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도 직전 서태협… KTA 심사적립금 ‘14억’ 받을 수 있을까


  

KTA 대의원총회서 관리단체 시절 적립된 14억 원여 적립금 반환 주장

대의원 총회 시작과 함께 감사보고부터 서울시 심사비 관련 적립금 14억원을 둘러싼 논쟁이 시작됐다.

태권도 종주국 수도 서울시태권도협회(이하 서울시)가 자금난으로 ‘부도’ 직전에 놓였다. 직원 20여명의 임금체불이 7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관리단체 지정으로 대한태권도협회(KTA)로부터 받지 못한 심사비를 받아야 급한 불을 끌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4일 오전 11시 서울 올림픽파크텔 서울홀에서 열린 ‘2018년도 정기 대의원총회’는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서울시협회 심사적립금 14억여 원의 소유권을 놓고 설전이 오갔다.

 

핵심은 서울시가 관리단체에서 해지되었기에 KTA가 그 기간 심사권을 회수했더라도 서울시에 해당되는 심사적립금은 서울시로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 KTA는 직접 주장하는 않지만, 이 적립금을 관리단체 기간 위임 해지로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았는데, 받아야할 권리가 있는지에 대한 모호함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여기서 적립금은 서울시가 2016년 6월 조직사유화와 부정적인 단체운영 등의 이유로 관리단체로 지정되면서 비롯됐다. 상위단체인 KTA는 서울시에 부여한 심사권을 회수해 ‘KTA 심사관리위원회(위원장 김태일)’ TF팀을 통해 직접 심사를 시행한 것.

 

여기서 분쟁의 소지가 된 ‘재산’이 생겨났다.

 

서울시 대신 KTA가 심사관리위원회를 별도로 구성해 직접 심사를 챙기면서 1~4품(단) 기준 기존 서울시가 받던 그대로 응시자 1인당 5만4천원을 받았다. 이중 KTA 심사추천료 1인 6천원, 국기원 발급수수료 1만원, 심사관리위원회 직접시행비 1인 4천원, 구지회 행정보조비 월200만원, 구지회 소속 회원 심사합격시 1인 6천원 운영보조금 등을 제외하고 2016년 8월부터 2017년 12월 말일까지 약 14억1천6백여만원이 적립됐다.

 

이른바 ‘서울시 14억 심사적립금’의 소유권에 어디에?

서울시는 당연히 서울 회원들의 심사를 통해 얻어진 수익이기에 ‘서울시’께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KTA는 심사권을 회수해 KTA가 직접 시행했어도 KTA 소유라고 인정하기는 애매하지만, 그렇다고 서울시에 다 주는 또한 모호하다는 입장이다.

 

KTA는 전례가 없는 사안에 신중하게 처리하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실무회의가 여러 차례 이뤄졌지만 아직도 명쾌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상임이사회와 이사회에서도 이 문제를 매듭짓지 못했다. KTA는 법률적인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여부를 확인 후 처리하기 위해 지체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한시가 급한 서울시는 이날 총회에서 여러 차례 KTA를 압박했다. 또 17개 시도협회와 5개 연맹체 대의원들에게 장외 호소로 적립금 ‘반환 작전’에 열을 올렸다. 사정은 다르지만 시도협회 운영 사정을 아는 다른 대의원들은 정치적 코드와 관계없이 서울시에 힘을 실어주었다.

 

일부 대의원은 겉으로 내식하지 않았지만 원칙상 이견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번 사안의 대상이 서울시지만, 앞으로 타 시도, 즉 자신의 협회도 같은 상황이 닥치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다는 심리로 서울시 편에 섰다.

 

지난해 5월 회장으로 선출된 최진규 회장은 이날 대의원으로 참석해 마지막 기타토의에서 “2016년 관리단체가 된 우리협회는 지난해 7월 18일 관리단체에서 해지됐다. 그럼 당연히 7월부터 심사권을 회수해줘야 한다. 지금 (서울시) 직원들 임금체불이 7개월째다. 죽을 것 같다. KTA에 그렇게 돈이 없느냐. 이 자리에서 심사적립금을 서울시에 주는 것에 대해 대의원 만장일치로 의결해 1월 내에 돌려주길 바란다”고 마지막으로 호소했다.

 

이에 다른 대의원이 동의를 했지만, KTA 최창신 회의장은 절차상 문제가 없는지에 대한 내부 토의를 이유로 5분간 정회를 요청했다.

