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진회관 최고고문 ‘로야마 사범’ 탈퇴의 진실

  


월드공수도지에 실린 로야마사범관련기사

<국제공수도연맹 극진회관>에서 탈퇴(?)한 로야마 최고 고문을 둘러싼 소문은 항간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내부적으로는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었음이 밝혀졌다.

국제공수도연맹 극진회관 마쓰이 총재(현 극진회관 총재, 최영의 총재에 이어 극진회관 2대 총재로 활동 중)는 지난 2002년 12월 5일, 일본 동경 이케부쿠로 소재 국제공수도연맹 극진회관 총본부에서 이러한 억측들을 잠재우기 위해 <극진회관 2002년 총괄과 2003년의 활동에 관해서>라는 제명 하에 기자들을 불러 전격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장에서 중점적으로 거론된 부분은 역시 ‘로야마 하츠오(전 극진회관 최고고문)’씨의 최고 고문 직 영구 제명처분과 카즈미 하지메 선수의 현역 선수 은퇴와 극진회관 탈퇴, 히로시게 씨, 湖山 씨의 극진회관 탈퇴와 관련된 사안들이었다.

그 동안 알려진 소문에 의하면, 로야마 최고 고문은 ‘최영의 총재의 유지를 잘못 받아들여 극진회관의 본질을 흐리는 마쓰이 현 총재의 지도력에 회의를 품고, 이에 자신은 최영의 총재의 유지를 온전히 보존하기 위해 극진회관을 탈퇴한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기자회견을 통해 나온 결과는 이러한 억측된 소문과는 많은 부분이 잘못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월드 공수도지>에 실린 마쓰이 총재와의 인터뷰내용 중 일부


마쓰이 총관장

▲카즈미 선수와 히로시게 사범의 탈퇴 이유와 로야마 최고 고문의 제명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습니까?

★마쓰이 총재 : 오오야마 총재가 서거한지 10개월이 막 경과한 시점에서 극진회관에서 상당수의 지부가 이탈하는 소동이 있었는데, 이번에 발생한 로야마 사범 사건 역시 기본적으로는 그 때와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과격한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지만, 이번 건 역시 현 체제에 불만을 품고 현 체제를 전복시키려는 목적 아래 쿠데타를 획책하려는 듯한 불순한 언동(말과 행동)들이 여기저기서 발각되었고, 그것이 일본 내 뿐만 아니라 세계 전 지역에서 기존의 질서를 뿌리 채로 뒤 흔들 만한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그 건 만으로 바로 제명 처분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을 취하지는 않았는데, 그건 당시 로야마 씨는 어쨌든 극진회관의 <최고 고문>의 자리에 있었기 때문에 본인의 입장도 생각해서 조직 내부에서 본인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기회를 주었지만,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쿠데타 행위>라는 다소 과격한 표현을 사용했습니다만, 어쨌든 쌍방이 다소 오해의 요소도 있을 수 있어서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표면화된 사건에 대해서만 본인 스스로 책임을 지고, 최고 고문의 자리에서 물러나줬으면 하고 조용히 권고를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주장 만을 계속해서 되풀이 했습니다. 따라서 더 이상 함께 조직활동을 영위해 나갈 수 없겠다는 판단 아래 최종적으로 극진회관에서 영구 제명 처분을 결정하게 된 것입니다.

카즈미 선수의 경우인데, 지난 25일, 제가(마쓰이) 그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로는 ‘이번 <전일본 선수권 대회>는 출장을 해서 다행스럽게도 우승까지 할 수 있었지만, 정말 우승까지의 과정은 너무나 어렵고 힘들었다. 마치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고.

또 ‘2003년 11월에 개최될 <세계 선수권대회>에 있어서도, 정말 내가 스스로의 역할을 충실하게 소화해 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과 함께 또 경기 선수를 은퇴한 이후에는 <극진회관>을 떠나서 오래 전부터 스스로 생각해오던 자신만이 추구하는 무술과 무도로서의 가라테를 수행하고 싶다. 그래서 극진회관을 탈퇴해야겠으니 받아달라’고 말하더군요.

