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봉기, ‘종이호랑이’ WTF 그리고 전자호구

  

제18회 ‘2008유럽태권도선수권대회’ 전경기 아디다스 전자호구 사용,


지난해 3월 춘천에서 열린 라저스트 전자호구 테스트 경기 모습


유럽 태권도의 봉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럽태권도연맹(회장 파라갈로스, ETU)의 아디다스 사랑도 갈수록 수위를 더해가고 있다. 결국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WTF) 산하 3개 대륙연맹(유럽,팬암,아시아) 주최의 최대 규모 대회 중 하나인 ‘제18회 유럽태권도선수권대회(이하 유럽선수권)’에서 아디다스 전자호구 사용은 현실로 다가왔다.

이로써 지난 2006년 9월 11일,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F)과 공인계약을 체결한 라저스트 전자호구는 ‘꿔다놓은 보리자루’가 된 모양새다. 이들의 계약서에는 향후 5년간, WTF가 인가하고 주최하는 대륙 연맹 대회에 라저스트 전자호구를 사용하도록 추천하겠다는 내용이 명시 돼 있다.

이번 유럽선수권에서의 아디다스 전자호구 사용은 지난 2005년부터 자체단증 발급 움직임을 보였던 ETU의 두 번째 집단행동. 이는 갈수록 WTF가 산하 대륙연맹에 대한 장악력을 잃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impossible is nothing, 아디다스 전자호구, 불가능은 없다?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18회 유럽태권도선수권대회’는 아디다스 전자호구의 축제였다. 49개 ETU 회원국들 중 43개국 460여명의 선수가 참가, 대회를 관람한 총 관객 수만도 2만 5천명을 넘겼다.

4일간 유럽선수권을 지켜본 박선재 이탈리아 태권도협회 회장은 “소청 없는 경기였다.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성공적인 대회였다”고 평가했다.

대회 시작에 앞서 글로벌 스포츠브랜드 아디다스는 유럽선수권 조직위원회와 갖은 회의에서 향후 전자호구 대회 개최를 전 대륙으로 확대할 것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아디다스와 회의에 동석한 한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아디다스 측이 IOC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조직위원들에게)수차례 말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아디다스 측은)아시아선수권을 제외한 향후 열리는 대륙연맹 대회에서도 아디다스 전자호구가 사용 될 것임을 시사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번 유럽선수권을 위해 ETU는 상당수의 액수를 아디다스 측으로부터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들의 브랜드가 새겨진 기념티 역시도 출전한 선수들과 많은 수의 관객들에게 무료로 제공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유럽은 ‘아이 러브 아디다스’, WTF 인가(sanction)는 필요 없어!

올해 18회째를 맞는 유럽선수권은 대회 개최 이래 처음으로 WTF의 인가(sanction)를 받지 않은 채 진행됐다. ETU가 WTF의 공인 라저스트 전자호구를 사용하지 않고, 아디다스 전자호구를 사용해 전 대회를 치르겠다는 뜻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번 아디다스 전자호구 사용에 대한 전 과정을 꿰고 있는 한 관계자는 “(유럽선수권)대회가 열리기 전인 4월 초 ETU 회장과 사무총장이 라저스트를 찾아와 아디다스 전자호구 사용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며 이에 라저스트는 “(유럽선수권에 사용할 것이라면)당연히 WTF의 공인을 받은 라저스트가 유럽선수권에 100세트를 지원 하겠다고 말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해왔다.

이와 관련, 라저스트의 한 관계자는 “(ETU 관계자)그들의 결정은 확고했다”며 더욱이 “ETU 핵심관계자들은 WTF의 인가(sanction)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ETU 관계자들과 만남을 회상했다.

WTF를 곱지 않은 시각에서 바라보는 유럽 태권도계의 속마음도 전해졌다. ETU의 한 핵심관계자는 21일 <무카스>와 인터뷰에서 “IOC위원 과반수가 유럽에 있다. 이탈리아 만 해도 5명이 IOC위원”이라며 “앞으로 WTF는 (총재 선거 등의)투표나 정치적인 문제에서 유럽연맹을 마주 할 수밖에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WTF, 장악력 부족 FIFA가 부럽다.

월드컵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모든 행사와 수익사업에 관한 독점권을 쥐고 있다. 개최국은 일일이 FIFA의 지도 감독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은 극히 제한돼 있다. 아니 거의 전무하다. 따라서 개최국 월드컵조직위원장은 FIFA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모든 희생을 감수한다.

2000년대 초 까지만 해도 WTF의 위상은 ‘FIFA급’ 파워에 뒤지지 않았다. 각 대륙연맹은 WTF의 모든 권고사항에 대부분 군말 없이 잘 따랐다.

유럽선수권대회 아디다스 전자호구 사용 소식을 전해들은 한 해외사범은 “WTF의 사무국 수장이 어떻게 해서든 막았어야 할 사안”이라며 “앞으로 유럽연맹과 WTF 간의 갈등은 출구 없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륙연맹 장악력 실패는 곧 국제 태권도계의 분열로 까지 이어 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아디다스 전자호구를 사용한 ETU의 움직임에 WTF는 즉시 각 대륙연맹과 회원국들에 공인호구를 사용하지 않는 대회는 인가(sanction) 해줄 수 없다는 공식 문서를 보냈다.

