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를 만난 사람들]한의사 박용환 원장

  

어린 시절부터 무예를 수련한 한의사


한의사 박용환원장

서양의 체육학의 모태가 생리학이라면 동양의 무예는 기(氣)를 중심으로 그 원리와 방법론이 발전해 왔다. 더불어 전쟁기술, 의료적 영향, 그리고 최근에는 스포츠화에 이르기까지 무예는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며 변용되어 왔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현대사회가 추구하는 건강은 현대무예가 지닌 또 다른 패러다임으로 우리들에게 가까이 다가와 있다. 이번 <무예를 만난 사람들>에서는 한국무예와 한의학의 관계에 대해 연구하는 한의사 박용환 원장을 소개한다.

강남의 번화가에 자리한 박 원장의 한의원은 바쁘게 살아가는 샐러리맨들로 분주하다. 매일 바쁜 진료일정에도 불구하고 한의학과 무예의 연관성을 고민하고 실제 이를 고객들에게 전하기도 한다.

4살 때 할머니의 손에 이끌려 태권도를 시작한 그는 대학시절에는 합기도, 군대에서는 특공무술, 그리고 군 제대 후에는 각종 민족무예라 불리는 도장을 찾아다니며 무예를 연마했다. 그리고 호흡과 기공수련을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꾸준히 하며 살아왔다.

성인이 되어 전통 활쏘기, 검법, 그리고 전통 승마법을 익히기 됐으며 시간이 허락되는데로 수련에 임하고 있다. 하지만 한의원을 개원하고 사회생활이라는 핑계로 수련을 소홀하게 돼 웬지 허전하다고 한다. 특히 자신을 지도해 준 스승이 ‘항상 습(習)이 되도록 하라’라는 해 준 말을 되새길 때마다 게으름이 습이 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한다.

무예와 한의학은 일치하는 점이 많다


“동양학은 모든 뿌리가 이어져 있고, 각 분야마다 연결되어 있는 학문입니다. 무예가 수련이라는 요소를 뺀다면 살(殺)이 되고, 상대방을 살리기 위한 의학이 포함된다면 생(生)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한의학과 무예는 동양학의 일부분이고 실생활에서 인체에 적용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무예가 양생(養生)적인 특성을 지니고, 의료적인 요인이 접목된 하나의 현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하나의 혈 자리를 가지고도 죽이고 살리는 것이 가능하고, 음양과 오행, 수리학 같은 한의학의 많은 부분이 무예와 연관되어 있다고 한다.

이러한 근거는 예전에는 많은 무예인들이 경락체계나 혈뿐만 아니라 약초에 관해서도 깊은 지식이 있었을거라는 데서 찾았다. 현대사회에서 한의학에 대한 학문화가 이루어졌지만, 이전에는 이미 무예인들이 생(生)이라는 삶의 지혜를 지니고 있었고, 약초를 이용한 여러 가지 응용법이 존재했을 것이다.

“침을 놓을 때 혈을 잡는다든지 하는 것은 훨씬 편했고, 추나 같은 관절을 고친다든지, 내장기 도인 등 술기적인 면에서는 많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것은 무예를 수련하고 이해하고 있는 박원장의 경험이야기다. 한의학을 공부하기 전부터 무예를 수련하고 동양학을 관심 가졌던 그는 한의학을 공부하고 진료함에 있어 다른 전공자에 비해 이해가 빨랐다고 한다. 실제 한의학을 공부하는 많은 사람들은 기존 서양 교육을 중심으로 교육받아 온다. 그러다 대학에서 동양사상체계인 한의학을 접하게 되면 많은 혼란을 겪는다는 이야기는 한의학계에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무예와 한의학은 인간을 인간답게 바라보는 것


바쁜 일정이지만 전통무예를 수련한다는 박원장의 수련모습


무예와 한의학이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는 어디에 있을까? 이에 대해 박원장은 한의학에서는 사람을 바라보는 관(觀)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체관이 바로 서야 치료하는 방향이 바로 정해지는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한의학의 넓은 세계에 무예가 이해의 폭을 훨씬 넓혀 주었다고 확신합니다.”

