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유소년태권도 UAE 푸자이라 개막… 최경량급 오윤주, 금빛 질주로 포문!

  

전 세계 89개국 참가, 역대 최대 규모… 금메달 이어 임서율·김태경 동메달 수확하며 기분 좋은 출발

푸자이라 2025 WT 세계태권도유소년선수권대회 여자 29KG급 우승을 차지한 오윤주가 태극기를 휘날리고 있다.

UAE 푸자이라에서 막을 올린 세계유소년태권도선수권 첫날, 한국 여자부 오윤주(안양명학스포츠클럽)가 날렵한 스텝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카뎃 여자부 최경량급에서 약세를 보이던 한국은 오윤주의 금메달로 대회 첫 금과 함께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세계유소년태권도선수권이 막을 올린 푸자이라. 한국 대표팀은 첫날부터 '오윤주'라는 이름 석 자로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전통적으로 약세였던 여자부 최경량급에서 날렵한 스텝과 흔들림 없는 집중력으로 세계 정상에 올랐다. 한국 대표팀의 첫 금메달이자 대회 전체 첫 금메달이기도 했다.

 

푸자이라 2025 세계태권도카뎃선수권대회가 10일(현지시간) 푸자이라 자이드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화려한 막을 올렸다. 대회는 5월 14일까지 나흘간 열전이 펼쳐진다. 14세까지 전 세계 유소년 태권도 선수들의 기량을 겨루는 무대다.

 

이번 대회에는 총 89개국 국가협회 소속 선수들과 WT 난민팀(RTA) 6명, 개인중립선수단(AIN) 39명, WT특별팀 2명 등을 포함해 총 807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각국의 임원 및 지도자 등 475명이 동반하며, 역대 카뎃대회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 대표팀은 첫날 금메달 1개와 동메달 2개 등 총 3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여자부 최경량급 29kg급에 출전한 오윤주(안양명학초)는 날렵한 좌우 스텝과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준결승에서 개인중립선수단(AIN) 마리아 롤렌코를 3회전 접전 끝에 2-1(17-19, 12-5, 19-11) 역전승을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다.

오윤주(홍)가 결승에서 머리 공격을 하고 있다.

결승전에서 이탈리아의 아주라 달레산드로를 상대로 초반에는 고전했으나 누구도 흉내내기 어려운 스텝을 활용해 2-0(6-4, 11-4) 완승을 거두며 세계 정상에 올랐다.

 

1회전 초반 상대의 앞발 커트에 실점을 허용했지만, 특유의 전후좌우 스텝으로 리듬을 되찾은 오윤주는 연속 3개의 몸통 득점으로 6-4 역전에 성공하며 첫 라운드를 따냈다.

 

2회전에서는 스텝이 더욱 빨라졌고, 상대의 움직임을 흔들며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중반 이후 긴 다리를 활용한 상대의 공격에 한 차례 실점했지만, 이후에도 흔들림 없이 몸통과 머리 공격을 적절히 섞으며 점수차를 벌려 11대4로 이겼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카뎃 여자부 경량급에서 신장 열세로 약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오윤주는 과거 태권도의 강점이던 스텝을 활용해 장신 선수들을 압도적인 기동력과 전술 운영으로 돌파했다.

 

우승 직후 오윤주는 “힘든 훈련을 잘 이겨낸 끝에 우승할 수 있어 너무 기쁘다. 금메달을 땄어도 긴장을 풀지 않고 곧바로 돌아가 소년체전 대표전에 집중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국제대회 경험과 고난도 스텝 기술에 대해서는 “도장에서 작년 겨울 태국, 최근에는 중국으로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외국 선수들이 앞발을 잘 쓰고 힘이 좋아서 좌우로 흔드는 스텝 기술을 활용해 계획대로 이겨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37kg급 김태경(서울신남초)은 준결승에서 발끝이 매서운 세르비아의 데이비드 쿠키치를 상대로 0-2(6-18, 11-19)로 패해 동메달을 수확했다. 1회전 초반 공방을 주고받았지만, 근접 변칙 발차기와 뒤차기 득점을 연달아 허용하며 점수차 패를 당했다. 2회전에서는 머리 내려차기와 몸통 득점으로 잠시 역전에 성공했지만, 후반 연속 실점과 머리 공격까지 내주며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과감한 시도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가 빛났다.

 

남자 -61kg급 임서율(구월중)은 가벼운 몸놀림과 과감한 공격으로 준결승까지 진출했지만, 카자흐스탄 로마쉬킨 캄잘퍼와의 접전 끝에 1-2(2-7, 10-6, 13-14)로 아쉽게 패해 동메달을 수확했다.