각 대륙연맹에 두 차례 보내진 문서의 내용은 ‘공인을 받은 라저스트 전자호구를 사용한 경기를 해야 한다’와 ‘공인된 라저스트 전자호구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공인된 비전자호구(일반호구)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WTF의 한 관계자는 “이번 같은 경우는 (유럽연맹과 세계연맹)서로 입장에 대해 이해가 된 것”이라며 “돈이 있어야 대회를 치를 것 아니냐. 유럽연맹은 국가협회 소속도 아닌 상황에서 운영 자금이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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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호구

    아디다스 전자호구의 장점은 발에 센스장비를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자유로운 발차기를 할 수 있고 고장의 확률이 적다. 특정 업체의 호구만 사용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다. 라저스트가 국내기업이라는 이유로 특혜를 준 것 같다. 돈 받고 특혜를 주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베이징 올림픽에서 전자호구를 사용하지 않는 것도 잘못되었다. 조총재는 특검수사를 한번 받아야한다.

    2008-04-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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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참겠다

    진자 심하다 심해 들고 일어나든가 해야지

    2008-04-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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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비

    세계연맹이 우습게 됬구만,
    누가 두 호구의 장단점을 확실히 설명할수없나 ?
    차라리 심판관계 를 엄격히하여 전자호구 없이 하는게 여러가지로 촣을것 갔구만!
    소위 말하는 높은분들 잘생각 해보시오 너무돈만 생각하지말고 조금더 멀리 봅시다.

    2008-04-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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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심무형류

    뿌린대로 거둔다고 그렇게 비리가 많았는데 전자호구 판정도 안그랬을꺼 같다는 생각이 안드네요. 그저 행동한대로 나온 결과 같습니다.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은 한두번해도 한계가 있는 법이죠. 앞으로의 행보들이 기대가 되네요.

    2008-04-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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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고싶다

    왜 이렇게 까지 오도록 가만히 있엇단 말인가 도대체 왜 이런 상황까지 왔다는 말인가
    무엇이 이렇게 만들었나

    2008-04-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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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도자들이여 어쩔것이냐?

    어떻게 할텐가 지도자들이여 태권도사범들이여 당신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가
    뒷말이나 할줄아는 태권도 인들이 무슨 주제로 나서겠느냐 버러지 같은 짓 그만하고
    양지로 나와 당신들의 의견을 내세워라 멍청하게 언론에서 떠들면 뒷말이나 하지말고 사범들이여 당당하게 내뱉어라 당신의 소신을정말 내뱉어라 당신의 마음을
    무엇이 옳은일인지 당신은 모르나 아니면 알면서 가만히 있나
    구세주는 없다 탈락하면 간판 바꿀텐가?

    2008-04-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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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운

    지금 유럽연맹의 행위들은 더 이상 세계태권도연맹을 신뢰 할 수 없으며 WTF 승인이 없이도 각자의 길을 갈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생가한다. 과연 이러한 움직임은 무슨 의미를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한간에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WTF 사무총장이라고 하는 돌아이 양진석이는 WTF를 스위스 로잔으로 이전하겠다라는 망언까지 일삼고 있다고 한다. 과연 우리 태권도 앞날이 걱정 스럽다.

    2008-04-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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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말 싫다 태권도가

    태권도가 정말 싫어진다 어덯게 태권도를 모르는 것들이 욕심채우려
    생 난리를 피우고 완전 꼴이 말이 아니다 전자호구는 도대체 왜이리도
    휘둘리는 지 줏대도 없고 소신도 없고 완전 ㅣ지네들 맘이고

    절말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 태권도 퇴출도 시간문제다

    2008-04-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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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소녀

    아디다스 전자호구기사를 내면서 대도제품의 사진을 기재하는것은 성의가 부족해 보입니다
    조금만 노력하면 될걸....

    2008-04-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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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돌이

    중요한것은 모든변화는 태권도 발전을 위한 다는 전제가 있어야한다 위에글처럼 더욱더 태권도계를 분열시키는것은 바람직하지않다 전자호구로 아디다스와 세계연맹 의 대결구도, 이로인하여 유럽연맹과 세계태권도연맹 과의 대립 과연 무엇을 위한 기사인가 돌아봐야할것 같다
    태권도인이면 누구나 쓸수있는 글이다 전문가적인 식견이 아쉽다 각성하였으면한다

    2008-04-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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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정

    어제 뉴스에서 체육계 정리정돈 한다는디,태권도도 정리좀 해야지, 이대로 가단 올림픽퇴출,세계연맹 분할, 다 망하게되있지,연맹 회장,부회장넘들 온통 비리투성이지,이대통령이 드디어 칼을 휘두리게 비리투고 합시다.

    2008-04-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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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사범

    옳지 않은 일을 하면 이렇게 되는 겁니다. 지난해에 미국에서도 여러 업체의 전자호구 시연이 있었으며, 많은 사범들이 직접 테스트를 해본 결과, 착용감이나 점수표출 등에서 기술적으로 월등히 앞서있는 아디다스를 외면하고 석연치 않은 결정을 한 결과입니다. 세계연맹이나 국기원 모두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이보다 더한 꼴 당합니다.

    2008-04-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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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술 고수님

    전자호구 하는거버봤는데 열심히 하면 돼겠던데 왜 안하지 연맹은 왜 안하는거야
    올림픽 때는 안하나 왜

    2008-04-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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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인

    도탄에 빠졌나이다이런 일을 어찌 쉽게 넘어 갈수이으리요

    2008-04-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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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이런

    태권도 힘이 줄어들고 있군, 어쩐다 큰일이네 빨리 방법이 나와야 할텐데
    어쩐다 어쩐다, 유럽과갈라서려나

    2008-04-22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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