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PTA 칼럼] 품새 선수들의 Self 심리기술훈련


  

품새선수의 멘탈 컨트롤을 위한 작은 실천

경기력의 향상은 모든 엘리트 스포츠인들의 고민거리이다. 특히, 상위권으로 갈수록 육체적 능력보다는 정신력, 심리기술 등으로 표현되는 멘탈의 중요성이 부각된다.

 

그러나 선수나 현장지도자들은 심리기술훈련이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심리기술훈련을 지도하는)상담사의 존재를 모르거나 알고 있다고 해도 심리기술훈련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신체적인 훈련시간이 줄어들게 된다는 사실이 불안해져 상담의뢰에 조심스러워 진다. 하지만, ‘실수’로 표현되는 압박감과 높은 집중력을 요하는 품새 경기에서 자신의 멘탈을 컨트롤 하는 심리기술훈련은 매우 필요한 과제임이 틀림없다.

 

심리기술훈련은 목표설정, 긍정적자화, 인지재구성 등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이 존재하고 있으며, 지도자(상담사)가 없이는 시작하기 힘든 점들이 많다. 때문에 현장에서 특별한 상담사 없이 적용하기 좋은 훈련법을 하나 소개하고 싶다.

석류

훈련일지 쓰기이다.

 

“음? 우리 하고 있는데? 이게 왜 심리기술훈련법이야?”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그래서 지금부터 차근차근 설명해보도록 하겠다.

 

사실 매일매일 훈련일지를 작성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꽤 높은 성실도를 요구한다. 때문에 매일 일지쓰기를 하게 된다면, 매일매일 정해진 과제를 해결해 나가며 스스로 작은 성취감을 맛 볼 수 있고, 좋은 습관으로 자리 잡게 된다면, 좋은 습관이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위기상황에 도움을 주는 요소로 작용한다. 또한 지속적인 글쓰기는 학업에도 도움을 준다!

 

그리고 재미있는 점은 매일 쓴 일지를 모으다 보면, 나중에 읽어보기 좋은 자료가 되어준다는 점이다. 마치 어린 시절의 일기를 보는 재미가 생긴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 글쓴이의 취약점, 위기 시 극복방법, 사고의 변화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된다.

 

하지만 이런 이점을 얻을 수 있는 일지 작성법은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쓰는 일지들은 ‘오늘은 ~~운동을 했다. 힘들었다. 내일은 더 열심히 해야지!’ 같은 방법으로 쓴다. 사실 이정도도 잘 쓰는 편이다. 보통은 “오전운동: 체력운동, 오후운동: 기술훈련” 이런 식으로 작성한다.

 

이런 방법이 잘 못 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분명 훈련을 무엇을 하였는지에 대한 기록은 필요하다. 하지만 단순 기록일 뿐 작성자에게 어떤 도움을 주기는 힘들다. 그래서 잘 훈련일지를 쓰는 방법을 4단계로 제시하고자 한다(선행단계가 익숙해지면 다음단계의 내용도 함께 쓰는 방식을 취한다).

 

1단계 : 오늘 훈련에서 배운 점과 이유, 어려웠던 점과 이유, 개선방법을 쓴다.

오늘 한 모든 운동내용을 쓰는 것은 아니다. 오늘 가장 특징적이었던 일만 쓰는 것이다. 아직은 길게 쓰지 않아도 좋으며, 한 단어나 한 문장이어도 괜찮다. 여기서 말하는 배운 점은 기술적인 것일 수도 있고, 인간관계나 훈련법 등의 다른 것일 수도 있다. 어려웠던 점도 마찬가지.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개선방안을 쓴다. 이는 자기 스스로 생각해서 적용해보겠다는 다짐도 좋고, 동료나 지도자의 도움을 얻어서 알게 된 방법도 좋다. 그리고 다음날에는 시행한 것에 대한 반성도 있어야 할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훈련일지를 쓰는 선수는 오늘 하루 있었던 훈련내용들을 머릿속에서 정리하며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이는 스포츠심리학적 용어로 귀인활동에 해당하는 것인데, 오늘 하루를 반성하며 자신의 성공 혹은 실패에 대한 원인과 결과를 추론하는 과정이 된다. 그리고 개선 방법을 찾는 노력을 통해 자기주도력과 문제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게 해 준다.

 

2단계: 문장완성(오늘의 나는 _____________.)과 긍정적 혼잣말

1단계를 쓰는 것이 익숙해지면, 일지의 맨 앞에 문장완성, 맨 뒤에 긍정적 혼잣말을 추가한다. “오늘의 나는 ___________.”라는 문장은, 빈칸을 채우게 하는 문장완성검사의 일종으로 빈칸을 채운 단어가 오늘 선수의 상태를 대변해 준다. 장난처럼 쓴다면, 장난처럼 쓰게 된 이유가, 진지하게 쓰다면 진지하게 쓴 이유가 선수의 오늘의 상태를 이야기 해준다. 그리고 일지의 마무리의 긍정적 혼잣말은 자신을 칭찬하는 내용으로 되도록 구체적인 내용을 쓰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난 오늘 멋졌어!”보다는 “난 오늘 열심히 해서 멋졌어!”가 좋은 긍적적 혼잣말이다. 긍정적 혼잣말은 여러 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인지재구성방법으로 자신을 칭찬하기 위해서 자신의 좋은 부분을 찾아내게 되고, 쓰고 생각함으로 긍정적 마인드를 만들게 해 준다.

 

3단계: 전체적 감상, 컨디션, 부상여부, 재활방법

2단계까지 썼다면, 전체적인 감상(느낀 점)과 자잘한 것을 기록하기 시작한다. 전체적 감상(느낀 점)은 오늘 훈련에 대한 전체적인 느낀 점 등을 기록하는 것으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솔직하게 기록하는 것이다. 푸념이나 넋두리여도 좋고 의식의 흐름에 따라 써도 좋다. 이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는 훈련을 하게 되며, 횟수를 거듭할수록 자아성찰능력이 성장할 것이다. 또한 자잘한 문제들, 오늘의 컨디션은 어떤지, 부상부위는 있는지, 재활 훈련은 무엇인지 등을 기록한다. 이것들을 길게 장황하게 쓸 필요는 없고 단답형으로 충분하다. 이를 기록하는 이유는 다음 4단계에 있다.

 

4단계: 쌓인 자료의 분석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훈련일지가 쌓이면 좋은 분석 자료가 된다. 특히 컨디션, 부상여부, 만족여부의 경우 컨디션 좋은날들의 특징, 자주 다치는 부상부위와 재활방법은 무엇이 효과적이었는지 자체적으로 통계가 가능하고, 1단계의 자료를 통해 자신의 취약점을 분석하고 문제해결 시 어떤 방법을 주로 사용하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분석 자료를 통해 앞으로 어떤 방향을 제시해주고 어떤 훈련을 제공해야 되는지에 대한 근거가 되어준다.

 

사실 제대로 심리기술훈련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각기 다르고 문제가 같아보여도 그 내면의 문제나 해결방안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훈련일지를 지속적으로 쓴다면, 몇 가지의 간단한 문제는 해결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글쓴이 : PH.D 석 류, 1급스포츠심리상담사, 세계태권도품새트레이너협회(WTPTA) 교육이사, 2017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한국품새대표팀 심리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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