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이대훈의 딜레마… 빼야 되나? 쪄야 되나?

  

평소보다 한 체급 올렸더니, 체격에서 열세, 경쟁상대도 만만치 않아


2013 푸에블라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목에 건 이대훈(용인대, 3년)


한국 태권도 간판 이대훈이 고민에 빠졌다.

이대훈(용인대 3학년)은 남자 -63kg급에서 2회 연속 월드챔피언을 지낸 최고의 선수다. 차세대 한국 태권도를 이끌 대표 선수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대훈이 고민에 빠졌다. 올림픽체급을 놓고 빼야할지 쪄야할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사흘간 영국 맨체스터에서 첫 개최된 ‘2013 WTF 월드태권도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68kg급에 출전한 이대훈은 마지막 날 금메달에 도전했다. 앞날까지 금메달이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아 마지막 출전자 중 유일하게 금맥을 캐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런데 첫 경기부터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았다. 푸에블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화끈한 경기력으로 MVP까지 수상했던 실력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체중을 감량하지 않았는데도 발끝에 힘이 쎄보이지 않았다. 결국에 8강에서 러시아의 알렉세이 데니센코에게 패해 노메달에 그쳤다.

이대훈이 출전한 체급은 평소 뛰었던 체급보다 한 체급 위와 병합된 체급으로 자신보다 힘과 체격이 좋은 선수들이 월등히 많다. 대표적인 선수가 이번에는 부상을 이유로 출전하지 않았지만 괴물의 스타플레이어 타제굴(터키). 체중감량을 하지 않아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경기를 쉽게 풀어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힘에서 벅찬 모습을 드러냈다.


그랑프리에서 얼굴 공격을 하고 있는 이대훈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이번에 출전한 체급보다 10kg이 낮은 남자 -58kg급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평소 65kg인데 7kg를 감량하면서 평소 제실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더 이상은 체중감량은 어렵다고 판단해 한 체급을 높였다.

이대훈은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 2016 리우올림픽에 -58kg급과 -68kg급 어느 체급에 도전할 것인지. 두 체급 모두 상위에 랭킹돼 있어 그랑프리 출전과 시드배정을 받는데 어려움이 없다. 다만, 체중감량과 체격열세 등을 고려해 어느 체급이 경쟁력이 있을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68kg급 도전을 한다면 당장 상대 선수들과 힘싸움에서 밀리지 않도록 살을 찌우고 그에 걸맞은 새로운 근육을 만들어야 한다. 2016 리우올림픽을 대비해 2015 세계선수권대회도 한 체급을 올려 -68kg급에 도전해야 하는게 바람직해 보인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우승과 런던올림픽 은메달로 일찌감치 병역면제를 받은 이대훈은 19일 육군훈련소에 입대해 4주간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2016 리우올림픽을 향해 새롭게 뛴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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