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카스뒷담화]‘역전의 명수’ 장창영

  

‘하루 두 시간 찜질방', 장창영식 선거 운동


지난 28일 열린 대학연맹 회장선거에서 장창영 사무총장 (맨 오른쪽)


때는 2002년 2월 대한태권도협회(KTA) 대의원총회. 김운용 전 회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KTA협회장 자리를 놓고 처음으로 선거가 진행됐다. 구천서 전 회장을 지지하는 세력들이 투표장 출입문을 봉쇄한 가운데 자신의 지지 세력들만이 참석한 ‘그들만의 선거’가 시작됐다. 동시에 어떻게 해서든 출입문을 뚫고 회장선거 백지화를 주장하는 반대 세력들의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투표장 출입문은 아군인지 적군인지도 구분이 안갈 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런 와중에 눈에 뜨일 정도로 강렬하게 몸싸움을 하며 목에 핏대를 세워 얘기하는 한 태권도인이 있었다. 바로 장창영 현 세계태권도문화축제 사무총장이다. “제대로 된 선거를 해야지. KTA 특성에 맞는 선거법을 제정하자는 거야.” 흥분한 장 사무총장은 더욱 과격하게 몸싸움을 했다. 불같은 성격 탓에 ‘무대포’ ‘싸움닭’ ‘막무가내’ 라는 별명도 이때 붙여졌다. 장 총장측과 구천서 회장측과의 물리적 충돌 수위는 점점 높아져 갔다. 급기야는 경찰까지 투입됐다. 국내 언론에서도 ‘종주국 태권도의 망신’이라며 이 사건을 대서특필했다.

약 2년 뒤, 구천서 회장 및 관련 KTA인사들은 (2002년)당시 폭력배들을 동원해 회장선거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하지만 당시 반대측(이윤수)에서도 선거과정에서 업무방해와 관련해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며 거세게 항의 했다. 결국 당시 길길이 날뛰던 장 사무총장이 1순위 타깃으로 지목됐다. 이때 검찰에서는 장 사무총장에게 수차례 당신을 대신할 만한 이윤수측 인사를 내놓는다면 간단한 벌금형으로 끝내겠다는 회유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장 사무총장은 자신이 안고 가야 할 몫이라며 서울구치소에서의 3개월 옥살이를 선택했다.

그로부터 5년뒤….

“오경호 37표!” 지난 28일 제16대 한국대학태권도연맹 회장으로 오경호 충청대 이사장이 확정되는 순간, 장창영 사무총장은 오른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숨죽이며 고생했던 그간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뛸 듯이 기뻐 크게 소리치고 싶었지만, 목이 먼저 메어와 소리치지도 못했다. 장 총장에게는 오경호 이사장을 대학연맹 회장에 당선시켜야만 할 개인적인 이유가 있었다. ‘명예회복’이었다. "너무나 힘든 기억이에요. 5년전의 아픔을 항상 기억했죠. 지금은 남자로, 또 태권도인으로서 예전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

선거직후 태권도계 인사들은 그를 두고 ‘역전의 명수’라고 불렀다. 지난 6일까지만 해도 현 집행부의 그늘 아래 김우규 교수 쪽으로 기울어져 있던 대의원들의 표심을 뒤집어 놓은 ‘주역’이기 때문이었다. 장 사무총장은 대체 어떻게 ‘오경호 주인공의 당선 드라마’를 완성시킬 수 있었을까.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자신의 태권도 정치 인생에 배수진을 친 것이다.

오경호 회장 만들기의 일등공신인 장창영은 선거를 앞두고 두 달 동안 ‘하루 두 시간 찜질방’이라는 가히 초인적인 생활을 지속했다. 전국 50개의 지방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의 대의원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서였다. “지난 2007년 오경호 이사장과 같이 일하면서 알게 됐죠. ‘아! 이 사람 정말 태권도를 위해서라면 간이고 쓸개고 다 꺼내줄 사람이구나’고 말이죠. 그 사람은 태권도에 철저하게 미쳐 있었습니다. 그래서 결심했죠. 이 정도라면 제 모든 것을 걸어 보자고요.” 장 총장은 자신의 이런 생각을 만나는 대의원들에게 신심으로 전달했다. “참신한 사람이며, 때 묻지 않은 사람”을 강조하면서 말이다. 장 총장은 하루에 한 개의 대학을 방문하는 것도 어려웠으며, 몇몇 학교들은 아예 약속 잡기조차 힘들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잘 만나주지 않는 대학의 관계자들의 경우에는 몇 날이고 근처 목욕탕에서 숙식을 하며 만나 줄 때까지 기다렸다. 장 총장은 “만약에 오 이사장이 당선되지 않는다면 제가 하고 있는 태권도와 관련한 모든 일에서 물러날 생각으로 뛰어다녔습니다. 마지막이라는 각오였죠. 단 1분을 만나더라도 오 이사장과 저의 진심을 전하려 했습니다.” 많은 대의원들은 이런 장 사무총장의 열의를 일종의 ‘의리’라고 표현했다. 아직 외부에 알려진 적은 없지만, 장 사무총장을 지난 2003년 서울구치소에서 만난 구천서 전 회장까지도 이런 그를 치켜세웠을 정도라고 한다. “구치소에서 자주 구천서 전 회장을 만났어요. 저를 볼 때마다 자주 ‘당신정말 남자야. 나도 자네 같은 사람이 있었으면 좋을텐데’라고 말했죠. 그 이후에도 친하게 지냈어요. 최근에도 종종 연락하는 사이로 지내고 있어요.”

