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칼럼-5] 발목 부러지는 낙법 2부

  

용도에 따라 사용되는 낙법도 다르다


예전 중학교시절 필자가 합기도 도장의 조교로 있을 때, 같은 나이 또래의 남학생이 입관을 했는데 월장낙법을 기가 막히게 해내는 것이다. 적은 키에도 불구하고 어른높이 이상의 점프력으로 하늘을 날며 떨어지는데 소리하나 없이 부드럽게…. 마치 공 구르듯, 그리고 고양이가 착지를 하듯 우아하게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낙법이란 이렇게 치는 것이다”라고 교과서적인 표본(標本)을 보이는 듯했다.

뿐만 아니라 공중에서 다리를 오므렸다 펴는 동작으로 인하여 체공시간은 더욱 더 길게 느껴졌다. 어떤 무술을 수련했느냐고 물어보니 쿵푸를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해왔단다. ‘음…. 쿵푸라….’ 그 유명한 ‘리 소우 룽(이소룡)’의 쿵푸! 당시에 이소룡은 나의 우상이었고 그로인하여 쿵푸에 대한 관심도는 갈수록 높아져 수련이 끝난 이후에 그 친구에게 쿵푸의 기본품세도 배우고 여러 가지 낙법의 테크닉에 대한 조언을 얻었다.

오는 것이 있으면 가는 것이 있어야 하는 법. 나 또한 그 친구에게 나의 솜씨를 뽐낼 겸해서 가장 자신 있는 기술 중에 하나인 업어치기를 가르쳐준다는 명목으로 맞잡기를 한 후 박력있게 그리고 번개같이 매쳐 부렀따.

그런데…. 잉?

딱 한번 메쳤을 뿐인데 아예 바닥에서 못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얼굴색이 메주색깔마냥 노리끼리하게 변하더니 식은땀을 흘리며 한 쪽 다리를 감싸고 ‘떼굴떼굴’ 도장바닥을 인간 물걸레가 되어 굴러다닌다. 이유를 물어보니 발목이 부러졌단다(;;;;). 참으로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의 낙법솜씨는 ‘한 마리의 우아한 학’ 그 자체였다. 그런데 ‘기껏 업어치기 한방에 발목이 부러져?’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 후 이 친구는 그의 환상적인 고양이 낙법을 멀리하고 오히려 볼품없이 엉성하게 메쳐지는 일명 쌀자루낙법을 나에게 새로 배우는 상황이 일어난 것이다.

어째서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졌을까? 예전에 일어났던 웃지 못 할 에피소드를 접어두고서라도 이러한 현상은 어느 무술도장에서나 자주 볼 수 있다. 도장에서 수련생을 지도하다보면, 느닷없이 내게로 다가와 ‘메치기를 당했는데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파요!’라고 호소하는 친구가 있다. 그래서 옆에서 낙법 떨어지는 모양새를 관찰하다보면 허리가 안 아플 수가 없을 정도의 요상하고 야리꾸리한 모양으로 떨어진다.

그들은 반문한다. ‘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날까?’ “좋다!” 각설하고…. 일단, 한 마리의 우아한 학처럼 낙법을 치던 그 낙법고수가 사용했던 고양이 낙법의 특징과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 고양이 낙법의 특징
1.앞에 장애물을 설치하고 공중으로 몸을 날려 장애물에 몸이 걸리지 않도록하며 뛰어넘는다.
2.떨어질때는 머리부터 떨어지며 앞구르기식의 낙법으로 충격을 최소화 한다.
3.고양이가 담장에서 뛰어내릴 때처럼 ‘사뿐’하게 소리도 없이 부드럽게 구른다.


위와 같이 월장낙법의 특징은 대략 이러하다. 여기서 우리는 무엇을 인식해야할까. 월장낙법은 장애물을 넘는 낙법인 것이지 메쳐지는 낙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선 이것을 숙지하고 다음 장면을 보너스로 한번 보고 이야기를 계속해보자. 계속해서 강조하지만, 다음의 그림들은 쿵푸소년이 사용했던 “우아한 학”의 모양을 했던 발목 부러진 낙법이다. 이 낙법은 보통, 장정한명이 고개를 빳빳이 들고 서있더라도 ‘훌쩍’ 뛰어넘어 버린다.


준비 자세에서 두 손을 앞으로 하고 시선은 전방을 향한다. 오른손잡이일 경우 오른발을 앞으로 일보 내딛는다. 앞으로 구르기 위하여 두 손을 바닥에 짚는다. 고개는 숙이고 좌측으로 돌린다. 이렇게 함으로써 머리를 보호할 수 있게 된다.


오른팔 전체를 타고 어깨로 해서 구르기를 시작한다. 이때 몸을 둥그렇게 하여 바닥과의 마찰력을 줄이고 자연스럽게 구를 수 있도록 조절한다. 한 바퀴 구르게 되면 왼쪽다리는 접고 그것이 먼저 땅에 닿게 된다. 그 후로도 회전력이 생기게 된다.


