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 상] "태권도로 하나 되는 세상"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개최된 ‘US 오픈 태권도 챔피언십’에 참가해 태권도공원을 홍보하고 돌아온 태권도진흥재단 연구교류팀 홍현숙 대리가 현지에서의 홍보활동과 뒷이야기를 <무토미디어>에서 2회에 걸쳐 연재하고자 합니다.

- 편집자 주 -

현지 홍보 부스에서. 필자(가운데)

07년도 맞이하면서 태권도진흥재단은 보다 효과적인 태권도공원 홍보활동을 위해 국내·외 주요 태권도대회를 파악했다. 한정된 예산으로 효과적인 홍보를 펼치려다 보니, 국외 홍보는 대륙별로 가장 규모가 큰 대회를 공략하기로 했다. 그렇게 올해 첫 국외 홍보지로 선택된 곳은 미주 지역이다.

미국 동부,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US Open Taekwondo Championship (2. 14 ~ 18, 5일간)”에 참가하여 태권도공원을 홍보하기 위해 14시간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탔다. 나는 언제나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본단 말인가. 좁디 좁은 기내 좌석에서 14시간은 남녀노소 불구하고, 결코 쉽지 않는 여행이다.

13일 화요일.
행사보다 하루 일찍 올랜도에 도착했다. 다음날 대회 전까지 홍보부스 설치와 각 세미나별로 허락된 홍보시간을 체크하고, 조직위원회에 인사도 해야 했다.

홍보부스를 설치하기 위해 행사장인 Convention Center로 향했다. 미국 전지역에서 3번째 규모에 해당한다는 명성만큼 건물의 규모나 건축 양식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태권도공원을 들어섰을 때도, 방문객들에게 이런 놀라움을 전해줘야 할텐데...직업병일까 내 머릿속에 태권도공원에 대한 아이디어 구상이 끊이질 않았다.

‘얼마나 빨리’보다는 ‘얼마나 정확하게’를 자랑하는 미국에서도 실수는 있는 모양이다. 40여 개국에서 등록한 2,000여 명의 선수 명단이 담긴 소프트웨어가 파손되었단다. 이건 또 무슨 장난인가...당일 잡혔있던 세미나가 모두 취소되었다.

아...행사 첫날부터 이게 뭐란 말인가. 이번 국외 홍보는 이대로 헛수고가 되는가. 발을 동동 구르는 조직위원들이 딱해 보이기도 했지만, “소프트웨어는 한국인에게 맡기는게 현명하다”고 David Askinas회장(USA Taekwondo CEO)에게 농담 아닌 진담을 던졌다. 수긍하는 눈치다.

14일 수요일.
USA Taekwondo 조직위원 직원들은 밤을 꼬박 새운 모양이다. 그렇지 않아도 얼굴 피부가 하얘서 우리에겐 창백해 보이기만 한 백인들인데, 아침에 만난 직원들이 모두 얼굴이 하얗게 떠버렸다. 다행스럽게도 밤새 프로그램은 다시 원상 복귀된 것 같다. 아찔한 첫날 밤이였다.

드디어 참가 선수들이 하나 둘씩 등록을 시작했다.

홍보부스는 대회 경기장 바로 옆에 위치했다. 홍보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위치이다. 경기장 내에서 하루 10회 이상씩 홍보 부스에 대한 소개가 울려퍼졌고 조금씩 태권도공원에 관심을 갖는 발걸음들이 이어졌다.

다소 딱딱한 국내 태권도대회와는 달리, ‘아침 잘들 먹었나요?“, ”오늘 날씨 너무 좋아서 경기시간 못 맞추고 나가 놀면 안됩니다.’ 등 아나운서의 재치 넘치는 진행이 마음에 든다.

첫날 하지 못한 스포츠 의학 세미나가 진행되는 것을 확인하고, 태권도공원 홍보브로셔와 홍보기념품을 챙겨서 세미나장으로 향했다. 불필요한 식순 없이 중요한 토론 중심으로 진행되는 방식이 인상적이였다.

형식적인 것보다 실용적인 것을 중요시 하는 미국인의 사고방식이 느껴졌다. 나도 군더더기 없이, 꼭 한번 방문할 것을 강조하면서 태권도공원에 대한 설명을 마쳤다. 박수에 인색하지 않은 그들이 감사했다.

15일 목요일.
14일 치루지 못한 국제심판 세미나를 오전 8시에 한다는 정보를 받고 태권도공원 홍보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미 조직위원회에서 허락을 받은 상태였지만, 세미나 일정이 변경되기도 했고, 국제심판관들을 존중해서 다시 한번 확인을 했다.

역시 미주 지역 태권도계에서 한인 사범님들의 힘이 대단하다. 바쁜 세미나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시간을 허락해 주셨다. 덕택에 80여명의 국제심판들 앞에서 태권도공원에 대한 소개를 신나게 했다. 학교 선생님들이 왜 맨 앞줄에서 경청하는 학생들을 좋아하시는지 이해가 간다. 설명을 놓치지 않고 들어주는 심판관들에게 감사했다.

한국을 떠나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고 했던가? 미국에서 난 그야 말로 태권도공원에 대한 애정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누군가 갑자기 와서 ‘태권도공원이 뭐에요?’ 라고 물어도 바로 응답기 처럼 술술 설명이 이어졌다.

미국이란 거대한 대륙에서, 대한민국의 자랑스런 태권도가 평정한 세계인들에게 태권도공원 조성 사업을 알릴 수 있다는 기쁨에 하루하루 벅찬 가슴으로 뛰어다녔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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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동근

    t여행후기를 기록으로 남겨두면 나중에 책한권 만들 수 있지
    노력하는 마음이 아름다워요

    2007-03-13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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