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時論] WTF와 ITF의 통합논의, 이대로 좋은가?

  

"나는 현재의 통합작업에 반대한다"


구효송 교수

최근에 논의되는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제태권도연맹(ITF)의 통합문제를 바라보는 나의 마음이 편하지 않다. 이 두 기관이 서로 통합을 하고자 하는 노력의 뒤에는 각자 조직의 분열상이 고스라니 숨겨져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이러한 불안한 분열의 분위기 속에서 추진되는 것이 바로 세계태권도계의 통합논의이다.

이미 지난 4월 초, 필자는 세계태권도계의 통합논의에 관한 언급을 한 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WTF와 ITF의 통합작업을 근본적으로 환영한다. 우리가 겪는 역사가 바로 분열과 통합의 역사이기는 하지만, 나누어져 있던 단체가 통합을 하고자 하는 욕망은 역시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통합논의가 태권도를 사랑하는 순수한 열정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현재 그들에게 쏟아지는 비판의 화살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목적에서 나온, 정치적으로 불순한 것이라면 이는 또 다른 우려를 낳을 수밖에 없다.

조정원 총재가 WTF의 수장에 취임해 가장 먼저 받은 숙제가 바로 태권도를 올림픽에서 지켜내는 일이었다. 이에 WTF는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압박’을 받아들여서 2005년에 자체개혁방안을 준비하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서 경기를 치르자마자 심판 판정조작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을 겪어야 했고, 따라서 이 개혁방안의 가장 큰 부분은 TV 친화성, 즉 대중적 흥미유발과 함께 심판 판정을 여하히 공정하게 도출해 내느냐 하는 것이 되었다.

이 중요한 숙제를 받아든 세계연맹은 금세 큰 개혁을 한다고 떠들어댔으나, 정작 이 개혁이라는 것이 2년이 지난 후 오늘까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현 집행부의 의지와 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오히려 세계연맹은 그동안 심판부정 선임, 사무국 내부의 알력 내지는 권력다툼 등으로 안으로부터 멍들어가고, 급기야는 사무총장 및 사무차장의 동반사퇴라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말았다. 이렇게 본다면 WTF의 모습은 현재 말썽이 되고 있는 국기원의 그것과 비추어볼 때 하등 다를 것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 처해 있는 WTF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바로 국제연맹과의 통합작업이다. 마치 1972년 각자의 내부적인 정치 상황으로 인해서 7.4남북공동성명으로 돌파구를 찾았던 남북한의 박정희/김일성 정부처럼. 이 작업이 이루어지면 대외적으로도 명분이 살 것이고, 국제올림픽위원회에 대해서도 일종의 ‘평화 제스처’를 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WTF가 통합작업이라는 명제를 받아든 시점에 정작 해결해야 할 과제인 심판판정 시비 및 TV 친화적인 태권도는 어디에 있는가? 최근 신문 보도를 보면 공정한 판정을 위해서 도입하기로 한 전자호구사업이 여러 가지 구설수에 휘말리는 모양이다. 이렇게 정작 해결해야 할 과제는 지지부진하고, 정치적 쇼의 성격이 짙은 국제연맹과의 통합작업을 들고 나온 세계연맹 집행부는 과연 건강한 기구인가?

그러면 국제연맹은 어떠한가? ITF을 만든 최홍희 전 총재가 2002년 평양에서 사망한 뒤 그가 이끌던 조직은 현재 3개로 분열되는 아픔을 겪고 있다. ITF는 이미 최홍희 전 총재가 사망하기 훨씬 이전부터 그의 아들 최중화와 ITF의 주도권을 놓고 다투어 오더니, 최홍희는 평양에서 숨을 거두기 전에 장웅 IOC위원을 후계자로 삼아서 그의 조직을 넘겨주게 된다. 이를 계기로 최중화는 독자적으로 또 다른 ITF의 출범을 알리고 스스로를 정통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장웅이 이끄는 단체는 정통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또 하나의 ITF가 나타났으니, 바로 베트남계 캐나다인인 트랑 트리유 콴(Tran Trieu Quan)이 이끄는 단체가 그것이다. 각 단체는 서로의 세계선수권대회를 개최하며 세를 과시하고 있는데, 바로 여기에 장웅 총재의 고민이 들여다보인다.

최홍희 사망 이전에도 ITF는 WTF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작은 단체였다. 그런데 이제 그 단체가 다시 3개로 쪼개져버렸고, 각 단체가 스스로 정통이라고 자처하는 입장에서 장웅 총재에게 필요한 것은 국제적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다.

다른 두 개의 ITF보다 한 발 앞서서 국제적인 인정을 받으면 추후에 벌어질 범 ITF계의 주도권 다툼에서 확실한 우위를 굳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인정을 받는 것으로는 현실적으로 WTF와의 통합만큼 확실한 것이 없다. WTF는 이미 세계적으로 태권도를 실질적으로 주도하고 있으며, 게다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올림픽 가입으로 이것이 장웅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진되는 양 기관의 통합작업이 과연 건강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이 서로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기 위한 얄팍한 ‘상술’에서 추진되는 작업이라면 어디에서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것인가. 더구나 ITF는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3개의 단체로 나뉘어 있는데 무엇을 근거로 장웅의 조직이 그 대표성을 가지는지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이 아쉽다.

아직까지 통합작업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 WTF는 ITF가 자체 통일을 이룬 후에 그 통일된 단체와 태권도 통합작업을 추진해도 충분히 명분을 가진다. 그렇지 않은 현재의 상황에서 WTF 자체의 모순을 숨기기 위해 졸속적인 통합작업을 고수한다면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이보다 중요한 것이 WTF의 조직정비이며 그로 인한 태권도계의 안정화이기 때문이다. 나는 현재의 통합작업에 반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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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태권돌이님글에서 인격이 보이네요. 다른분은 몰라도 남의주제파악이나 하라는 님이야 말로 제자가 없기를...

    2007-07-08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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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태권돌이


    저는 교수님 하고 동감 합니다.
    저렇케 된다면 나중에 파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나중에는 누가 책임을 지어야 하나요
    지금현 시점에서도 우리 태권도가 잘나가고 잇습니다.
    현시점 우리 태권도도 분열이 있는데 다른데 신경쓸 겨를이 있나요
    통합대면은 그안에 문제점이 만이 있다고 봅니다.
    우린 서로 의견을 나누어 봐야 할것입니다.
    밑에글 써주신분들 욕하지마십시요 자기의 인격을 말해줍니다.
    욕하는분들이 관장이라니 제자들은 어떻케 가르치는지 원 한심하시네요...
    주제 파악좀하고 제자들 지도 하세요.....

    2007-07-0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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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두

    이 사람 언제는 도장안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반대한다더니 이제는 태권도통합반대라네...난 찬성이다 맨날 반대하면 안되지.....

    2007-07-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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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합

    2003년 대구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의 합의 또 추후 이어진 조총재의 합의는 ITF내부 상황을 몰라서 한게 아니 업습니다. 그때는 합의 하고 지금은 문제를 제기하면 ioc 에서 누가 더 부도덕하고 비신사적이라 생각 할까요? 이런분들은 올림픽에서 태권도가 퇴출되고 난 후에도 그 때 내 판단은 옳았다 애기 할 수 있을 까요?

    2007-07-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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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 현재의 통합방법에 찬성한다.

    2007-07-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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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이만식이

    개젓도 모르는넘이 개소리하네 복날 개고기먹고...멍멍멍 너태권도가 먼지나아냐 교수들참한심하네 ..지가젤이라는 이규석이나..노균이..갱명이등등...

    2007-07-04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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