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쿠] 아제르 여자 첫 올림픽행… 박선미 ‘마법’

  


첫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 파리다와 그를 가르친 박선미 코치 등 선수단.


아제르바이잔 여자 태권도가 변했다. 중학생 실력의 선수를 매우 짧은 기간에 세계 정상급으로 성장했다.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이후 처음으로 본선 출전자격을 얻었다. 그 뒤에는 한국인 박선미 코치(39)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부임한지 만13개월 만에 아제르바이잔 여자 태권도를 마법처럼 변화시켰다.

30일 아제르바이잔 바쿠 사흐라치 올림픽센터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세계태권도선발전’ 여자 -67kg급에서 약체로 평가됐던 아제르바이잔의 파리다 아지조바가 런던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올해 만16세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선수. 지난 6월 6일이 생일을 맞아 참가자격이 주어졌다. 조금만 더 늦게 태어났더라면, 이번 선발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결승에서는 한국 김미경(인천시청)과 맞붙었다. 1회전은 파리다가 몸통 득점을 연달아 성공하며 2대1로 리드했다. 홈 관중들의 열띤 응원에 힘입어 자신감 있는 경기를 펼쳤다. 이후 노련한 김미경에서 몸통을 계속 내주는 등 역습을 당해 6-5로 패했다.

8강전에서 WTF 세계랭킹 3위 케린 세르제리를 2대1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어 준결승에서 스웨덴의 엘린 요한손(3위)을 4대0으로 이기면서 결승전 승패와 관계없이 런던행을 확정지었다. 홈 관중의 환호로 경기장이 떠나갈 듯했다. 경기를 마치고 박선미 코치에게 달려가 안겼다. 박 코치도 감격의 기쁨을 나눴다.

아제르바이잔에 처음으로 여자 올림픽 출전을 안게 한 박선미 코치는 지난해 6월 1일자로 여자대표팀 코치로 부임했다. 그 전까지 제주도청에서 선수들을 데리고 전지훈련에 온 인연이 아제르까지 오게 됐다.

부임 후 지난해 9월 한국에서 열린 코이아오픈대회에 아제르바이잔 여자 선수 11명을 이끌고 참가했다. 이때 그는 “아제르바이잔 여자 태권도 선수가 올림픽 무대에 서는 날을 그려봅니다”라고 희망을 말했다.

이 올림픽 무대는 2012 런던이 아닌, 적어도 2016년 리우를 염두하고 말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제르 여자 대표팀의 실력은 한국의 중학교 선수 실력밖에 안됐기 때문이다. 기본기부터 다시 가르쳤다. 처음 3개월은 하루 4차례 혹독한 훈련을 시켜 선수들이 모두 나자빠졌다.

파리다가 시상식 무대에 오르자 박선미 코치는 먼발치에서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소감을 묻자 “나도 놀랬다. 6개월 전에 무릎수술을 해서 크게 기대 안했다. 한 때 훈련태도가 불량해 대표팀에서 내쫒았다. 하지만, 협회에서 간곡하게 부탁해 다시 받아들였다”며 “나이가 어려 런던 올림픽에서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좀 더 가르치면 2016년에는 아제르바이잔 여자 선수 사상 첫 올림픽 메달까지 노려볼만하다”고 말했다.

박선미 코치는 서울 출신으로 성신여중과 영신여고, 상명여대를 거치면서 화려한 선수생활을 했다. 특히 199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경험도 있다. 이후 제주도청에서 10여 년간 우수선수를 발굴해 육성해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마흔을 곧 앞둔 박선미 코치는 아직 미혼이다. 태권도와 결혼했다고 할 정도로 열정이 대단하다. 아제르바이잔과 인연은 우선 내년 런던 올림픽 때까지다. 대단한 업적을 이뤄 재계약이 당연시되는 분위기다.

아제르바이잔에서 한국의 위상을 떨치고 있는 박선미 코치의 활약이 기대된다. 그의 마법이 런던에서도 일어날지 주목된다.

[무카스미디어 = 바쿠 ㅣ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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