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튼소리] 한 발자국만 물러, 자신을 바라보면?

  

공권유술 강준 사범의 허튼소리 27


스파링은 무술을 하면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훈련법 입니다. 또한 아주 재미있고 흥미롭습니다. 그러나 나의 마음이 어떠한 감정을 가지고 있냐에 따라, 스파링은 천국과 지옥을 오고 갑니다.

여러분은 상대와 스파링을 할 때, 시간이 지날수록 욱! 하는 느낌이 올라오곤 하지 않았습니까? 이 ‘욱!’하는 느낌은 바로 화(火)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화가 나다’라는 말과 같습니다.

만약 이 상태에서 계속 스파링을 한다면 자기조절의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를 다치게 하려는 의도성 주먹이나 발차기가 오고가게 됩니다. 그러면 상대는 부상을 입게 됩니다. 다치게 한 사람이 괜찮냐고 물어보면, 쪼잔한 사람이 되는 것 같아 괜찮다고는 말하지만, 사실은 안 괜찮은 겁니다. 상대는 부상을 입은 부위보다 마음에 입은 상처가 더 심하게 됩니다.

상대에게 부상을 입힌 자신에게 왜? 상대가 부상을 입었냐고 스스로 물어보십시오! 대부분 나는 상대를 다치게 할 의도는 전혀 없었고 단순한 실수라고 말하겠지만, 마음에 손을 얻고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상대를 다치게 할 의도가 있었던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상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부상을 입은 사람은 자존심에 금이 가고, 자기를 해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알까요? 그냥 감각적으로, 느낌으로 알게 됩니다. 무술은 자기조절이 필요한 철학적인 수련입니다. 인간적으로 성숙하게 되고,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하나씩 깨달아가는 깨달음의 수련입니다. 꼭 깊은 산중의 절에서 면벽수련을 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언제나 깨달음을 얻습니다.

스파링 도중 ‘욱!’하는 느낌이 올라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스파링을 멈추어야 합니다. 그리고 왜? 자신이 화가 나있는지 한 발자국만 뒤로 물러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세요! 가만히 내면을 들여다보면 욕심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욕심은 상대를 반드시 굴복시키려는 마음의 욕심이고 자신이 강하다는 것을 상대에게 과시하려는 과시욕의 욕심입니다. 어쩌면 평소에 상대에게 좋지 않는 감정으로 인하여 혼을 내주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겠습니다.

원인이 무엇이든 자기감정을 알았다면, 스파링을 멈추고, 한 박자를 쉬십시오. 화장실을 다녀오시거나, 상대에게 잠깐만 멈추어 달라고 부탁을 하세요. 누구든 무술을 하면서 “부상쯤은 입어도 괜찮아! 라고 말하지 마십시요!” 그 부상의 대상이 자신을 두고 한 말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상대를 아끼고 존중하지 못한다면 나또한 사람들에게 존중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글 = 강준 회장 ㅣ 사단법인 대한공권유술협회 ㅣ master@gongkwo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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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사부

    좋은 글입니다.

    2013-04-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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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돌쐬

    "따스한 다정한이 강함을 넘어선 강함이다" 라는 최배달 선생님의 명언이 떠오릅니다.

    2013-04-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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