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희 칼럼] '싸움'만 가르친다고? NO!... 인성교육에 대한 이야기!


  

태권도장에서 내세우는 최고의 무기 '인성교육'

저번 칼럼에는 돈에 대한 이야기를 썼다.

 

핵심은 태권도 실력의 가치가 대중적으로 인정받고 그것이 곧 부와 명예로 연결되는 길이 명확하고 넓어졌으면 좋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지금도 많은 분이 태권도의 전문성을 기치로 내세우며 도장을 멋지게 운영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인성교육, 줄넘기 등 다른 요소가 메인인 분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이 부분은 ‘심지어’의 영역으로 구분되어야 하고 태권도장이라면 태권도가 메인이 되어야 하며, 이것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얼마 전 청와대 국민청원에 학원들의 차량운행을 법으로 금지하자는 의견이 올라왔다. 아무래도 최근에 차량운행 관련 사고가 많이 터진 것이 원인인 듯하다.

 

이에 대해 적어도 내 주위에 많은 분들은 ‘동의’를 하신 것 같다. 아무래도 차량운행을 하지 않는다면 도장 운영자 입장에서 지출을 줄일 수 있기에 경제부담을 많이 덜게 될 것이다.

 

솔직히 주위에서 다들 차량운행을 하니까 ‘나도’ 하게 된 것이 아닌가! 그렇지 않으면 경쟁에서 밀리게 되니 말이다.

 

그런데 반대의 의견도 명확하다. 차량운행을 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는 편할 수 있어도 관원수가 대폭 줄어들 것이다. 그러다보면 도장운영은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갈지도......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약 법으로 지정돼서 모든 태권도장 및 학원들이 차량운행을 하지 않게 된다고 가정해보자.

 

아마도 많은 도장들이 문을 닫을 수도 있을 듯하다. 그리고 정말로 ‘실력’과 ‘열정’이 좋은 도장들만 살아남아 잘 되지 않을까. 어차피 학부모도 아이들도 ‘태권도’라는 컨텐츠를 안 할 수는 없기 때문에 말이다.

 

글이 좀 돌아간 것 같은데, 아무튼 이번 국민청원의 댓글 중 이러한 글이 있었다고 한다. 아마도 자제를 태권도장에 보내고 있는 학부모인 듯 한데

 

‘차량운행을 안 하면 태권도장 안 보낸다. 다들 돈 벌기 싫은가 보다.’

 

라는 의미의 글이었다.

 

물론 내가 직접 본 것은 아니고, 주위 지인 사범님께서 말씀해주셨다. 그걸 보고는 화가 나셔서 청원에 동의하며 반박 글을 남기셨다고 한다.

 

“셔틀 때문에 태권도장을 보내는 겁니까?! 태권도 수련 때문에 태권도장을 보내는 겁니까?!”

 

아주 단편적이지만 이번 일은 작금의 태권도장 상황의 일면을 잘 표현해주고 있다고 본다.

 

아무튼 이번 글은 필자가 전편에 이야기 했던 ‘심지어’ 영역의 최고봉!

현재 일선의 많은 태권도장에서 내세우는 최고의 무기!

 

‘인성교육’에 대해서 간단히 논해 보고자 한다.

 

일단 인성이란 무엇일까?

 

내가 함부로 정의내릴 수는 없지만, 일선 태권도장에서 추구하는 인성이란 다음과 같을 것이다. 예의, 효도, 용기, 리더십, 인내, 끈기, 협력, 사랑, 배려, 백절불굴 등이다.

 

너무나 좋은 말이다.

작년에 본 도장에 온 첫 초등 수련생. 현재까지 수련을 이어가고 있다.

태권도장에서 위와 같은 요소들이 함양되고 개발될 수 있다면 매우 좋은 일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일선 지도자분들의 노력에 힘입어 수련생들의 인격함양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내가 전편에서 이와 같은 요소들을 ‘심지어’의 영역으로 주장했다는 것이다. 전편을 기고하고 나서 대부분의 분들에게 공감과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 그러나 반대로 몇 분에게는 질타와 비판도 받았다. 이 부분에서 약간의 오해가 있다.

 

필자는 ‘실전태권도’를 기치로 내걸고 수련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그리고 태권도 기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끊임없이 주장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본 도장에서 소위 ‘싸움’만 가르치는 줄 아는 분들도 계시는 듯하다.

 

미안한 말씀이지만 이는 완전히 잘못 생각하신 것이다.

 

‘실전’... 즉 격투기술을 도장에서 지도하려면 인성이 뒷받침 되지 않고는 성립이 어렵다. 

 

“오늘은 겨루기를 해 보겠다. 이기는 놈은 살고, 지는 놈은 죽는다. 하하하. 길동! 길순! 나와! 싸워! 한 사람이 쓰러질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하하하!”

 

필자가 설마 동네 깡패형도 아니고 뭐 이런 식으로 지도를 할까... 아니, 깡패형도 이러지는 않겠다.

 

인성이라는 것은 우리가 인생을 살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해왔다. 부모님께, 선생님께, 사부께, 형 누나에게, 친구들에게 혹은 동생들에게까지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며 배워왔다.

