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태클 MMA 스타일, 또 한 단계 진화할 것인가

  

안개가 걷혀가고...


아마추어 레슬링을 기반으로 하는 MMA파이터들이 모인 팀 태클은 이쪽 계열에서는 두말 할 나위 없는 관심의 대상이다. 파워 넘치는 파이팅으로 이번 스피릿MC 준우승을 한 유태량 선수, 원초적인 힘을 과시하던 조현철 선수, 미들급의 테크니션 노영암 선수 등 국내 MMA계에선 내노라하는 선수들이 포진해 있는 우수한 팀이기도 하다. 팀을 이끄는 최무배 헤드 코치 역시 부가 설명이 필요 없을 만한 경력의 소유자임은 잘 알려져 있다.

허나 그들의 기술적 베이스인 아마추어 레슬링이 MMA시합에 100% 적합한 운동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근력과 순발력, 체력을 다른 종목보다 우선적으로 하기에 선수의 자질을 만드는 데는 더 없이 좋으나. MMA에 적합한 시합을 하기 위해선 많은 보완이 있어야 했고 최무배 헤드 코치는 그가 생각하는 완성형에 대한 이미지를 어렴풋이 가지고 있었다. 다만 그것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뼈를 세우고 골격을 바로잡고 살을 더하는 과정이 생각만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 것이 문제였다. 그가 구상하던 레슬러다운 MMA 파이팅은 안개 저편에 흐릿하게 실루엣만 보이고 있었다. 고심하던 그에게 우연한 인연으로 찾아온 곽사진이란 이름의 외국인이 해결이 실마리를 보여주었다.수년간 미국에서 캣치 레슬링과 MMA스타일 타격 수련까지 겸한 곽사진씨와 팀 태클의 조우. 무언가 큰 변화가 일어날 것 같지 않은가?

첫 만남에서 곽사진 씨와 스파링을 한 후 최무배 헤드코치와 이정호(팀 태클 소속)선수와 인터뷰를 해보았다.

--INTERVIEW--


Q. 곽사진씨와 팀태클의 컨텍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최무배: 일전에 지인으로부터 외국분이신데 한국 오셔서 운동할 곳을 마땅히 찾기 어려워 하시는 분이 계신다. 미국에 계실 때 캣치 레슬링과 MMA스타일 모두 하셨다는데 한번 소개해 보겠다 해서 약 보름 후에야 만나 뵐 수 있었습니다.


Q. 최무배 헤드코치 스스로 아마추어 레슬링(그레꼬로만형)을 오랫동안 해 왔기에 아마추어 레슬링을 기반으로 MMA시합에 맞는 스타일을 구상하는데 많은 고민을 한 걸로 알고 있다. 그에 대해 이야기 해달라.

최무배: 아마츄어 레슬링은 타격과 꺾기, 조르기를 반칙으로 규정한 스포츠입니다. 청소년
의 성장발달과 체력향상에 목표를 두었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각각의 부분을 채워줄 사람을 연결하는 게 과제였습니다. 레슬링의 격투기적 요소는 현재 쓰러뜨리기와 포지션 점유를 들 수 있고 맨몸으로 격투시합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부분적 요소에서는 두각을 나타냅니다. 나머지는 타격을 적어도 치명타를 피할 정도는 익혀야 했고 꺾기, 조르기에서도 밀착된 상황이라 매우 익숙하지만 기술자체를 모르면 당하기 쉬웠으므로 나름대로 기술유형을 분석하고 최소한 말려들지 않는 해법정도를 숙지해야 했습니다. 물론, 나름의 부분적인 것에서도 레슬링을 했던 사람이라면 워낙에 엄청난 운동량으로 레슬링을 수련했기에 별다른 무리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대비를 안한 레슬링 선수들의 경우엔 제가 보기에도 망신스런 시합을 했었던 결과를 봤었습니다.

이제 아마츄어 레슬링에서 한발 격투에 근접한 형태를 복원하기 위해 레슬링스타일의 타격과 레슬링스타일의 서브미션을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Q. 곽사진씨가 미국에서 수련하셨다는 캣치레슬링이란 것은 무엇인가?

