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강해진 이란, 남자만 7체급 석권… 한국은 제자리!


  

[한혜진 태권도 산책] 2018 함마메트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 현장수첩

남자부 종합시상. 이란이 종합우승을 달성하고 한국, 터키, 대만, 아제르바이잔이 뒤를 이었다.

차세대 태권도를 이끌 세계 태권도 청소년들의 최고 무대가 막을 내렸다.

 

13일(현지시각) 튀니지 함마메트(Hammamet) 라 살레 쿠베르테(La Salle Couverte Hammamet)에서 ‘2018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대회’가 닷새간의 열전을 마치고 폐막했다. 남녀 정상은 이란과 러시아가 차지했다. 한국은 최초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을 다른 나라에 빼앗겼다.

 

이미 예견된 결과이기도 하다. 상대가 너무 강했다. 태권도 후발주자지만 경기력에서 이란이 이미 한국을 넘어 섰다는 것은 인정 안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수준과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진다는 점은 매우 충격적이다. 여자 역시도 러시아와 영국, 세르비아, 터키 등에도 밀리는 형국이다.

 

2년 마다 개최되는 이 대회에 한국이 청소년선수권 우승을 남녀 모두 놓친 것은 지난 1996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12회 만에 처음이다. 남자는 2010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최초로 우승을 빼앗겼지만, 이후 우승을 놓치지 않았다. 여자부는 지난 2016 캐나다 버나비에서 종합 4위로 2회 연속 우승을 빼앗겼다.

 

이번 대회를 통해 다시 한 번 이란의 강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 2016 버나비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는 여자가 금2, 동2개를 획득해 우승했지만, 이번에는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했다. 그러나 남자부는 지난 대회 종합 4위 부진을 2년 만에 털고 종합우승 했다. 무려 10체급 중 7체급 우승을 휩쓸었다.

 

미는 행위를 허용하는 룰 개정에 최적화된 전술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대체적으로 첫 발을 견제 하면서도 곧 기습적으로 몸통 또는 얼굴로 공격하고, 파상 공세를 퍼붓는 게 특징이다. 키는 한국 선수와 큰 차이는 없지만 강한 체력과 힘, 공방 중에도 잃지 않은 균형감과 유연성이 돋보였다.

대회 남녀 MVP에 선정된 이란의 로트피 호세인과 한국의 강미르(성주여중)

특히 남자부 MVP에 선정된 -45kg급 우승자 로트피 호세인(Lotfi Hossein)은 보고도 당할 수 밖에 없는 ‘채찍형 머리공격’ 기술을 펼쳐 주목받았다. 오른 발을 앞에 두고 빈 공간을 빠르면서도 여유 있게 득점을 올리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고난도 기량을 펼쳤다. 유연성과 균형감 또한 남달라 차세대 이란 경량급 대표 주자로 성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여자부 러시아는 긴 신장과 앞 발 전술로 사상 첫 여자부 우승컵을 안았다. 체계적인 훈련과 다양한 국제경험으로 예견된 우승이다. 특히 소수 정예로 출전한 세르비아가 여자부에서만 금메달 2개를 획득해 한국(금1,은1,동1=47점)과 2점차로 종합 4위를 기록했다. 역시 전술과 경험의 성과다.

 

한국은 작은 키에도 좌우 빠른 스텝을 이용해 기습 공격으로 전 경기 점수차승을 거둔 강미르가 여자부 MVP에 선정됐다. 10월 부에노스아이레스 유스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 지은 강미르는 남은 기간 더 많은 국제적 경험과 분석으로 대비해야하는 숙제를 안았다.

 

한국 대표팀을 이끈 한국중고태권도연맹 서대원 전무이사는 “사실 여자팀은 신장과 체력에서 전체적으로 부족함을 알고 왔다. 그러나 남자팀은 2년 전에 비해 전체적으로 너무 향상되어있어 너무 놀라웠다. 한국선수들이 부족한거 보다 다른 나라선수들 실력이 좋아진 것 같다. 이제는 한국 청소년도 성인 대표처럼 더 체계적인 관리와 상시 훈련 운영체제 도입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총평했다.