 

이후 최창신 회장은 “KTA가 적립금을 탐내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적립금 전액을 서울시협회에 돌려주는 것으로 대의원이 결의를 하면 이후 이사회를 거쳐 합리적이면서 올바르게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서울시심사비 적립금 14억 원에 대해 일단락 지었다.

 

그럼에도 서울시협회는 마지막까지 KTA 대의원총회는 ‘최고의결기구’를 강조하면서 이날 대의원의 만장일치 결의를 통해 곧바로 14억원 반환을 주장했다.

 

줘도 문제, 안 줘도 문제 , 진퇴양난에 빠진 KTA

그러나 앞으로 법리 해석과 이사회 등 절차가 남아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는 상황. 원칙적으로 이날은 대의원이 “주자는데 뜻을 모은” 결의이지, 예산을 집행하는 ‘의결’로 해석하기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KTA는 앞으로 이사회에서 재논의를 거쳐 반환여부를 결정해 차기 대의원총회에 심의안건으로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역시나 결정에 따른 이후 이해관계 대상자와 법적 소송이 예견돼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심사적립금 성격이 ‘회원의 복지와 특수한 목적 등에 사용하는 기금의 성격’을 감안한다면, 혹 반환을 하더라도 서울시가 계획하는 직원급여, 사무국 운영비 등 ‘경상비’로 사용하는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날 회의를 지켜본 한 인사는 “대의원이 다 동의해도 KTA가 만약 그대로 돈을 다 줬을 경우 분명히 법적인 소송에 휩싸일 것이 분명하다. 팩트는 서울시가 관리단체로 심사권을 행사하지 못했고, 실제 그 기간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적립금 주장을 할 수 없다. 오히려 구지회에서 주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만약 관리위원회가 심사수수료를 이전에 서울시에서 받았던 5만4천원이 아닌, 원가계산을 제대로 해서 실비용만 받았다면, 이런 문제가 전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서울시는 당연히 없는 돈을 달라고 하지도 못한다. 적립금 지급 문제는 쉽게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목소리 높인  대의원들, 왜?

한편, 이날 총회에 경기도협회 황인식 대의원은 2018년도 사업계획 및 예산편성에 있어 엘리트에 비해 생활체육 예산비중이 너무 낮게 책정된 것에 대해 문제를 지적했다. 엘리트-생활체육 양 기구 통합으로 형평성 있게 예산 편정을 할 것을 요청했다.

 

실업연맹 김영훈 대의원은 ▲2018 아시아선수권대회 체급 결정 혼선 및 WT프레지던트컵 입상자에 대한 와일드카드 박탈의 건 ▲WT 그랜드슬램 단체전 불참 결정 및 산하 실업연맹-대학연맹 등 미협의 ▲국제대회 출장 규정 및 여행사 선정 공정성 ▲태권도 비리 신고 신문고 설치 ▲경기분석관 육성 ▲미통합단체 통합 적극 유도 등 사무국 행정 난맥에 대한 강한 질타와 개선을 요구했다.

 

김영훈 대의원은 “KTA 행정을 들여다보니 곳곳에서 문제가 많아 보인다. 최근 아시안선수권대회 체급 결정 혼선을 비롯해 여러 일을 처리하는 것만 보더라도 ‘행정 동맥경화’에 걸린 것 같다”면서 “과연 이런 문제를 최창신 회장이 모두 알고 있는데도 개선하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다. 새 회장 취임 후 계속해 분란이 이어지고 있다. 정기적인 간담회를 통해 소통이 필요하다. 지금 KTA는 정무적으로 행정 효율을 처리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는 11시에 시작해 서울시 심사적립금 반환 여부를 둘러싸고 거듭된 논쟁과 기타 사무국 행정에 대한 지적사항 등이 이어지면서 1시58분에 폐회됐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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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민초관장

    서울시협회장은 회원의 대표로 회원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하고 어찌하여 부페로 얼룩진 전직 회장 임원 직원의 대변인 역할을 하려는지 의아스럽고 개탄스럽다...심사비 인상이 말이나 되는가 ...현재 직원들이 하는 일이 그렿게 많은가...각 시도 협회의 인원과 업무 파악을 하면 다되는 것을 심사비 받아 그들의 급여를 왜 주어야 하는가...직원모두 파산 되어 돌아가야 되지않는가 .

    2018-01-31 18:51:37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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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회원

    회장님의 심정은 이해 하지만 이돈은 회원들에게 돌아가야 할 몫입니다.

    2018-01-31 15:49:19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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