이 후배를 데리고 오려면 어떤 비자를 받아야 할까요? 후배가 알아보니 요즘은 다른 미국 비자는 받기가 어려워서 아무래도 학생 비자를 받는 것 밖에는 방법이 없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정말 다른 비자는 받을 수 없는 건가요?

 

박호진 변호사

A: 조 사범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우선 친구 분의 경우부터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친구분께서 세 번째 도장을 기반으로 E-2 비자를 받으시기 위해서는 도장을 세우고 초기에 일정 기간 동안 운영하는데 필요한 정도의 자금을 투자하셔야 합니다.

 

투자금이 최소한 얼마 이상이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미국 이민법 규정이 그 액수를 정하고 있지 않지만 통상 10만 달러 정도는 되는 것이 승인받기에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에 도장을 여는데 실제로 사용된 금액이 4-5만 달러인 경우, 나머지 5-6만 달러는 도장의 사업자용 은행 계좌에 예치해 두시고 추후에 도장 운영에 필요한 자금으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그 자금 부분도 E-2 비자 투자자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E-2 투자 자금은 반드시 본래부터 친구분 본인의 돈이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가 친구분께 증여(gift money) 해주신 자금도 사용이 가능하고, 세 번째 도장을 담보로 넣은 것만 아니라면 금융기관이나 개인으로부터 친구 분이 빌린 돈도 E-2 자금으로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E-2 투자 자금이 어디로부터 온 것이든 상관없이 최근 5년 동안 history는 꼼꼼히 입증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일 증여받거나 빌린 돈을 E-2 자금으로 사용하신다면 증여해 준 사람 또는 빌려준 사람 쪽으로 지난 5년 동안 그 자금이 어디를 거쳐 왔는지를 입증해야 합니다. E-2 신청이 거절될 경우 가장 많은 거절사유가 바로 이 자금의 출처와 흐름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므로 이 부분은 변호사와 함께 미리 충분히 검토를 하셔야 합니다.

 

또한, E-2 비자를 승인 받기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유지분은 50%입니다. 하지만 투자 자금이 10만 달러 정도 선이라면 소유지 분이 50%일 경우 승인을 받지 못할 위험이 있으므로 E-2 비자승인만 고려한다면 친구분의 소유 지분은 70% 또는 그 이상으로 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친구분께서 1순위 영주권을 신청한 적이 있다는 말씀이, 1순위 영주권 수속 중에 I-140 이민청원을 신청했다가 거절되신 적이 있다는 뜻이라면, 그 사실은 E-2 비자를 받는데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영주권 신청을 했던 적이 없는 분들에 비해서는 친구분께서 이민할 의사를 가지고 계신 것이라고 의심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도 추후에 주한미국대사관에서 비자 인터뷰를 받기 전에 미리 대비를 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친구분께서 세 번째 도장의 소유주로서 E-2 비자를 받으신다면, 그 세 번째 도장으로부터는 영주권 스폰서를 받으실 수 없습니다.

 

만일, 조 사범님 소유의 본관과 두 번째 도장이 세 번째 도장과 별도의 법인이라면 본관이나 두 번째 도장이 친구 분의 영주권 스폰서가 되는 것은 가능합니다.

 

다만, 세 도장이 모두 같은 business name(즉, 같은 브랜드)를 사용한다면 영주권 수속 진행 중에 문제가 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므로, 그 부분 또한 영주권 수속의 전체계획을 세우는 단계에서 미리 대비를 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물론, 조 사범님의 도장들이 아닌 다른 도장으로부터 친구분께서 영주권 스폰서를 받으실 수 있다면 그 또한 가능합니다.

 

도장(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회사)이 영주권 스폰서를 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장의 재정 능력입니다. 이 재정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보통은 도장이 일 년 동안 벌어들인 순수익을 이용하기 때문에 세금부담을 느끼시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순수익을 이용하는 방법 이외에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따라서, 영주권 스폰서를 해줌으로써 받게 될 금전적인 부담과 관련해서는 미리 다각도로 상담을 받아보실 것을 권합니다.

 

다음은 후배 분의 경우에 관하여 설명을 드립니다.

