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와 택견의 명(明)과 암(暗)

  


태권도는 고유한 한국문화의 소산이며 고유한 태권도의 정신과 기술 또는 태권도의 전통적인 정신과 기술이라는 문구는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 정관 제1조(목적)에 공통적으로 명시돼 있으며 이의 올바른 보급과 민족문화발전에 이바지 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편 택견은 민족 무예임을 표방하고 있다.

태권도는 문화, 택견은 무예의 개념을 표방하고 있으며 태권도는 한국, 택견은 민족의 개념을 내세우고 있다. 태권도는 96년 12월 15일 정부로부터 10대 한국 문화의 상징(CI)가운데 하나로, 택견은 83년 6월 1일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로 각각 지정되었다.

이렇게 볼 때 태권도는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 상징으로서, 택견은 민족무예의 무형 문화재로서 지정돼 각기 전통적 가치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한국문화의 소산인 태권도는 시드니올림픽종목으로 승화, 올림픽스포츠문화의 꽃으로써 한국을 빛내며 세계인의 가슴에 태권도 정신의 접목이라면 택견은 중요무형문화재로서 가장 한국적인 문화를 보존, 전승하는가에 각각의 가치관이 달라질 것이다.

태권도와 택견은 전통성 문제에서 반목하고 있으며, 그 반목의 변증법적인 과정을 거쳐 태권도는 택견에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 받는 결과를 가져다 줬다. 그 단서는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

"1968년 11월 6일자로 국제태권도연맹 사무총장 허헌정(許憲政)의 명의로 태권도를 무형문화재로 지정해 달라는 신청서가 문화공보부 장관에게 접수되었다. 이것을 계기로 문화재관리국에서 우리 나라의 고유 무예를 조사하게 되었고 1973년 4월 23일 문화재위원 예용해(芮庸海)의 택견 조사보고서가 제출되었다.신청

이 보고서에서「태권도에 대한 무형문화재 지정신청은 동첨자료(同添資料)와 함께 검토한 결과 현행 태권도가 전래(傳來)의 기법인 수박(手搏 또는 手拍)이나 「택견」을 토대로 하여 창출되었다고는 하나 무형문화재의 지정은 고유(固有)한 전통의 원형(原形)이 온존(溫存)되어 있어야 하는 것을 원칙(原則)으로 하고 있으므로 태권도의 국내외적인 성예(聲譽)나 공헌에 상관없이 지정에 난점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단「택견」의 기능보유자인 송덕기는 전래의 기능을 원형에 변용(變容)없이 계승하였다고 생각되므로 무형문화재로 지정함이 타당(妥當)하다고 생각되어 별첨 조사자료를 제출한다」고 보고함으로써 택견의 중요 무형문화재 지정 문제가 공식적으로 거론되었다.

1982년 7월 문화재위원 임동권(任東權)에 의하여 두 번째로 택견 조사보고서가 제출 되었는데 택견의 실제(實際)는 신한승이 정리한 것을 그대로 취하였다. 태견은 1983년 6월 1일자로 중요무형문화재 제76호로 채택되었고 기능보유자로 송덕기, 신한승을 지정하였다."(민족무예 택견, 이용복, 학민사, 1990;84∼85)

결국 최홍희의 선수(先手)가 오히려 태권도가 택견을 중요무형문화재 지정(문화공보부)이라는 역사적 기록을 남기다. 택견과 태권도와의 만남은 1970년대 초 창무관 출신 임창수(재미사범)와 송덕기 (1893∼1987)와의 출발이다.

당시 태권도 해외홍보용 비데오테입 제작을 위해 김운용의 지시로 임창수가 송덕기로부터 2개월 남짓 택견 술기(術技)를 익히게 되었다. 송덕기와의 한 장면이 「태권도교본 (품세편)」(대한태권도협회 1972;23)에 실려 있는데, 임창수는 얼굴에 턱수염을 붙이고 짚신에 한복 차림으로 택견하는 장면인데, 송덕기와 동년배(同年輩)로 위장, 태권도의 전통성을 택견과 연계시키고 있다. 더군다나 그 한 장면의 사진과 함께 「무예도 보통지(1790)의 전문(全文)을 게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인연(因緣)으로 해서 임창수는「전통무술 택견」(박종관, 서림문화사, 1995;22)에서 송덕기의 제자로 신한승(1928∼1987)과 함께 택견의 계보로 기록돼 있다. 현재 태권도 용어 가운데서 택견에서 차용한 대표적인 용어로는 칼잽이 두발당상 날개펴기(활개짓에서) 등인데칼잽이는 칼재비로 두발당상은 두발당성으로 바뀌었다.