최무배: 캣치레슬링은 서브미션을 사용하는 레슬링입니다. 아마츄어 레슬링은 그레꼬로만, 자유형이 올림픽 종목입니다. 포크스타일은 미국에서 시행되는 레슬링으로 그라운드에서 공격자가 방어자의 몸통을 그립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그라운드 방어자도 포지 션을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하기 용이하고 그로 인해 시합이 매우 활발한 움직임을 갖게 됩니다.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이런 레슬링을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Q. 곽사진씨에 대한 첫 느낌은 어땠는가?

최무배: 미국스타일의 아마츄어 레슬링 선수들은 경기를 했을 때 기술의 완성도보다는 경기를 체력적인 요소로 쉴새없이 밀어붙이기 일수입니다. 그 때문에 매우 운동수행 량이 높고 활발한 운동을 하죠. 그런 인식에 딱 들어맞는 체형과 머리모양, 생김이었습니다. 개량한복 외투는 특이했습니다. 모르는 사람은 중 아니 스님아냐? 라고 하겠죠. 우리말을 너무 잘해서 혹시 영어를 못 하는 게 아닐까하는 엉뚱한 추론도 했습니다.(곽사진씨는 혼혈이다. 사실 이날 곽사진씨를 대한 기자 역시도 능숙한 한국어와 개량 두루마기에 흠칫 놀랬었다.)


Q. 스파링을 치룬 이정호씨(팀 태클 소속 선수)와 최무배 헤드 코치 본인의 느낌은 어떠한가?

이정호: 기존의 캐치레슬링에 대한 생각은 스탠드에서의 레슬링과 그라운드에서 레슬링의 움직임과 유술적인 요소를 합쳐놓은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으나 스파링을 하면서 느낀 건 그라운드에 들어가면 레슬러들이 유술가와 대치 할 때 경험하는 교착상태.(예를 들면 레슬러가 탑 포지션에 있고 유술가는 클로즈 가드상태.)를 최대한 배제하면서 활발한 포지션 이 동과 움직임으로 상대를 컨트롤 해나가는 것을 보며 아..이게 바로 레슬링을 장점을 최대한 살린 것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곽사진씨가 보여준 스타일은 마운트나 가드 어디에서고 활발한 움직임으로 경기를 풀어간다.




최무배: 미국사람들 기질인데 상대가 크건 강하건 상관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보통은 체력적인 것으로)을 던져서 시합하는 스타일이 있습니다. 곽사진씨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저와의 스파링을 먼저 요청했고 저의 프로레슬링 스타일(?) 기술들을 당하면서도 계속해서 자신의 기술을 시도하는 자세는 우리의 학생들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우리학생들은 제가 스파링 하자면 도망 다닙니다. 그리고 이제 까진 주짓수 수련자들에게서 주로 서브미션 기술을 배웠는데 경기스타일일 경우엔 시간제한이 있습니다. 레슬링 선수들의 시합형태와 훈련형태는 이 제한된 시간 안에 어쨌든 체력의 우월함을 입증해내야 하는 과제 때문에 몰아치기를 하는데 그라운드에서도 스텐드와 같이 몰아붙이기 식의 어택은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Q. 기존의 레슬링, 주짓수 스타일과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

최무배: 기존의 레슬링은 앞서 여러 번 언급했고 다른 점은 그라운드 룰이 될 것입니다. 주짓수 스타일과 다른 점은 일반적으로 주짓수 도장의 분위기에서는 기술의 완성도를 익혀 가는 단계가 중요히 되는데 이것은 각 기술의 시행포인트를 숙지해야 기술의 속도를 올릴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합의 성향도 익히 들어본 바로는 주짓수 시합에서는 단 한번의 기술성공을 노리는 수동적 움직임이 있다고 합니다. 이번에 개최하는 The GRAP대회의 캣치레슬링 스타일은 레슬링의 한 스타일이 될 것이며 곽사진씨가 보여준 것처럼 주어진 시간 안에 체력을 몽땅 퍼부어서 포인트를 누적하면서 피니쉬 서브미션을 구사하는 시합형태가 될 듯 합니다. 사실은 그렇게 하려고 설정을 하고 있습니다.