 

후배분께서 현재 세입자-건물주 소송을 겪고 계신다면 그것은 민사 소송일 것입니다. 후배분을 한쪽 당사자로 하는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기본적으로 후배분께서 미국 비자를 받거나 또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출국하시는데 장애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민사 소송 진행 중에 후배분께서 한국을 떠나계시면서 소송절차를 방기하고 더 이상 참가하시지 않는다면 그 재판이 후배분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판결로 마무리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판결의 결과가 금전 배상을 포함하게 된다면 후배분의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으로 귀결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저는 한국법 변호사는 아니므로, 후배분께서는 이 부분에 관하여 현재 소송을 위임하고 있는 변호사분 또는 다른 한국법 변호사와 논의 하셔서 예상 되는 결과를 정확히 파악하신 후에 결정을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한, 민사 소송을 방치하신 상태에서 사안이 혹시라도 형사 문제로 비화될 위험은 없는지에 관해서도 한국법 변호사와 반드시 상담을 받아보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형사 문제는 미국 비자나 영주권을 받는데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후배분께서 받으실 가능성이 있는 비자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H-1B 비자입니다. H-1B 비자는 내년 4월 1일부터 신청이 가능한데, 요즘은 H-1B 비자의 신청 건수가 많기 때문에 시기에 맞춰 신청을 하시더라도 컴퓨터 추첨을 통과해야 비로소 심사를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그 추첨 경쟁률은 약 4:1 정도입니다. 추첨을 통과하시면 심사가 진행되는데, 요즘 태권도인들의 H-1B case는 심사 또한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현재의 이민국 심사방침을 정확히 파악한 상태에서 준비를 하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심사를 통과하신다면, 내년 9월21일 또는 그 이후에 미국에 입국하실 수 있습니다.

 

둘째 방안은 E-2 직원 비자입니다. 다만, 이 비자는 앞서 설명해드린 친구분의E-2 비자케이스가 승인이 나서 친구분께서 세 번째 도장을 운영하고 계셔야 한다는 것이 전제입니다. 친구분이 E-2 비자를 받아 미국에 들어오신 후 도장을 잘 운영하셔서 그 도장이 어느 정도 기반을 쌓은 후라면 같은 한국 국적을 가진 후배분을 고용 사범으로 채용하기로 하면서 후배분으로 하여금 E-2 직원 비자를 신청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세 번째 방안은 J-1 비자입니다. 후배분께서 J-1 비자를 이용하시기 위해서는 후배 분이 일하실 도장이 정식으로 급여를 주는 직원 수가 일정 수 이상이어야 합니다. 그 직원 수에 대해서는 J-1 비자 스폰서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보통 직원 수가 5명 또는 그 이상일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후배분께서 J-1 비자를 신청하는 방안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조 사범님의 도장의 직원 수와 도장의 내부 구조가J-1 연수생을 받으시기에 적절한지를 먼저 검토 받아 보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첨언하자면, 현실적으로 태권도 사범님들이 미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비자가 대부분 막혀 있는 상황 때문에 학생비자로 미국에 들어와서 불법으로 일을 하시는 경우가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자체로 미국 이민법을 위반하시는 것이라는 점은 굳이 재차 강조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만일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여 미국 내에 정착하기를 원하시는 사범님이라면 학생비자를 가진 상태에서 일을 하시는 것은 향후에 영주권 신청 시 큰 문제가 될 위험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셔야 합니다.

 

최근 들어 미국 이민국이 학생비자를 가진 분의 영주권 케이스를 심사할 때 불법으로 일을 한 적이 있는가에 대하여 그 어느 때보다 까다롭게 심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박호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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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호진 변호사는 성균관대 법과대학과 비즐리 로스쿨 출신의 뉴욕주 변호사로 현재 뉴저지 포트리시에서 변호사 사무실을 운영 중이다. 뉴저지로 옮기기 전에는 맨하탄 소재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위치한 로펌에서 이민법 변호사로 활동했다. 미주 최대 웹커뮤니티 헤이코리안 닷컴을 통해 10년 가까이 무료 법률상담을 제공해 오고 있다. 현재는 태권도 사범의 미국 진출을 위한 토탈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콘 컨설팅의 고문변호사로도 활동 중이다. 

 

[글 = 박호진 변호사ㅣ lawyer@beaconi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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