택껸(택견)이라는 명칭은 1954년 9월 중순 제29사단 1주년과 제1군단 창설 4주년 기념일 때 식후행사로 당수도시범대회가 있었다. 이를 지켜 본 이 대통령(이승만)이 최홍희 장군에게 "저것이 우리 나라에 옛날부터 있던 택껸이야" "택껸이 좋아, 이것을 전군(全軍)에 가르쳐야 해"(태권도와 나, 최홍희, 1997;334∼335)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한 마디에 최홍희는 태권이라는 명칭을 창안하게 된다.

이승만 대통령의 택껸에 대한 상기(想起)와 지시, 그러나 최홍희의 태권이라는 명칭 제정이 오늘날 두 무예의 정통성의 운명을 달리하는 단서가 되고 있다. 태권 명칭을 채택한 이유로 ▷ 고래로부터 내려오던 태껸이라는 어음을 연결시킬 수 있었고, ▷ 손보다 발을 더 많이 쓰는 이 무도의 성격자체를 나타내는데 적합한 글자이기 때문이다.(태권도지침, 최홍희, 1966;22)

태권도의 공식 명칭 채택은 태수도(대한태수도협회)에서 1965년 8월 5일 태권도 (대한태권도협회회장 최홍희)로 개칭(改稱)하게 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태권도와 택견은 이와 같은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역사의 길에서 명암을 달리하며 발전하고 있다.

오늘날의 태권도인은 최홍희의 태권도에 기여한 공과를 따지기 전 우리는 그가 아직도 83세 고령임에도 태권도의 정립과 발전을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그는 1972년 박정희 대통령과의 불화로 캐나다 망명길에 올라 1980년대부터 북한에 태권도를 보급하고 있다.

그는 태권도를 통한 남북통일 태권도의 무도화 그리고 세계태권도연맹과의 반목등 행적을 볼 때 우리는 인간 최홍희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앞서 그의 태권도 정신을 높이 기려야 하는 것은 아닐까. 최홍희는 그의 자서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나는 망명한 것을 털끝마치도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사상, 종교, 인종, 국경에 관계없이 태권도를 온 인류에게 보급하려던 꿈을 달성했고, 영세 속에 한 발자국을 남기게 되었기 때문이다."(상게서 186쪽) 우리는 태권도라는 화두를 삼을 때 최홍희를 제외할 수 없고, 올림픽 태권도를 말할 때 김운용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태권도와 택견의 전통성을 시작으로 태권도의 명칭제정, 택견의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태권도 올림픽 종목채택 그리고 10년만에 택견의 체육회 인정단체 승인(2001년 2월 2일 대한택견협회의 대한체육회(회장 김운용) 가맹) 등 두 무예가 남긴 명과 암의 실상처럼 앞으로도 전개될 것이다.

이제 국민생활체육협의회의 창립은 태권도와 택견이 상생(相生)의 원리에서 각기 전통과 현대라는 조화를 이루며 새로운 가치관과 무예문화를 형성해야할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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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는 구경꾼

    각자 갈길 가면 되는데 태권도는 왜이리도 구차하게 택견을 못잡아 먹어서 안달일까요? 족보 세탁이 완벽해질려면 적장자가 없어 져야 하는데 살아 있으니 그러는 걸까요? 왜놈 무술로 시작된 무술인지라 뒤가 많이 구려서 그런가요. ㅋㅋㅋ

    2016-06-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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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愛武하는 남자

    간단히 말하겠슴돠. 애무 하기 바쁘니까..

    먼저 정체성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고 생가함돠.
    즉 이제까지의 정통성,역사성서에 대한 열등감에서 벗어나
    태권도는 우리 고유 무술이라기 보단 가라테에 근거하지만 새롭게 한국것화한 한국의 현대무술로.

    태껸은 한국의 전통무술로.

    더 이상 태권도에 거짓 역사의 옷을 입히지 맙시다.
    안그렇게해도 당당할 만큼 성장했다고요.

    모두모두 자랑거리입니다.

    우리나라에 그만큼 다양한 무술있는거 아닙니까?
    태권도 좋아하다 택껸 좋아할 수도 잇고 택껸 좋아하다 택권도 좋아할수 있는 겁니다.

    직선의 무술 곡선의 무술.
    유의 무술,타격기 무술.
    ...

    중국집가면 여러가지 메뉴가 잇어 다양하게 먹어도 모두 중국음식이듯 우리무술도 그렇게 만듭시다.

    아! 일부 덜깨이거나 기득권적 태권도인들이 아집과 독선이 우선 극복될 문제지만여.

    전 외국 무술도 모두 다 좋아하는 열린 애무하는 남자랍니다.
    하지만 우리것에 대한 애착이 더 가네여. 왜내믄 전 한국사람이니까여.

    예쁘게 봐주세여..*^^*




    2001-09-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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