한편, 히로시게 사범의 경우인데, 그는 서면으로 된 탈퇴 사유서에 ‘일신상의 이유’라고 적혀있었고, 구두상으로는 아무런 이야기도 듣지 못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가 없습니다. 다만, 자신이 총애하는 제자 카즈미 씨의 탈퇴가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 하는 것 만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는 아직 정확한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겠네요.

그리고, 湖山 씨의 경우에는 로야마 씨와는 서로 사제 지간이기 때문에 로야마 씨와 준하는 입장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만, 탈퇴 사유서에는 ‘평소 오오야마 총재가 이상으로 생각하던 극진 가라테와 현재 조직내부에서 진행되는 모든 상황들은 서로 맞지 않고, 자신도 이 부분에 대해 서는 심한 위화감을 갖고 있다. 그래서 부득이 극진회관을 탈퇴하려 한다’고.

참고로, 히로시게 사범의 경우에는 鄕田 최고 고문이 탈퇴 사유서를 접수 받았으니 그분에게 들어보시도록 하십시오.

★鄕田 : 히로시게 사범이 저에게 탈퇴 사유서를 가지고 왔더군요. 그래서 저는 총본부로 가져갈 것을 당부했지만, 저 아니면 제출하지 않겠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제가 대신해서 받게 되었습니다.

히로시게 사범의 이야기로는, ‘카즈미가 더 이상의 선수 생활은 물론, 극진회관에서도 탈퇴해야겠다고 말했을 때, 자신은 적극적으로 만류도 해보고, 설득도 해보았지만 카즈미 선수의 의지가 너무나도 강했다’. 또, ‘카즈미가 탈퇴를 한다면 자신도 제자를 따라서, 그와 같이 앞으로의 모든 일을 진행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당시의 상황을 제게 말하려 한다면, ‘마치 사랑하는 자식을 도저히 떠나보낼 수 없어서 안절부절 하지 못하는 부모를 연상케 했다’고나 할까요.

▲이번, 제명·탈퇴 사건과 향후 전개될 극진의 방향성, 예를 들면 [일격]이나 [k-1]등과 같은 대외적인 무대에서의 적극적인 활동과도 어떤 연관성이 있습니까?

★마쓰이 : 뭐 딱히 그런 것은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전혀 상관이 없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이번 제명 파동을 둘러싸고 일어난 로야마 씨와의 갈등 구조에서도 그런 것들을 상징하는 내용들이 다소 포함되어 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오오야마 도장]시절, 오오야마 총재께서는 ‘백 사람의 제자 보다는 한 사람의 강한 제자를 원한다’는 생각으로 지도에 임하셨고, 아무튼 ‘장인 정신’이랄까, 지도자는 항상 ‘가라테를 추구하는 구도자의 입장’에서 지도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저 역시 ‘가라테 수련은 평소 사범의 가르침 대로 한걸음 한걸음씩 착실하게 수행을 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며, 결코 물질이나 경제적인 측면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조직의 수장인 저로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모든 수련생들이 그런 수행을 해나가기 위한 조직 기반을 갖춰야 할 책임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마 바로 그런 부분에 있어서 로야마 씨와 저 사이에 시점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로야마 씨가 이야기 하는 <가라테 관>이나 <무도관>에 대해서는 저로서는 이견이 없으며, 현재 우리 극진회관에서 테마로 내세우고 있는 <가라테 르네상스> 역시 바로 그러한 부분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로야마 씨의 생각에 위화감은 느끼고 있지 않습니다. 단, 조직론에 있어서 만큼은 확실하게 생각의 차이랄까, 입장의 차이라는 게 있습니다.

