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나 했는데" 파란띠 받고 눈물 흘린 세 명의 주짓떼라


  

2년 여 만에 승급한 감격에 눈물, 태권도 6단 현직 관장도 ‘보라 띠’ 승급후 눈물

블랙벨트도 아닌, 파란 띠였다. 누군가의 시선에는 “고작 파란 띠”인데 라고 할 수 있다. 파란 띠 승급식에 눈물 바다가 된 사연이다.

 

지난 7월 29일 저녁, 경기도 광명에 있는 리스펙트 주짓수 도장(관장 박진호, 클락 그레이시 엘리전스 코리아 대표)에서 승급심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심사에서는 공교롭게도 세 명의 여성 파란띠 승급자가 배출됐다.

왼쪽부터 이주영, 김지은, 김다희씨가 파란띠 승급을 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김지은씨, 이주영씨, 김다희씨 등 세 명의 수련생이 파란띠를 받았다. 그러나 모두가 예상하지 못했던 승급이었다. 그래서 이 세 명은 모두가 눈물을 흘리며 벅찬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날 가장 먼저 승급을 한 이주영(28)씨는 2017년 초부터 주짓수를 시작했다. 2년 반 정도 만에 승급을 했는데, 함께 승급한 세 명 중에서는 가장 빨리 승급을 했다. 최근 대회에서 우승을 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두긴 했는데, 벌써 파란띠를 받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주영씨는 "지난 번 대회에서 앱솔 우승을 놓쳐서 아쉬었고, 올해 가기 전에는 승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번에 받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김지은(30)씨는 이 날 승급한 세 명 중에서 가장 먼저 주짓수에 입문한 입관 선배다. 입관부터 햇수를 따지면 올해로 5년 차다. 그러나 개인 사정, 대회에서의 부상 등의 이유로 중간 중간에 쉬는 기간이 있었고 승급도 늦어졌다.

 

지은씨는 "파란띠를 받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가지고 있었지만 부상도 있었고 이런 저런 사정으로 집중을 하지 못해서 아쉬운 마음이 많았다. 그런데 막상 파란띠를 받고 보니 책임감이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김다희(26)씨도 이날 승급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얼마 전에 각오를 다지면서 대회를 준비하다가 무릎 부상으로 대회에도 참가하지 못했고 마음도 상했다. 그래서 승급은 당연히 기대하지도 못했는데 파란띠를 받고 소감을 말하다가 울컥 눈물이 나왔다.

 

그러면서 다희씨가 "파란띠를 받는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길래 뭘 울기까지 할 일인가, 했는데, 막상 내가 받게 되자 그 동안의 시간이 스쳐지나 가면서 눈물이 났다. 시합 욕심이 있었는데 시합 직전에 부상을 당해서 마음이 더 안 좋았는데, 관장님이 파란띠를 주시니 더 눈물이 났던 것 같다"고 말했다.

 

무술에서 승급, 또는 승단의 의미는 무엇일까?

 

태권도, 유도 등과 같은 동양무술에서는 승급의 정도를 띠의 변화로 표출한다. 이러한 무술들에서는 유급자까지는 유색띠를 메게되고 보통 1년 정도의 수련을 거치면 검은띠로 승단할 기회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검은띠부터는 유단자로서 대외적으로도 실력을 인정받게 된다.

 

그런데 유도와 비슷한 무술이면서도 검은띠까지의 승단이 보통 10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주짓수의 경우에는 파란띠를 받기까지 보통 2년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아서 파란띠가 다른 무술의 검은띠의 정도로 인정받기도 한다.

 

다른 무술에서는 별것 아닌 파란띠가 주짓수에서는 특별한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주짓수 승급식에서는 파란띠를 받으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수련생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여자들만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다.

 

광명 리스펙트 주짓수 도장에서 하루 전 열렸던 오전부 심사에서는 현직 태권도장 관장인 수련생 K씨가 보라띠를 받고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참고로 K씨는 태권도 6단이다. 그는 "지난 번 태권도 6단 심사를 볼 때는 품새, 격파 등의 심사를 거치고 나서 승단 했다. 승단이 되어서 기쁜 마음은 있었지만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은 느끼지 못했다. 그런데 주짓수 보라 띠를 받으면서는 눈물이 나왔다. 그 동안 땀을 흘리며 해온 시간 때문이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왜 6단 심사에서는 눈물 한 방울이 안 나오는데, 고작 보라띠 또는 파란띠를 받으면서는 눈물이 나오는 것일까?

 

무술에서 단과 급의 의미는 무엇이고 띠의 색깔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무술인들이라면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다.

 

[글. 박성진 무예 전문기자 ㅣ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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