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명 칼럼] 반세기를 넘긴 KTA 역사 오류
발행일자 : 2012-10-29 12:04:46
<글. 이경명 소장 | 태권도문화연구소>

“50년사 꿈에서 깨어나야 할 대태협의 정체성”

대한태권도협회 홈페이지에 안내되어 있는 연혁
‘WTF태권도용어정보사전'(2010, 세계태권도연맹)에 따르면, 사단법인 대한태권도협회(KTA)는 대한체육회의 정식 가맹단체로서 한국 태권도계를 통합 관리하는 대표기관이다.
1961년 9월 16일 ‘대한태수도협회’라는 이름으로 창립되었고, 1963년 2월 23일에 대한체육회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축구, 야구, 수영 등 기타 종목에 이어 태권도가 28번째로 가맹승인을 받고, 같은 해 10월 4일 전북 전주에서 개최된 제44회 전국체육대회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었다. 1965년 8월 5일‘대한태권도협회’로 개칭되었다.
위 문장에서 하나의 오류(誤謬)가 발견된다.
대한태수도협회 창립 연월일은 1961년 9월 19일이다. 창립월일, 즉 9월 16일은 대한태권도협회 홈페이지를 비롯해 국기원 홈페이지 연표에도 기록돼 있는 날짜이다. 조금도 의심을 할 수 없는 해당 공인 기관의 기록을 두고 누가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세계태권도연맹 40년사 집필 원고에 1961년 9월 19일로 기록된 것을 연맹 모 차장이 보고, 이거 잘못 기록된 것이 아니냐고 내게 문의했다. 대한태권도협회 홈페이지에는 9월 16일로 돼 있다는 것이다.
필자도 태권도역사서에 9월 16일로 기록한 바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 9월 19일이 9월 16일로 기록된 것일까?
필자는 세계연맹 40년사를 집필하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느꼈다. 몇 권 안 되는 우리 태권도 문화 문헌 풍토에서 태권도역사서에는 남의 글을 인용하면서 혼란스럽기까지 하다.
특히 ‘태수도’ 명칭의 제정일과 대태협(대한태권도협회)의 대한체육회 가맹일이 대표적이라 할 것이다.
대태협은 대한체육회 가맹날짜를 1962년 6월 20일로 기록하고 있다. 이는 1963년 2월 23일로 바로 잡아야 한다. 대태협에서 지난 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연사를 발간한다는 소문이 자자하더니만 그 후 무소식이다.
특히 대태협의 정체성과 깊은 관계가 있는 창립일의 오류가 반세기를 넘긴 지금에도 그대로 지속되고 있으니 그로 인해 석 ․ 박사 논문 등을 비롯해 많은 관련 참고서에는 꼬리를 물고 인용되고 있다고 할 것이다. 태권도 학문화의 정체성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필자가 세계연맹 40년사를 집필하면서 발견한 자료는 어디에 근거하고 있는가도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대한체육회에서는 2010년 12월에 대한체육회 90년사 Ⅰ ․ Ⅱ를 간행했다. 대한체육회 90년사 부록 ‘스포츠 연표(1920~2010)에서 발견한 것이다. 발견한 그 순간 내 심장의 고동(鼓動)! 이란 뭐라 표현할 수 없었다.
대한체육회 90년사 부록에 담긴 기록을 그대로 여기 옮긴다.(407쪽)
1961년
1961. 09. 19 대한태수도협회 창립(초대회장 : 채명신)
1963. 02. 23 대한체육회 가맹
1965. 08. 05 대한태권도협회(KTA) 개칭
1973. 05. 28 세계태권도연맹(WTF) 창립 및 가입
오늘날 태권도의 이름은 ‘태수도’에서 개명된 역사적 사실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그렇다면 ‘태수도’ 명칭은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유래된 것일까?
많은 태권도인들은 이에 대해 무관심한 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태수도’ 명칭은 1961년 9월 19일에 만들어 졌다. 명칭 제정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기록이 보인다.
1961년 9월 19일 한국체육관에서 열린 회의는 송무관 관장 노병직이 주재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또 다시 협회 명칭을 놓고 논쟁이 벌어졌다. 남태희는 “1959년 각 관의 대표들이 회합(최홍희 주도로 대한태권도협회를 창설할 때)할 당시, 만장일치로 ‘태권도’로 한 적이 있으니 태권도로 할 것을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에 엄운규가 찬성했으나 윤쾌병이 반대했다.“당시 문교부에서 결정했다고 해서 태권도가 된 것이지 만장일치로 된 것은 아니다. 우리는 공수도를 고수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 말에 노병직과 이남석이 등이 동의했다. 그러나 청도관 출신들이 동조하지 않자 윤쾌병은 태권도의‘태’자와 공수도(당수도)의 ‘수’자를 따서‘태수도(跆手道)’로 할 것을 개의했다. 결국 ‘태수도’를 표결에 부쳐 6표 중 찬성 4표, 기권 2표로 협회 명칭이‘대한태수도협회’로 가결되었다.(‘태권도뎐’ 서성원, 2012:39)
이렇게 해서 최홍희가 만들었다는 태권도 명칭은 ‘태’ 자 속에 용해된 것이다. 역사적 기록일인 1961년 9월 19일 대한태수도협회 창립과 동시에 ‘태수도’ 명칭이 새로이 탄생한 것이다. 그 후 ‘태수도’ 명칭은 1965년 8월 5일 대한태수도협회(회장 최홍희) 이사회 2차 회의에서 간신히 1표로 신승(辛勝)!, ‘태권도’의 공식 명칭이 된 것이다.
다시 태어난 ‘태권도’의 명칭은 ‘태수도’에서 개명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로 인해 대태협은 반세기를 넘긴 오류의 정체성에서 하루속히 깨어나야 할 것이지만 태권도인들도 역사적 사실에 지대한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 위 내용은 외부 기고문으로 본지 편집방향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글. 이경명 태권도문화연구소장 l kyongmlee@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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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공수도 협회에서 대한 태권도협회를 하나의 분신 정도로 생각 하는거야. 저런 자들때문에
2012-11-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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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희가 만든 태권도는 태자에 용해되 있다. ㅋㅋ 기가 막히다. 언젠가 이런 나팔수들의 판타지 소설이 아닌 진실과 사실들의 시대가 올까나... 이긴자가 진실이고 승리한 쿠테타는 처벌 할 수 없는 것이니
2012-11-2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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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의 역사에 대해서 잘 알게 되었습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2012-11-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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