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소리] 타격 기법에서 유술기로의 변환
발행일자 : 2015-06-22 10:52:42
<글. 강 준 회장 ㅣ 사단법인 대한공권유술협회>


과거 내가 가지고 있는 주요 발차기 스킬은 합기도와 태권도의 중간정도의 스타일이었습니다.
두 가지의 무술스타일을 함께 연습한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절도 있고 빠른 발차기를 하기위해 고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동작이 만들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20대 후반을 넘어오면서 발차기가 이상하게 변하기 시작합니다.
언 듯 보면 개발 같아 보이고 뭔가 발차기를 하다만 느낌이 들기고 합니다. 스타일에 변화가 온 것입니다. 동작이 이렇게 된 것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20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내가 수련했던 합기도 유술관에서는 대부분의 수련을 킥복싱시합이나 격투기시합에 대비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었습니다. 그것으로 인하여 우리는 많은 스파링을 해야만 했었습니다.
한번은 수련이 끝나고 같은 사범들끼리 스파링을 하다가 장난이 되어 지금의 종합격투기식의 스파링이 이루어졌습니다.
장난으로 시작되었던 스파링은 점점 강도가 더해졌고 몇 달을 같은 방식으로 사범들과 대련을 했었습니다.
당시에는 나의 특기가 여전히 유도식 메치기와 굳히기였는데 타격기를 하면서 거리를 좁혀 허벅다리 후리기를 집어넣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 아니었습니다.
단순히 유도를 수련할 때는 몰랐던, 거리를 좁히는 방법이 아예 통하지가 않았고, 타격기는 단순히 발차기거리에서의 경합만을 생각해왔었기 때문에 혼란이 가중되었습니다.
젊은 사범이었지만 그때는 타격기에서 어떻게 메치기로 넘어가야 하는지 많은 고심을 했었습니다.
결국 상대에게 데미지를 주기 위한 발차기나 펀치를 하다보니까 나의 특기인 안다리걸기나 허벅다리후리기를 할 만한 각도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나보니 나의 발차기는 킥을 하는 모션으로 상대를 속여 접근전을 펼치거나 상대를 바닥에 메치기위한 일종의 중간다리 같은 역할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이러한 방식이 상대를 제압하는데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을 했었습니다.
당시 20대 중반에 만들어 진 몇가지 접근전의 원리를 만들어 놓았고 이후 1996년에 본을 정리를 했습니다.
1998년에는 이것을 입기본(入技本)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입기본은 1본~6까지 발차기-수기-접근전-메치기-누르기-결정기로 이어져는 6가지의 기본 컴비네이션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입기본은 입기본에 나오는 동작을 외워서 공권유술 대련에 사용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삼원본의 대부분이 공권유술의 원리를 이해하고 숙련시키는 텍스트 북 같은 역할을 합니다.
공권유술 지도자는 이러한 원리를 잘 숙지해서 수련생들에게 보다 쉽고 원리적으로 교육을 시켜야 합니다.
입기에서의 모든 동작의 포인트는 타격기법을 사용한 후 어떻게 상대에게 접근전을 실시해서 바닥으로 끌고 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주요 목적입니다.
위에 동영상에서 첫 번째 동작이 들어가는 준비자세에서 어떤 자세를 취하는지 눈여겨 봐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6본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소독스 스탠스(Orthodox Stance)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타격기법을 사용하는 킥복싱이나 권투, 무에타이같은 선수들이 상대와의 교전자세는 대부분 오소독소 자세(Orthodox Stance)를 취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겁니다.
만약 왼손잡이라면 반대자세 즉 ,사우스포 스탠스 또는 온가드 포지션(On Guard Position)를 잡게 됩니다.

오소독스 스탠스(Orthodox Stance) / 온가드 포지션(On Guard Position)
그러나 타격기를 제외한 유술가라면 오히려 반대의 자세를 취하게 됩니다.
오른손잡이임에도 불구하고 사우스포자세를 잡는 것입니다.
씨름선수가 삿바를 잡고 일어서는 모습을 보시면 누구든 오른어깨자세에서 오른발을 앞에 두고 힘을 겨루게 됩니다.
만약 할 수만 있다면 왼손잡이 씨름선수가 왼어깨 자세를 취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복싱선수와 같은 타격기를 사용하는 자세와는 완전히 상반되는 것입니다.
유도나 레슬링도 모두 오른발을 앞에 두고 기술을 구사합니다. 이것이 유술을 구사하는데 있어서 훨씬 유리합니다.
동영상에는 1본~5본까지의 동작에서 타격기를 한 후 거리를 좁혀 메치기로 넘어가는 자세를 본다면 어김없이 모두 오른발이 앞에 나와 있는 순간에서 기술을 구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타격기가 없이 바로 유술로 넘어가고 싶다면 어떻게 할까요?
처음부터 오른발을 앞에 놓고 시작하는 자세가 좋습니다. 그러므로 6본을 보시면 그 원리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유술기만을 사용하고자 한다면 빠르게 발을 움직여 빠르게 상대를 껴안는 동작이나 상대의 공격에 반응하여 껴안는 동작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제나 오른발이 앞에 나와야 하는 것입니다.
유술기를 가진 내가 타격기를 가진 상대를 하는 첫 번째 조건은 언제나 온가드 포지션(On Guard Position) 이라는 기본적인 진리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실전대련에서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과거나 현재나 대부분의 접근전은 위와 같은 스탠스에서 이루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지금으로부터 25년전 타격기에서 접근전으로 가는 동작을 이야기 했을 때 사람들은 하나같이“왜? 그걸 해야 하는데?”라고 반문을 했었습니다.
이것을 이해시키는 방법은 무식하게도 그와 직접 스파링을 하는 것이었고 설사 스파링으로 상대를 제압했다고 하더라도 상대는 그것을 인정하는 법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서 이러한 동작을 자연스럽게 이해하리라 생각합니다.
입기본은 수련자가 타격기에서 접근전으로 몰고 가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를 담고 있습니다. 이 원리를 바탕으로 많은 접근전의 본을 지도자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후 충분한 접근전의 이해가 확립되면..
순: 오소독소 스탠스
역: 사우스포 스탠스
순-역, 역-순, 순-순, 역-역 과 같은 순으로 본을 만들어 다양한 방식으로 수련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글 = 강준 회장 ㅣ 사단법인 대한공권유술협회 ㅣ master@gongk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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