오른다리도 따로 도는데 무릎을 구부려 바닥에 부딪쳐서 소리가 나는 것을 최소화 한다. 물론 왼손바닥도 살짝 대기만할 뿐 힘껏 치지는 않는다.

* 매우 정확한 고양이 낙법을 선보인 것이다. 단순히 낙법의 과정으로만 본다면 훌륭하다. 앞에서도 언급했다 시피, 젓가락으로 국을 퍼먹으려면 몇일이 가도 줄지 않을 것이다. 어찌되었건 국은 숟가락으로 퍼먹듯이 기구의 사용에도 용도가 있다는 것이고 낙법에도 그것에 준하는 방법과 용도가 있는 것이다.

* 발목이 부러지는 과정을 슬로우 모션으로 분석한 그림


맞잡기로 잡았다. 당연, 업어치기 하려고…. 그리곤 업어치기를 하려 한다.


이때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몸이 뻣뻣하게 메쳐진다. 완전히 메쳐지는데 자신의 주력 낙법을 구사한다. 왼 무릎이 접혀지고 이어서 오른발이 따라 돈다.


메쳐지면서 오른발 뒤꿈치가 자신의 복숭아뼈(복사뼈)를 때린다. 심하면 발목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기도 한다. 발목을 잡고 아프단다….


어쩔.................!


위의 그림을 보고 분명 교훈을 얻었을 것이다. 낙법소년의 케이스는 자신이 낙법을 매우잘한다는 생각으로 생긴 오만(傲慢)의 부상이라는 것을 알아야한다. 차라리 낙법을 전혀 몰랐다면 오히려 부상의 우려는 현저히 줄어들 수도 있었다. “소 잡는 칼로 닭 잡지 말라!” 또는 “전봇대로 이빨을 쑤시려 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듯이 용도에 맞는 행동을 하라는 것이다. 그럼 다음 편에는 이소룡도 울고 갈 ‘무력충전’ 100%를 향하는 기초낙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다음 회에 계속해서 쭈우욱~.

* 강준칼럼 '누구나 무술의 달인이 되는 간단한 방법'은 매주 일요일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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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검은띠

    너무 오바해서 설명하려고 애쓰네

    2009-10-0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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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딩구리

    무술을 재미있게 이해시키려는 방법이 너무 좋습니다. ^_^

    2009-09-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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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쯧쯧

    ^^ 님아 글을 내용을 봐봐~ 중학교때 일어났던 에피소드자나 ^^ 그래서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하는거자나! 바부탱이야~

    2009-09-29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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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팬

    강준사범님 너무 재밌습니다. 근데 실화에요? ㅋㅋㅋ

    2009-09-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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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밤손님

    내가알기론 월(越) 긴 장(長) 이 아니라 월장(越墻 )으로 담을 넘는다는 뜻으로 알고있다.
    그러므로 높이넘는것을 월장이라 하는것 같다.

    2009-09-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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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법

    글 잘보고 있습니다. 근데 제가 잘 못 이해한건지 모르겠는데 글에는 높이넘는 낙법을 월장이라고 하시는거 같은데 높이넘는 것을 고양이낙법 멀리넘는 낙법을 월장이라고 하지 않나요?
    넘을 월(越) 긴 장(長) 을써서 월장이라고 부르잖아요 그래서 월장을 긴낙법이라고 하잖아요

    2009-09-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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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라켄주쥬쓰

    유술은 당연히 빈손으로 하지 않나. 무기유술도 있나? 유술이면 유술이지 공권유술은 또 뭐람?

    2009-09-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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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한

    고양이 낙법이든 월장낙법이든 이 낙법의 기본.즉 자세가 틀리면 당연히 위와 같은 사고 발생합니다. 수학의 기초를 모르면 어떤 응용풀이에서도 헤메는 것과 같은 짓이지요...예를 든 것이 좀 과장되고 벗어났네요...

    2009-09-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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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합기도인

    글 재미있게 잘 보고있습니다~그런데 이렇게 고양이낙법을 설명해주시면 행여나 오인하는경우가 있을것 같아 한마디적습니다. 최근의 고양이낙법은 이렇게 왼손을 디딛는 경우가 있으나 과거의 고양이낙법은 왼손은 디딛지 않았습니다. 왼손을 세게치면서 다리를펴고 일어나는것을 회전측방낙법, 왼손을 쓰지않고 왼다리를 구부려 일어나는것을 회전고양이낙법, 이렇게 구분했었지요~물론 관이나 협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요~다양한 합기도의 낙법중 특히 두가지낙법이 하나로 묶여버리는듯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2009-09-2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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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기다 정말

    정말 강준 선생님 웃겨요

    2009-09-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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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사진이 옛날에찍은 사진같내, 지금인터리와는 틀리넹!

    2009-09-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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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갈수록 재미있네요, 좋은글 계속해서부탁해요~

    2009-09-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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