장 총장의 저돌적인 성격은 ‘내 사람이다’ 싶은 사람이 위기에 처했을 때 더욱 강해진다. 단적으로 지난 10월에 열린 전국체전에 오경호 이사장이 처음으로 다른 입후보자들을 만났을 때였다. 한 후보가 ‘5억원을 지원하겠다는 설이 있는데 맞느냐’고 다그치며 현직 교수가 아닌 대학의 이사장이 출마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윽박지르자, 장 총장이 맞섰다. “그런 당신의 자질은 적합하다고 보는가요? ××× 혐의, ××× 한 죄 때문에 감옥생활도 하지 않았나요.” 지적은 정확했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던 그 후보는 입을 다물고 그 자리를 떴다. 이후에도 이런 장 총장의 '입담 한판승'은 종종 연출됐다.

'장창영 식' 선거 전략은 이번 대학연맹 회장선거에서 빛을 발했다. 원천은 ‘페이스 투 페이스’ ‘죽기 아니면 살기’였다. 이 때문에 가끔은 ‘너무 정치적이지 않느냐’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장 사무총장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2003년 이후(회장선거 파문)에 태권도계(KTA)에도 선거법과 관련해 틀이 잡히기 시작했어요. 물론 저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태권도계의 변화에 일조할 수 있었는 자체가 뿌듯할 뿐입니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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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카스뒷담화 #오경호 #장창영 #대학연맹 #태권도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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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밑에 쓴 분도 크게 다른거 없는데..자기는 다른거처럼 말하고,,

    2009-01-0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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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각짧은 댓글러들에게

    댓글에도 정도와 수준이 있고., 논리적인 설득력이 있어야 하는데ㅡ, 아래 태권도인들의 답글은 자기의 편협된 주장만을 내세우는 것 군요.. 걱정입니다. 이런 이기적인 틈새에서 오셩고학 살아남게 될지, 절대 흔들리지 마ㅔ요 장총장님도 오이사장님도 이런 음해하고 비방하는 세력들의 이야기에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세상은 압니다. 훗날 결과로 평가 받으리라는 걸,,,
    태권도계 한 중진

    2009-01-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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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희빈

    오사장IOC위원 나가면 나도 나가야겟네~ㅋㅋ태권도 말아 먹을라고ㅋ

    2009-01-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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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진이

    니내들노니..주거니받거니참잔대가리.그나저나오사장어디까지진출시킬거야.이것으로땡하면안될거아니야.이참에 IOC위원까지가면안될까...고럼가야지황진이너을위해...

    2009-01-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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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그리고 회장자리는 앞에서 문제를 알고 이끌고 책임을 갖고 지시하는 역할이 필요한 자리지, 뒤에서 서포터하는게 아닙니다. 그럴려면 아예 이 자리에는 안 맞는거 같네요. 애정만으로 설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걸 아셔야죠..전문지식도 없는데 무슨 대한민국 엘리트집단인 대학연맹을 이끈다 말입니까? 자신이 모르는 걸 배우러 온 것도 아니고, 회장후보로 나선 분이 태권도 잘 모른다는 말을 그리 쉽게도 하시는지, 앞으로 연맹에서도 그런 식으로 하면 태권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만 있지 않을 겁니다.

    2009-01-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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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

    참..암튼 결과가 어찌 되었든 당선이 되었으니 어깨에 책임감을 잔뜩 짊어지고 하셔야할 겁니다. 우리 태권도 문제점을 잘 알고 계시다던데 현 태권도의 문제가 자금으로 해결 될 문제는 몇개 없는데, 공약 상황은 거의 돈으로 해결 하시겠다는 거 같던데..이사장님이시니 돈 많으신 건 알겠는데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태권도 문제를 제대로 알고 계시는 게 좋을겁니다.

    2009-01-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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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이팅

    장창영 사무총장님 오경호 이사장과 함께 열심히 활동해 주세요 미국에서 ,,,

    2009-01-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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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애

    오사장뒤에눈힘팍준사람누구야,올해는힘빼고살어요이건토정비결에서나온야기...

    2009-01-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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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러워

    쇼하네..어이없어......세상은요지경짜가가판치네..

    2009-01-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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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정한 사나이

    군주가 정말 군주인가 파악하여 생명을 걸어도 되겠구나 싶은 사람은 참 행복하다
    쫌팽이가 군주처럼 행동하면 그 단체는 망한다, 모단체처첨......
    부럽다 장총장 당신의 해안이....

    2009-01-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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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

    태권도의 미래가 훤하다

    2009-01-0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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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본?

    새해에 꼭 영화 한편 찍어보쇼~돈 많으니 제작비는 걱정 없겠구만...켘

    2008-12-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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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

    영화 또 찍어??ㅋㅋ새해도 밝아오는데 가지가지 하네..ㅉㅉ

    2008-12-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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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렇게 뒤에서 노력하는

    이렇게 뒤에서 노력하는 분들에 대한 일들도 알려주셔서 감사하네요 장창영 총장이
    이렇게 힘든시절을 격고 다시 재기하게 된것을 축하드려요

    2008-12-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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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mmmmmmmmmmmmm

    2008-12-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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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ks

    정말 대단하신분입니다.^^

    2008-12-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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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kd미래

    정말 고생하셨습니다^^

    2008-12-31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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