오오야마 총재께서는 확실히 ‘백 명의 제자 보다는 한명의 강한 제자를 원한다’고 말씀하시는 한편으로, ‘나는 소화시절 미야모토 무사시를 내 평생의 지표로 삼아서 무도 수행에 전념해왔다. 또 나이가 들어서는 산속에서 홀로 조용히 수련을 하다가 생을 마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한 조직의 수장이 되었고, 또 그렇게 된 이상 절대로 다른 조직과의 경쟁에서 질 수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현재의 극진회관의 형태는 역시 조직체일 수밖에 없으며, 또 그렇게 하나의 조직으로써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그것은 오오야마 총재가 바라던 목표라고도 생각합니다.

<극진회관>이라는 조직 안에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목표를 지닌 사람들이 모여서 수련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저는 절대로 그 조직이 와해되도록 방치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극진(極眞)>이라는 거대한 축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될 수 있는 한 그 사람들이 원하는 활동의 장소를 부여해주고 싶고, 또 계속해서 지켜나가고 싶습니다. 바로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직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과 로야마 씨의 생각이 많은 차이점을 나타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중략-

한편, 카즈미 선수에게는 분명히 밝혔습니다만, “조직(극진회관)을 떠난 이상, 더 이상 <극진>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만은 피해달라, 만약 네가 <극진>이라는 명칭을 계속해서 사용한다면, 네가 그 동안 나에게 보여주었던 의지와 실제의 행동과는 일치하지 않는다. 즉,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무도가는 신용받지 못한다.”는 사실 만은 확실하게 짚고 넘어갔습니다.

물론, 그 말은 카즈미 씨 뿐만 아니라 극진회관을 떠난 모든 이들에게도 다 적용되는 말이기도 합니다.




기자 회견의 내용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로야마 최고 고문은 자신의 의사에 의한 자진 탈퇴가 아닌, 타의에 의한 영구 제명이었음이 밝혀졌다. 로야마 최고 고문은 그 동안 극진회관 최고 고문의 위치를 십분 활용(?)하여, 탈퇴 전에 자신의 세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왔음이 기자회견 후에 추가로 전해져 듣는 이들의 마음을 씁쓸하게 했다.

로야마 씨는 그 동안 팩스 형식의 공문을 통해 극진회관 일본 국내 지부는 물론, 세계 각 지부(한국도 포함)에 자신과 행동을 같이 해 달라는 내용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근에 들어서는 그밖에도 크고 작은 문제들로 인해 극진회관 총본부와는 끊이지 않는 마찰을 일으키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알려진 바와는 달리 카즈미 선수의 경우 로야마 사범이 정식 출범시킨 <극진관> 총본부에 정식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고, 자신의 명의로 된 몇 개의 도장을 운영하면서 극진관과는 가맹단체, 또는 협력 단체의 성격을 띠고 활동해 나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평소 카즈미 선수와 히로시게 사범의 절대적인 영향력 하에 놓여 있던 동경, 성남, 가와사키 지부의 분지부 도장들 중 일부는 현 마쓰이 총재 체제에 남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들리는 소문과는 달리 로야마 사범이 많은 세력을 규합하는 데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계 수련 인구 1,200만명을 자랑하는 거대한 무술 단체 <극진회관>을 떠나, 이제 새롭게 첫 발을 내딛기 시작한 로야마 사범의 <극진관>. 임의 탈퇴가 되었건 영구 제명이 되었건, 중요한 것은 이제 막 첫발을 내디디기 시작한 로야마 사범의 <극진관 호>가 과연 자신의 생각대로 ‘오로지 무술 만을 수련하는 순수 아마추어 무도단체’로써 모양새를 갖춰나가며, 모진 세파에도 중도에 좌초되지 않고 순탄하게 항해를 거듭해 나갈지 주목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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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진회관

    기사가 너무 치우쳐진것 같습니다.

    2012-06-30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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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진정신

    약간은 한쪽으로 치우친 듯한 기사로군요.
    로야마 하츠오 씨의 입장과 의견은 전혀 반영하지도, 알아보지도 않은.

    2003-07-1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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