Q. 곽사진씨와의 컨택을 통해 수용해야 할 점들이 많을 것이라고 보인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팀 태클(아마추어 레슬링기반의 선수들)의 성향을 이끌어 갈 것인가?

최무배: 능동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의 레슬링경기운영이 도입되어야 할 성향이라고 봅니다. 이것은 어떤 연습방법이 나으냐는 문제가 아니라 연습량을 많이 올려야 한다는 뜻입니다. 기술을 정확히 알려면 천천히 해야하는 것이고 이것의 속도를 올리고 능동적으로 기술시도를 한다는 건 연습량을 많이 갖는 다는 것이죠. 이것은 한국 레슬링의 쥐어짜기식 트레이닝의 메카 태릉, 우리나라 학교체육의 주 메뉴입니다.

Q. 새로운 레슬링 스타일이 MMA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를테면 레슬러들의 피니쉬 기술의 부족이라든지 힘 이외의 기술적 압박이라든지 하는 경기 내적인 요소들과 대중스포츠로 이종혼합격투기가 정착하기 위해 관객들의 입맛에 맞는 경기도 필요하다는 점들)

최무배: 새로운 레슬링 스타일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승부수를 건다는 시합스타일을 말하는 것인데 이것이 괄호 안에 언급한 것들을 모두 향상 할 수 있을 겁니다. 일본에서도 컴뱃 레슬링 출신들이 잘 해내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Q. 곽사진씨는 복싱도 다년간 수련했다고 들었다. 스탠딩과 그라운드 모두 수준 급이라고 보이는데 추후 시합에 출전한다면 팀 태클소속의 선수가 되는 것인가?

최무배: 자세한 소속문제까지는 아직 이야기를 나눠보지 못했습니다. 지금은 마음에 드는 수련 장소를 찾은 것으로도 상당히 기뻐하고 있습니다. 추후에 이야기 해봐야 할 사항입니다.

Q. 곽사진씨와 팀 태클만의 경우가 아니라 이제 막 태동하는 한국 이종혼합격투계는 아직도 배울 점들이 산재해있고 여러 가지 경로로 격투선진들로부터 수용해야할 부분이 많다고 본다. 팀 태클의 헤드코치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무배: 그런 것들은 과연 격차가 있는가 하는 것을 시험해 봄으로서 판단해야 하는 것인
데 머지않아 그런 장이 열리겠지요. 수용해야될 부분을 빠르게 수용하고 우리 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것이 과제입니다.


물론 현재 MMA선수로 트레이닝을 하는 선수들이나 레슬링을 전문으로 익힌 선수와의 스파링은 쉽지 않았지만 MMA 전문기자 생활을 해온 기간이 그리 길지는 않은 미숙한 눈썰미에도 곽사진씨의 실력이 일반인을 훨씬 웃도는 수준임은 분명해 보였다. 그가 한국 MMA대회에 출전하고 말고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것은 개인의사이며 링 위에서의 승패 역시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니 말이다. 허나 그가 한국 보다 앞서 MMA룰에 구체화된 수련 시스템을 갖춘 곳에서 쌓은 기술적 노하우와 수련 방법 및 체계를 접하고 한국적인 시스템 개발에 많은 참고가 된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다. 최무배 헤드 코치가 그에게서 발견한 MMA룰에서의 레슬링의 진화는 가능성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열매를 맺을지 주목해보자.

점차적으로 여러 분야에서 체계화되어 가는 한국MMA계의 밝은 미래를 전망해본다.
#최무배 #팀태클 #레슬링 #곽사진 #M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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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구려광개토왕

    지난번 김건우 선수에게

    대패했던 조폭 출신이라는 서철 선수도
    맘잡고 거기서 유슬기 익힌다는게 사실인가요?

    유슬기만 넘 신경썼다간 주먹을 못쓰겠구만...잊어먹어서...

    지난대회때도 전혀 복서다운 모습은 볼수 없었다

    뭐 물론 전날 술퍼먹었다고 고백했지만서도....

    한심한....

    2003-11-25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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