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태권도 별들의 전쟁… ‘WT 여자오픈’ 中 타이위안서 역대 최대 규모 개막
발행일자 : 2026-08-28 22:11:33
[한혜진 / press@mookas.com]

58개국·난민팀 391명 출전… 올림픽·세계선수권 챔피언 총출동
국제심판 40명 전원 여성에 시범단도 여성으로 구성… 한국 첫날 메달 획득 실패

세계 여자 태권도의 강자들이 중국 타이위안에 총집결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챔피언들이 대거 출전한 가운데, 선수뿐 아니라 심판과 시범단까지 ‘여성’이 중심이 된 특별한 국제무대가 막을 올렸다.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이 주최하는 ‘타이위안 2026 WT 세계태권도여자오픈챔피언십’이 28일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 산시스포츠센터에서 개막했다. 대회는 오는 30일까지 사흘간 이어진다.
세계태권도여자오픈챔피언십은 여성 선수들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고 출전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2021년 창설됐다. 2022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첫 대회를 치렀고, 지난해 적도기니 말라보에 이어 올해 세 번째 대회를 맞았다.
규모부터 달라졌다. 올해는 58개국과 세계태권도난민팀 소속 선수 등 총 391명이 등록했다. 지난해 말라보 대회 188명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개최국 중국을 비롯해 러시아 선수들이 대거 출전했고, 한국에서도 9명이 도전장을 냈다.
이번 대회는 WT가 직접 주최하는 ‘G4’ 등급 국제대회다. 세계선수권과 동일하게 여자 -46kg, -49kg, -53kg, -57kg, -62kg, -67kg, -73kg, +73kg 등 8체급으로 치러진다.

무엇보다 오픈대회답게 국가별 출전 인원 제한이 없다. 국가대표뿐 아니라 국제 경쟁력을 갖춘 선수들에게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직접 겨룰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기존 국제대회와 차별화된다.
출전 명단은 웬만한 세계선수권 못지않다.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최근 2026 로마 그랑프리 정상에 오른 비비아나 마르톤(헝가리)이 출전한다. 쌍둥이 자매이자 2025 우시 세계선수권 -67kg급 챔피언 루아나 마르톤도 함께 타이위안에 입성했다.
한국의 파리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유진도 출전한다. 여기에 2025 WT 올해의 여자선수이자 세계챔피언 사라 샤리(벨기에), 우시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 나피아 쿠쉬 아이든과 에미네 괴게바칸(이상 튀르키예)까지 이름을 올렸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신흥 강자들도 빠지지 않았다. 2026 로마 그랑프리 +67kg급 우승자 키미 로렌 오신(코트디부아르)과 -49kg급 우승자 알리사 안젤로바(러시아) 등이 가세했다. 사실상 현 여자 태권도의 ‘현재와 미래’를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무대다.
이번 대회의 또 다른 특징은 ‘여성의 대회’를 경기장 밖까지 확장했다는 점이다. WT가 위촉한 국제심판 40명 전원이 여성이다. 심판위원장 역시 이미 여성이 맡고 있다.
특히 경기감독관(CSB)로 위촉된 임신자 WT 집행위원(경희대 교수, 국기원 이사)는 여자부 첫 세계선수권 출범을 앞두고 서울서 열린 1985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부 시범경기에서 우승한 바 있다.
WT는 이 대회를 단순히 여자 선수들만 출전하는 대회를 넘어 국제심판과 주요 운영 분야까지 여성 참여를 확대한다는 대회 창설 취지를 살렸다.

개막식 무대에 오른 WT 태권도시범단 역시 여성 단원들로 특별 구성됐다. 여성 단원들은 고난도 격파와 역동적인 태권도 기술을 선보이며 현지 관중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개최국 중국의 전통 복장과 음악을 구성해 현지 응원단이 환호했다.
이날 오후 열린 개막식에는 조정원 WT 총재를 비롯해 양진방 부총재, 서정강 사무총장, 슬라비 비네프 집행위원, 종지 중국태권도협회 회장과 임직원, 장홍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등이 참석했다.

조정원 총재는 “올해 3회째를 맞는 여자오픈챔피언십은 단순한 경쟁을 넘어 여성의 역량 강화와 성평등의 가치를 상징하는 대회”라며 “여성 선수들의 활약이 전 세계 소녀들에게 꿈에 도전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영감을 전하기를 바랍니다”고 밝혔다.
이어 “태권도를 통해 세계를 하나로 연결하고 ‘Reborn Together’의 가치를 함께 실현해 나가기를 바랍니다”고 강조했다.
타이위안과 WT의 인연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타이위안은 2023년 WT 월드태권도그랑프리 시리즈를 개최한 데 이어 3년 만에 다시 WT 주요 국제대회를 유치했다.
한국은 첫날 메달 사냥에 나섰지만 출발은 다소 아쉬웠다. 여자 -46kg급 이유민(관악고)과 신수인(용인대), -62kg급 이가은(한국체대), +73kg급 송다빈(울산광역시체육회)이 출전했지만 모두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국은 남은 이틀 동안 김유진을 비롯한 선수들이 분위기 반전에 나선다.

첫날 가장 눈에 띈 이변은 여자 -46kg급에서 나왔다. 지난 6월 한국인 이동완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모로코의 신예 파라 투자니(Farah TOUZANI)가 결승에서 홈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왕스이(Shiyi WANG·중국)를 2-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투자니는 1회전을 먼저 내주고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 2회전 날카로눈 머리 공격으로 승부를 쐐기 박고, 3회전에서는 초반 열세를 딛고 막판 뒤집기로 2-1 역전승을 완성했다. 이동완 감독 부임 이후 국제무대에서 이전에 없던 메달을 획득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모로코가 또 한 명의 새로운 스타를 배출했다.
여자 -62kg급에서는 개최국 중국이 첫 금메달을 신고했다. 선쯔눠(Zinuo SHEN)가 결승에서 러시아의 소피아 모틀로흐(Sofiia MOTLOKH)를 2-0으로 제압하며 홈 팬들에게 첫 우승을 선물했다.
+73kg급에서는 영국의 베테랑 로렌 윌리엄스(Lauren WILLIAMS)가 정상에 섰다. 풍부한 국제무대 경험을 앞세운 윌리엄스는 결승에서 이란의 하나 자린카마르 루드바리(Hana ZARRINKAMAR ROUDBARI)를 2-0으로 꺾고 오랜만에 국제무대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중국 타이위안 = 무카스미디어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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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
|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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