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태권도 별들… 예고 없이 독일에서 한 자리, 왜?

  

WTF 조정원 총재 - ITF 장웅 총재 회동, 박수남 부총재와도 재회


왼쪽부터 박선재, ITF 장웅 총재, WTF 조정원 총재, 박수남 독일협회장, 파라갈로스


독일 함부르크에 세계 태권도계를 이끄는 핵심 단체장이 대거 모여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마치 세계선수권대회를 하는 것 마냥 국가에서 개최하는 오픈대회치고는 규모 있는 VIP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함부르크에 있는 한 식당에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와 국제태권도연맹 장웅 총재가 수년 만에 공식적으로 자리를 함께했다. 여기에 프라갈로스 유럽태권도연맹 회장, 박선재 부총재, 그리고 지난 2009년 WTF 선거 이후 공식적인 만남이 없었던 박수남 전 부총재(독일태권도협회장)도 함께했다.

엄밀히 따지면 이 자리는 박수남 전 부총재가 주선해 이뤄졌다. 독일 태권도 오픈대회에 대회장이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 WTF와 ITF를 대표하는 조정원 총재와 장웅 총재를 비롯한 핵심 임원들이 함께했다. 조정원과 장웅, 조정원과 박수남 각기 만남의 이유와 의미가 있다.

우선 조정원과 장웅. 두 사람은 WTF와 ITF의 수장이다. 한 때 두 단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권고로 통합을 위해 기술통합을 전제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11번의 실무회담을 했다. 그 후로 양 단체의 실무회담은 물론 교류도 딱 끊겼다.

이에 대해 장웅 총재는 지난해 런던 올림픽 기간 <무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2009까지 11번 회담을 했다. 결과적으로 ‘공담’으로 끝났다”며 “박수도 두 손이 맞아야 소리가 나듯 의지가 있다면 결실을 보았을 것이다”고 아쉬움을 밝힌 바 있다.

어찌했든 양 단체 수장이 공식적인 만난 것은 수년 만이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 기간에 잠시 만났지만, 당시는 장웅 총재가 IOC위원이라 공무로 태권도 경기장에 방문한 것일 뿐이다.

양 단체장은 2009년 이후 대화가 끊어진 데에 자기반성을 하면서 앞으로 다시 통합과정의 노력을 다하기로 했다. 이날 자리에서 양 단체장은 앞으로 WTF와 ITF 선수들이 원한다면 해당 경기규칙을 준수하는 원칙으로 다른 단체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기로 했다. 또한 통합 시범단을 구성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예고 없이 이뤄진 양 단체 수장의 만남은 오는 9월 IOC 정기총회 때문으로 보인다. IOC에서는 그동안 태권도계 두 단체가 있는 것은 문제로 지적해 왔다. 자크 로게 위원장 역시도 이를 문제 삼으며 ‘통합’을 권고해 왔다. 지난 2월 IOC 집행위원회에서 가까스로 핵심종목으로 잔류한 태권도가 9월 총회에서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ITF와 적극적인 통합의 자세를 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다른 특별한 만남은 조정원 총재와 박수남 전 부총재. 4년여만의 공식적인 만난 것. 2009 코펜하겐 정기총회에서 열린 총재 선거에 박수남 사범이 출마했다가 막판 태국 IOC위원인 낫 인드라파나 전 부총재를 지지하면서 사퇴했다. 그 후로 박 전 부총재는 조정원 총재와 관계가 껄끄러워졌고, WTF와 거리를 뒀다.

그러던 중에 박수남 부총재가 지난해 독일태권도협회장 선거에 출마해 하인츠 그루버 전 회장을 누르고 새 회장에 선출됐다. 조정원 총재는 이곳에 많은 관심을 쏟은 곳이었다. 그래서 하인츠 그루버 전 회장을 집행위원으로 선임까지 해 놓았었다. 유럽 태권도의 핵심이자 요충지를 과거의 상대에게 일격을 당한 셈이다.

게다가 박수남 전 부총재가 수년 전부터 준비해온 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을 공식 출범하면서 동시에 첫 세계어린이선수권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해 세계 태권도계에 미묘한 긴장감을 흐르게 했다. 조정원 총재 역시도 이에 대해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신경이 쓰이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나 오는 7월 WTF 총재 선거를 앞두고 있어 잠재적 대항마로 거론되고 있는 박수남 전 부총재와 적대적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 미리 만난 것으로 풀이된다. 4년여 배제했던 옛 동료와 다시 만나 어떤 대화를 했을지는 짐작이 된다.

IOC 정기총회와 WTF 총재선거를 각각 앞두고 예고 없이 이뤄진 만남. 정치적인 만남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번 만남 자체가 첫째는 끊어졌던 WTF와 ITF의 통합 재논의, 둘째는 WTF와 ITF 수장의 노력으로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의 물꼬, 셋째는 세계 태권도 핵심 인사의 화합 분위기 조성 등 태권도계에 분명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날의 만남을 계기로 앞으로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진전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무카스미디어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세계태권도연맹 #국제태권도연맹 #조정원 #장웅 #박수남 #박선재 #ITF #WTF #총재 #선거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
  • 태권

    최중화계랑 손잡는건 그런가
    북한이 뭔짓할지 모르니 9월까지만이라도 참는 거겠지....흠

    2013-03-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북한도 태권도대회 나와야

    북한도 태권도선수단을 세계선수권등에 출전시켜야. 박수를 치려면 그쪽에서 쳐야지. 왜 자꾸 우리에게만 뭐라 하나. 태권도를 사랑한다면, 정정당당하게 태권도대회에 나와야 한다. 북한에게 강요하지 말자.

    2013-03-1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