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섭 의원 “국기원장, 선출과정부터 모두 뜯어고쳐야”

태권도 9단 출신 최초로 국회의원이 돼 태권도 국기(國技) 법제화를 이끈 이동섭 의원(바른미래당)이 국기원과 현 수장 오현득 원장을 향한 강도 높은 비판과 함께 개혁을 요구하고 나섰다.

30일 태권도 4개 단체장과 원로, 정부 등 관계자가 참석한 태권도 현안 간담회를 사실상 요구한 이동섭 의원은 “국기원이 바로 서야, 태권도가 살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더는 국기원을 우리가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동섭 의원은 31일 <무카스>와 인터뷰에서 “국기원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를 아우르는 태권도 성지이다. 우리가 모두 소중히 생각해야 하는 곳이다. 그러나 실상은 어떤가. 너무도 심각한 수준 그 이하”라면서 “정당성과 합법성 없이 선출된 원장이니 당연히 권위가 없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국기원 시스템에 전면 개혁과 원장 선출 방식도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시다시피 국회에서 국기원 문제를 여러 차례 지적했다. 국기원이 정부 법정법인으로 전환된 만큼 이를 관리 감독하는 문화체육관광부에 수차례 개혁을 지시했다. 그러나 큰 진전이 없다. 오히려 국기원이 더 병들고 있다. 국기원은 그냥 태권도 단체 중 하나가 아니다. 세계 태권도 중심이다. 국기원이 무너지면 다른 단체뿐만 아니라 모든 태권도인도 무너진다. 그래서 국기원 개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다”

재차 국기원 문제를 지적한 이동섭 의원은 오현득 원장과 관련해서도 “어찌 세계태권도본부라는 국기원장 선출을 열 사람을 통해 할 수 있느냐. 그러니 권위가 있나. 또 자신과 관련한 여러 문제가 사법부 판단으로 넘어갔으니 기다려 달라는데, 장기화 되고 있다. 그 사이 국기원은 침몰하고 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태권도인이 입게 된다”고 백의종군이 필요함을 말했다.

앞으로 국기원장 선출에 대해서는 “국기원이 법정법인으로 전환되면서 계속해 낙하산 인사로 이사장들이 들어오고 있다. 원장 또한 그렇게 됐다. 이제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그렇기 위해서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십여 명으로 선출하는 구조는 안 된다. 전 현직 국기원 원장, 태권도단체장, 전국시도 및 연맹체 회장단, 5개 대륙연맹 회장단, 해외 태권도인 등 최소한 100명 이상의 선거인단이 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원장은 합리성과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권위가 생긴다. 최소한 앞서 언급한 방식대로 선출해 국기원장이 IOC위원장이나 교황처럼 권위가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부와 국회에서 태권도를 국정과제로 하고, 국기로 법제화한들 무슨 소용이냐. 중이 제 머리 못 깎는 만큼 외부의 힘을 통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국기원은 개혁해야 한다. 정부도 국기원 개혁에 막중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당장 2020 도쿄 올림픽에서 가라테가 정식종목이 돼 올림픽 태권도를 위협하고 있다. 단체장 간담회에서 오현득 원장이 여러 지적에 공감했고, 수용하기로 했으니 결과로 보여줬으면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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