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희 칼럼] 태권-도, 유단자의 기준은 무엇일까?


  

기능적인 것만으로 유단자라 판단 할 수 있을까?

ITF태권-도 수련과정에서 1단 취득까지는 교본에 명시되어 있는 기준으로는

 

1. 18개월

하루에 1시간 반 일주일에 6일씩 수련 시 총 702시간

2. 30개월

하루 1시간 반 일주일에 3일씩 수련 시 총 585시간

3. 12개월

하루 4시간 일주일에 6일씩 수련 시 총 1,248시간이 소요된다고 기록되어있다.

 

한국의 현재 기준과는 조금 차이가 있지만, 한국 역시 1단을 취득하기까지의 기준 시간이 정해져 있다.

 

유단자가 되어서는 유단자 클래스에서의 필수적으로 일부 이수시간을 이수해야 2단 승단이 이루어진다.(이는 한국ITF-KOREA의 기준 사항이다) 유급자와 이해도가 차이나기 때문에 같은 그룹끼리 수련해야 효율적으로 수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검정띠가 되려면 꼭 기술적인(기능적인) 기준을 가지고 합격 여부를 결정지어야 할까?

 

태권-도는 남녀노소 할 수 있는 것이라 하는데 하나의 기준으로 단 심사를 보는 것은 타당한 것인지 독자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필자는 기본적으로 태권-도를 수련하는 수련자들의 수련 목적을 먼저 따져 본다. 보통 30대 이상의 수련자들은 건강을 목적으로 운동을 하러 오게 된다자세나 이런 것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띠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지도자는 정해진 커리큘럼 내에서 다양한 동작을 통해 여러 각도와 다양한 근육을 쓰는 태권-도 동작의 수련을 통해 운동의 효과를 볼 수 있게 의미를 연계해 설명해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수련과정 중 반복에 대한 부분에 의미가 생기고 반복량이 많아지면 운동량이 많아진다는 의미를 부여하여 수련을 통해 운동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운동을 목적으로 시작하여 5년간 수련하며, 대회에도 참석하고 계신 69세 수련자

그렇게 운동을 목적으로 오신 분들도 결국 수련 안에서 본인들의 목적이 이루어진다는 인식이 잡히면 자연적으로 무도 수련에 대한 생각이 자리 잡히기 마련이다. 그렇게 수련을 이어가다 보면 띠에 관심이 없던 분들도 목표가 생겨 성취감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심사일이 다가오고 심사를 보게 되는데 연세가 있으신 분들의 경우 모든 연령층에서 기능적인 것을 떠나 도전하는 모습만으로도 귀감이 되어 검정띠를 취득을 하여도 누구하나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2~30대 초에 계시는 수련자들은 본인들 또래의 수련자들의 기술적인 부분이 어느 정도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 생각이 들면 자신을 기준으로 이견을 제시하는 때가 있다.

 

누구나 역량은 다르다 받아들이는 차이도 다르고 이해의 폭도 다르다 ITF는 평균 4일 이상 수련한다는 전제하에 1년 반 에서 2년 정도의 시간에 승단심사를 본다.(어린 수련생의 경우 평균 3)

 

기능적인 부분이 조금 더딘 수련자의 경우 기간적으로는 다른 수련자보다 기간이 더 길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보통 평균 6개월에서 1년 정도 차이가 난다. 그렇다고 기능적인 부분이 기준에 부합되는 것도 아니다. 필자의 경우 수련자의 노력에 대한 진정성과 포기 하지 않고 정진하는 모습에 높은 점수를 준다.

 

초단의 경우 태권-도를 하기 위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는 과정의 첫 번째 관문인데 그 정도의 노력과 진정성이라면 초단의 소양을 갖췄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어차피 기능적인 것은 노력을 하면 어느 정도 갖추기 마련이다.

 

누구나 검정띠를 따지는 않는다. 분명 노력의 과정을 견딘 자만이 검정띠를 따게 되어있다. 개개인의 역량은 다르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 인정해 주고 응원해 주자. 끝까지 완주할 수 있도록 동료들이 함께 런닝 메이트가 되어주어 손을 잡아주자. 그것이 함께 하는 무도안에서의 선후배 그리고 동료의 모습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갖춰 가면 된다.

 

'기술의 완성은 없다'라고 하지 않는가. 숙련도가 늘 뿐.

 

필자는 지도자로서 그리 생각한다. 6단인 필자도 현 단에서 완벽하지 않다. 다만 후배들보다 조금 더 알고 표현하는 것일 뿐. 그렇게 부족한 부분이 있어야 우리가 수련을 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이 아닐까?

 

필자의 유단자 기준에 대한 생각은 이렇다. 사실 단증도 스승의 이름으로 제자에게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1단의 의의(태권도 백과사전 발췌)

1단은 전문가인가 혹은 초심자인가?

오늘날 무도계에 있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1단만 되면 마치 다 배워서 전문가가 된 것처럼 착각하는 유단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1단이라는 것은 보통 한 사람을 상대하는데 겨우 충분한 기술을 배운 것에 불과하므로 이는 제비가 둥지를 떠날 수 있는 날개를 갖추고 어미의 조그마한 도움을 받아 혼자서 먹이를 구할 수 있는 단계와 비교할 수 있다.

 

또한, 1단을 사범이 수련생에게 준다는 것은 그만한 정신과 기술이면 자신을 보호할 수 있으며, 그 기술을 남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인정하였을 때 주는 것이므로 이는 겨우 태권도의 기초 작업을 마친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겨우 글이나 읽을 수 있는 초등학생과 같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새끼가 자라서 어미 제비가 되어 집을 짓고 새끼를 낳을 때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리며, 여러 가지 악조건과 싸워야 하듯이 앞으로 사범 혹은 전문가가 되려면 보다 많은 수련과 연구 또는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여야만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자기 실력이 사범이나 전문가가 되기에는 너무도 미약하다는 것을 자각하고 분발하여야만 태권도의 일가를 이룩할 수 있다.

 

반면, 자만하고 더 배우지 않으면 언제까지나 그 자리에 머무르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유단자가 되면 전 세계 수십만의 유단자 대열에 서게 됨으로 자기의 행동은 곧 동료 유단자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항상 염두해 두고 도장 안에서나 밖에서 모든 언행에 있어 하급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태권도에 있어 1단은 정신수양은 제쳐 놓고라도 기술면에 있어 3000여개의 기본 동작 중 겨우 100개 정도의 동작밖에 못 배웠고 방대한 용어와 기술, 이론체계 또는 교육방법 등 태권도 전반에 걸쳐 볼 때에 실로 초심자에 불과한 것이다.

 

[글 = 유승희 사범 ㅣ pride655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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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희
현) 사단법인 국제태권도연맹 대한민국협회 사무총장
현) 국제태권도연맹 대한민국협회 중앙도장 지도사범

2017 ITF코리아오픈국제페스티벌&아시아태권도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2017 ITF일본 도쿄 챔피언쉽 대한민국 선수단 단장
2018 ITF아르헨티나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대한민국 대표단장 및 수석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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