때문에 그는 생활 속에서 무예수련을 소중하게 생각한다. 무예를 수련하는 것은 스스로 건강하면서 맑은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고, 한의사 스스로도 건강한 몸을 유지하여야 환자의 건강을 되찾아 주기때문이라고 한다. 한의사 스스로 건강하고 기운이 맑아야 환자도 제대로 볼 수 있다는 말이다.

기(氣)와 경락(經絡), 그리고 혈(穴)의 개념도 한의학과 무예에서 거의 유사하다고 한다. 급소라는 부분과 혈 자리는 유사한 위치가 많은데, 무예의 경우에는 사람을 제압하는 용도고, 혈은 사람을 기운을 나게 하는 것으로 어떤 용도냐에 따라 그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호흡을 통한 단전부분의 기를 살려주는 운행은 그 원리가 유사한 점이 많다고 한다. 한의학에서는 호흡 수련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지만 현대사회에서 병원운영을 할 때 쉽지가 않은 실정이라 했다. 그 이유는 한의사라도 호흡치료를 위해서는 오랜 수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양이나 오행 기타 학술적인 면에서는 비슷한 점이 많아 무예수련과 한의학의 연계연구도 하나의 중요한 과제다.

특히 “인간을 인간답게 바라본다”는 한의학의 추구 목표가 무예에서도 같은 목표라는 점에서 매우 일치하기 때문에 한의학과 무예연구는 앞으로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아끼지 않았다.

무예의 세계화과제는 표준화


한편, 박원장은 무예수련이 취미를 넘어선 무예실력을 지니고 있다. 요즘 무예계의 모습을 조심스럽게 물어보았다.

“우리 무예계는 정통과 전통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구조속에서 여러 단체들이 서로의 장점을 살리고 발전시켜야 함에도 많은 단체들이 이권에 민감한 것 같습니다. 무예의 전통성을 고집하려면 전통을, 정통성이라면 정통성을, 세계화라면 그에 맞는 표준화작업을 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우리 무예는 충분히 세계화해서 좋은 인상을 주게 할 수 있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그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태권도나 지금 기사대회의 예를 들어 설명했다. 표준화를 어떻게 하느냐가 세계화에 대한 과제고, 우리 무예가 세계적인 스포츠가 되기 위해서는 무예의 특성을 잘 고려해 객관적인 평가기준을 만들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통이나 정통도 중요하지만 우리 무예가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세계화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는 말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지나치게 승부에 치우친 스포츠화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끝으로, 무예가 우리 생활속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요인이 무엇인지도 연구해야 하고, 인체에 적용하고, 더 확장해서 정신까지 서로 수양할 수 있는 생활속의 무예에 대한 고민이 지금 우리 무예계에 절실히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박용환 원장 약력


현 강남휴한의원 원장
국제경락면역약침학회 학술이사
한방피부성형학회 부회장
동의보감 연구회 회원
한방아토피학회 회원
추나학회 회원
락앤락 서포터즈 특강 강사
연예신문 칼럼 연재
생활체육신문 칼럼 연재
WHAF 공인 닥터
대한합기도연합회 자문위원

*무예를 만난 사람들은 격주 화요일에 연재합니다. 이번 주는 필자의 사정으로 인해 목요일에 연재되었습니다.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의사 #박용환 #무예 #무예를 만난 사람들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
  • 하하

    한의학도 그렇고 무예도 그렇고 우리에겐 너무 외면당하고 있죠. 박원장님께 한의학과 무예를 접목해 저서를 쓴다면 대박이될겁니다. 정말 중요하거든요. 우리게 좋은데 아프면 약국갈라고하고 병원갈라고 하니 면역력도떨어지고 평소에 건강을지키는우리선조들의 지혜를 알려주면좋을것같아요

    2009-09-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ㅋㅋ

    참...............

    2009-09-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
  • 맞아요

    우리문화니까 그럴거고 당연히 연관이 있게죠. 무술지도자들이 상식으로 알아야 할 좋은 정보 많이 부탁해요

    2009-09-2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