 

아마 수련생들의 입장에서 태권도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범이라는 어른께 태권도를 지도받고 주위 다른 수련생과 어울리는 모든 과정 자체가 인성을 기본 전제로 이루어진다. 그 과정에 잘못된 것이 있으면 조언을 받고 필요하면 혼나기도 하면서 배우는 것이다.

호흡을 가다듬고 있는 초등부 수련생

인성은 이렇게 자연스럽게 습득과정을 거친다.

 

만약 이 정도로는 만족을 하지 못하여 인성만 전문적으로 수행하고자 한다면 청학동 예절교육센터를 가거나 절, 교회 등에 가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 아무래도 성직자 분들이 이런 부분에서는 최고의 전문가가 아닌가!

 

그러나 우리는 태권도인이다.

 

태권도장에서 인성교육만 하고 있다면 이것은 본질을 벗어나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고 감히 주장하고 싶다. 그렇다면 태권도 수련 자체가 인성적인 부분도 함양이 되어야 이상적인 형태일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인내’를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내(忍耐)라는 글씨를 공책에 빼곡이 적고 외우면 인내가 생길까?' 아니면 '모니터에 관련 영상을 틀어 놓고 이에 대한 덕목과 사례를 끊임없이 주입시키면 될까?' 이러면 어느 정도 개념은 생길지언정 인내가 깊어지진 않을 것 같다.

 

인내를 키우려면 내가 인내를 발휘할 만한 상황이 되어야 한다. 딱히 인내를 발휘할만한 상황도 아닌데 인내에 대한 덕목을 줄줄이 외우고 다닌다고 해서 그 사람이 인내가 깊은 것은 아닐 것이다.

 

우리가 팔굽혀펴기를 10개 밖에 못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를 넘기기 위해서는 11개, 12개 등 한계를 넘어서는 '스트레스'를 줘야 한다. 그래야 그 과정에 근력이 강해진다.

 

인내도 근력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참고 감내할 만한 상황을 많이 겪으면서 성숙해지는 것이지, 앉아서 교육만 받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인내를 예로 들었지만 모든 인성 요소들이 대동소이하다.

 

나는 태권도 수련이 이러한 인성 요소들을 단련하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라 확신한다.

 

필자가 도장을 오픈하고 초창기에 대련 수련을 시키던 중이었다. 모두 성인들이었는데 한 수련생이 노 컨텍트(타점에 공격이 닿지 않도록 하는 것)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안면을 주먹으로 살짝 맞은 것이다. 그래서 상대 수련생에게 욱! 하는 상황이 일어났다.

 

필자가 이야기 했다.

 

“피하는 방법을 알려드렸잖아요. 알려드린 대로 다시 해 보세요.”

 

그러자 이 수련생은 순식간에 모든 감정이 누그러지며 진지하게 수련에 임했다.

 

이런 일은 수련을 하다보면 일어날 수도 있는 것이다. 무술 수련이라는 것이 일단 서로 겨룬다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부분을 슬기롭게 넘길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본 도장의 수련생들은 서로 배려하며 수련을 지속하고 있고, 설령 위와 같은 상황이 일어나더라도 상대방 탓을 하지 않고 본인의 수련 동기로 승화시킬 줄 안다.

이런 문화가 형성된 것이다.

 

무술 수련이라는 것이 사실은 서로 공격과 방어를 하는 것이다 보니 본인의 아집과 인격의 밑바닥이 잘 드러나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누구나 ‘나’를 소중히 한다. 이런 ‘나’를 남이 공격하고 그러다 맞기라도 하면 기분이 나쁘다. 어떻게든 되돌려 주고 싶다. '이걸 참어? 말어?'

 

상대가 ‘나’보다 약할 경우 우쭐해지는 맘이 생길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상대를 누르고 싶고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하고 싶다.

 

반대로 ‘나’보다 강할 경우 두렵기도 하고 어떻게든 이겨내려고 악을 쓰려면 용기도 필요하다. 그런데 그러다 패배라도 하게 되면 그 창피해서 어떡하나. 남들도 다 보고 있는데.

   

이상의 내용들은 태권도(무술) 수련에서의 아주 단편적인 부분만 몇 가지 나열한 것이다. 얼핏 보면 부정적으로 보이겠지만 오히려 이런 환경이기 때문에 인성을 단련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 된다.

 

간접적이 아닌 매우 직접적으로 ‘나’란 존재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와 역량을 검증받고 발휘할 만한 상황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이러한 부분을 잘만 활용한다면 도장은 태권도(무술) 수련이라는 본질을 통해 인격의 향상이 저절로 따라오게 될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인성교육’이라는 키워드를 굳이 내세우거나 강조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길 바란다.

 

태권도장이라는 곳이, 태권도 수련 자체가 인성이 크게 향상될 수밖에 없는 도량이라는 이미지가 당연해지는 날이 오길 빌어 본다.

 

 

[글 = 이동희 사범 ㅣ jsrclu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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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희
이동희 태권도 관장
이동희 실전태권도 저자
실전태권도 수련회, 강진회强盡會 대표
대한태권도협회 강사
#이동희 #칼럼 #태권도 #인성 #인성교육 #태권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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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무라

    오 이번글은 마음에 와닿는 말들이 많네요~^^

    2019-06-07 16:25: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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