 

1회전에서는 초반 왼발 커트에 선취점을 내주고, 종료 직전 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2-7로 기선을 빼앗겼다. 하지만 2회전에서는 근접 몸통 공격과 머리 공격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10-6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부처였던 3회전, 임서율은 두 차례 머리 공격으로 큰 점수차를 벌렸지만, 상대의 뒤차기와 집요한 몸통 공격에 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점수 차가 좁혀졌다. 결국 4초를 남기고 허용한 몸통 공격과 감점 하나가 치명타가 되어, 13-14 한 점 차로 석패했다.

경기장 전경​​​​

올해로 7회째를 맞는 카뎃선수권은 2014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시작된 WT 주최 공식 세계대회로, 격년제로 개최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지난 대회에서 시범 도입되었던 BMI(신장·체중 비율 기준) 체급 방식을 중단하고, 다시 전통적인 남녀 각 10체급(체중 기준)으로 운영된다. 어린 선수들을 고려해 경기시간은 1분 30초로 설정됐다.

 

이날 결승전 경기와 시상식이 끝난 후 열린 개막식은 푸자이라 토후국 셰이크 모하메드 빈 하마드 알 샤르키 왕세자의 입장으로 성대하게 시작됐다.

대호 개회식에는 WT 조정원 총재와 푸자이라 토후국 셰이크 모하메드 빈 하마드 알 샤르키 왕세자 등이 참석했다.

WT 조정원 총재, 아시아태권도연맹 이규석 회장 겸 부총재, 서정강 사무총장, 양진방 대한태권도협회장 겸 집행위원, 정국현 집행위원, 국기원 박천재 이사 겸 집행위원, 김인선 집행위원 등 WT 주요 집행위원과 태권도진흥재단 김중헌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UAE 국가 제창에 이어 에미리트 전통문화 공연(Al-azi)으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대회 조직위원장 아흐메드 함단 알 제유디 박사와 WT 조정원 총재의 환영사와 대회사가 차례로 이어졌고, 선수·심판·코치 대표단의 선서가 진행됐다.

 

축하공연으로는 UAE 대표 아티스트 하자 알 라에시의 무대와 참가국 국기 입장 퍼레이드, 그리고 WT 태권도시범단(단장 나일한)의 새로운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시범단은 넷플릭스 세계 1위를 기록한 ‘오징어 게임’을 모티브로 한 연출을 통해 현장 분위기를 압도했고, 중반부에는 아랍 전통 음악에 맞춘 동작으로 현지인들과 감정의 공감대를 형성했다. 마지막은 신명나는 음악과 함께 파워 넘치는 격파로 마무리되며 관중들로부터 폭발적인 환호를 받았다.

 

조정원 총재는 대회사에서 “푸자이라는 태권도와 함께 성장해 온 도시이다. 역대 어느 대회보다 성대하고 꼼꼼하게 대회를 준비해준 관계자와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샤르키 왕세자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라면서 “이 대회를 통해 전 세계 유소년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의 무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오전에는 셰이크 모하메드 빈 하마드 알 샤르키 왕세자가 조정원 총재를 비롯한 WT 부총재 및 집행위원단을 왕실로 초청해 직접 접견하고 감사패를 전달했다.

 

샤르키 왕세자는 2013년 첫 푸자이라 오픈을 창설한 이래 매년 대회 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이어왔으며, 2020년에는 아시아 대륙 내 3개만 있는 G2급 오픈대회로 승급되는 성과를 이뤘다. 2018년에는 WT 그랑프리 파이널도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WT태권도시범단이 화려한 시범공연을 펼쳤다.

이번 대회는 경기장 내부 디스플레이와 연출, 무대 설계까지 역대 카뎃대회 중 최고 수준의 시설을 갖추며 참가국 관계자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준결승과 결승 세션은 국제대회 수준의 조명과 영상 연출로 유소년 선수들이 주인공이 되는 무대를 연출해 카뎃선수권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WT는 이번 대회에 앞서 인도주의 태권도 활동의 일환으로, 요르단 암만 시리아 난민캠프가 참가하는 ‘호프 앤 드림스’ 페스티벌 우승자 중 일부를 초청해 국제대회 출전 기회를 제공했다. 푸자이라 토후국은 2017년부터 WT 및 태권도박애재단(THF)과 협력해 난민 태권도 보급을 위한 재정 지원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대회 2일차인 11일에는 남자 -33kg, -49kg, 여자 -33kg, -55kg급 경기가 펼쳐질 예정이며, 한국은 이서준(서울신남초), 박지웅(성서중), 최소윤(서울신남초), 최서연(백양중)이 출전해 추가 메달 사냥에 나선다.

 

[무카스미디어 = UAE 푸자이라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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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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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ㅋㅋ

    정작 중계는 영상판독화면 띄워주면서 역대최고시설이고 환경이라니....

    2025-05-11 13:54:53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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