 

6월 1일이면 룰 개정 적용… 새 경기 룰에 전술 전략 필요

 

게다가 오는 6월 1일부터 계체 최대 2회로 확대, 회전점수 2점 확대(몸통회전 4점, 머리회전 5점), 경기장 한계선 한발만 나가도 감점, 골드라운드(연장전) 2점으로 확대 등 개정된 룰 적용이 본격화 된다. 변화된 룰에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부 모두 전술의 변화가 필요하다.

한국의 임진호(문성고)가 남자 -78KG급 결승에서 이란의 코스라비 모하마드 알리(Khosravi, Mohammad Ali)와 맞서 공방중 머리 공격을 실점하고 곧바로 몸통 반격을 하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몸싸움과 겸한 공방전이 눈에 띈 대회였다.

이번 대회에 좋은 성과를 낸 국가들은 사전에 여러 국제 오픈대회에서 이전에 개정된 룰에 전술로 대비했다. 따라서 밀고, 살짝 잡아도 크게 제재 하지 않는 심판 가이드 라인에 맞춘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은 몸 만들기와 싸움 전략이 요구된다.

 

이번 대회를 참관한 풍생고 이경배 감독은 “외국 선수들 실력이 더 높아졌다.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와 전혀 다른 분위기다. 웬만큼 잡고 차는 것은 크게 제재를 하지 않는다. 우리 선수들이 당해낼 수가 없다. 특단의 조치와 사전의 준비가 없다면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란은 밀고 밀치는 몸싸움과 근접 거리에서 공방이 새로운 전술로 부각됐다. 

이번 대회에 눈에 띈 것 중 하나는 근접 거리에 상호간 붙었을 때 주심은 과거와 달리 갈려 신호를 하지 않고 손으로 잡지 않으면 상황을 지켜본다. 이 과정에서 밀고 미는 몸싸움이 벌어진다. 이때 붙어서 얼굴 공격이 이어져 대부분 얼굴 커버에 집중한다. 그러다 보니 몸통 빈공간이 많이 생긴다. 한국도 전략에 많이 실점 하고, 많은 득점을 뽑아내기도 했다.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유스 올림픽, 노메달 위기 타계하려면?

 

한국 청소년은 이번 튀니지 함마메트에서 유스올림픽 세계예선전과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를 연이어 경험했다. 대표팀은 연일 세계 각국 선수단의 높아진 수준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힘겹게 유스올림픽 본선에 다섯 장의 티켓을 확보했지만 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대회에서 종합 순위에 오른 국가들은 유소년부터 체계적인 대표 관리부터 다양한 국제대회에 출전해 국제경험이 풍부한 공통점을 갖고 이다. 한국은 그동안 개인기로 버텨왔지만 더 이상 물리적 변화 없이는 정상을 탈환은 어렵다.

 

본선 메달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 선수들처럼 다양한 국제경험과 세계적 수준의 전술 능력을 키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진천선수촌 입촌과 국내외서 외국 선수단과 잦은 합동훈련, 국제오픈대회 출전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국제대회 출전하는 코치들 역량 강화도 절실하다. 각기 다른 전술을 구사하는 선수들 마다 대응하는 조언을 해줘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낯선 환경 속에서도 선수들 심리 안정과 컨디션을 끌어 올려야 한다. 뿐만 아니라 비디오판독 요청시 주심에게 정확한 정보 전달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의사소통 능력을 갖춰야 한다.

 

최소한의 이러한 노력이 없다면 당장 오는 10월 부에노스아이레스 ‘2018 유스 올림픽’에서 금메달은커녕 빈손으로 돌아오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 당연히 유스올림픽 대비는 대한태권도협회(KTA)가 한국중고태권도연맹과 철저하게 함께 준비해야 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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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쎄

    솔직히 중동 아이들 이기기 힘들어요
    싸움기질도 있고, 신체도 좋고, 체력도 너무 좋구요
    무엇보다 정말 태권도를 사랑하는 느낌이랄까?
    예전에 중동 대학생 하나 와서 우리랑 돌아가면서 겨루기 하는데, 아무리 우린 현역이 아니락 해도
    지칠 생각을 안해요
    한국 대표 선수들도 화이팅 하시길 바랍니다^^

    2018-04-16 16:41:57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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