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애(愛) 빠진 과테말라 마야족 원주민 가족… 꿈의 태권도 종주국 방문!

  

2014년부터  외딴마을 티풀칸서 ‘티풀칸의 소녀들’ 태권도 프로젝트

   

불평등과 성폭력 및 가정폭력에도 자기 보호를 받지 못한 과테말라 마야 원주민 어린 소녀들에게 2014년부터 코이 코치가 '티풀간의 소녀들'이라는 프로젝트로 태권도를 보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원주민 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세계 태권도 주역이 한자리에 모인 ‘춘천 2024 WT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대회’에 매우 특별한 가족이 방문했다.

 

우리나라와 정반대 약 1만 3천 킬로미터 떨어진 과테말라의 원주민 마야족 ‘티풀칸의 소녀들’ 프로젝트 창시자 다니 코이 코치(Dany Coy)와 그의 가족이 주인공이다. 아내 웬디 첸 데 코이(Wendy Chen de Coy)와 아들 다니 코이 주니어(Dany Coy Junior)와 함께 방문했다.

 

태권도가 마야 원주민 공동체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 것을 확인한 가족은 태권도 사랑이 빠졌다. 이 가족의 오랜 숙원은 태권도가 시작된 종주국 대한민국 방문이었다.  

 

다니 코이 코치(46세)는 1991년에 태권도를 처음 접했다. 1997년부터 현 세계태권도연맹(WT) 마리아 보렐로 부총재(과테말라태권도협회장) 지원을 받아 북부 알타 베라파스 주 코치로 활동 중이다.

 

코이 코치는 지난 2014년 과테말라 외딴 마을인 티풀칸에서 ‘티풀칸의 소녀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교통 인프라가 부족해 여러 시간 동안 도보로 이동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코이 코치는 어린 원주민 소녀들이 성폭력 및 가정 폭력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돕고자 태권도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훈련 프로그램은 지역 전통 의상을 착용한 상태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현재까지 60명이 넘는 소녀들이 ‘티풀칸의 소녀들’을 통해 자립심과 자신감을 키웠다고 소개했다.

 

코이 코치는 “이 프로그램의 아이디어는 어린 아이들과 소녀들이 가족들로부터 학대와 성폭력을 당하는 것을 알고 시작하게 되었다”라며 “태권도를 통해 소녀들이 자신을 지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큰 목표를 이루고, 가정과 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과테말라의 원주민 마야족 태권도를 배우는 ‘티풀칸의 소녀들’과 코이 코치

‘티풀칸의 소녀들’ 프로젝트의 참가자들은 과테말라 국내 품새 및 겨루기 대회에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지역 사회에서도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 처음에는 남성 코치가 소녀들에게 방어 기술을 가르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프로젝트의 성과를 확인한 이후 지역 사회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다.

 

코이 코치는 “태권도가 마야 원주민 공동체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우리는 사회에 의미 있는 변화를 확인했다. 이제는 원주민 지역 전체가 태권도 프로그램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테말라는 멕시코 밑에 위치한 국가이다. 과거 ‘마야 문명’ 후손 국가로 주민 상당수가 마야인이다. 인종적으로 혼혈인 라디노(41.5%)와 원주민(40%)이 주류이다. 원주민은 크게 마야족  원주민과 비마야족 원주민(싱카, 가리푸나)로 구분된다.

 

GDP는 주변 중앙 아메리카 국가들 중에는 높은 편에 속하나 빈부격차와 여성 불평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원주민들의 불평등이 심하고,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데 제약이 많다. 이런 문화 속에서도 태권도가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치 코치의 온 가족이 태권도를 수련 중이다.

다니 코이 주니어는 과거 과테말라 국가대표 품새 팀의 일원으로 2019년 페루 리마에서 열린 팬아메리칸 게임 개인전에서 5위를 차지한 바 있다. 또한, 코이 코치의 세 딸 레이디 다니엘라(Leidy Daniela), 히로미(Hiromi), 아리아드나(Ariadna) 역시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

 

코이 코치는 올해 2월부터 이번 춘천 세계태권도청소년선수권대회에 참가할 계획을 세웠다. 과테말라에서 한국으로의 여행은 긴 시간은 물론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태권도 종주국 방문은 그가 지난 30년 넘게 꿈꿔온 바였다. 그래서 이번에 그 꿈을 이뤘다고 소개했다.

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가 과테말라 마야족 태권도를 보급한 코이 코치 일행을 환대했다. WT 마리아 부총재 겸 과테말라협회장, 후안 마리오 WT 부총재 겸 팬암연맹 회장, 서정강 사무총장 등이 선물을 전달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WT는 총회에서 마리아 부총재 겸 과테말라협회장을 통해 이들 가족의 특별한 한국 방문을 전해 들었다. 이에 조정원 총재는 청소년선수권대회장에 코이 가족을 초청해 선물을 전달한 후, ‘티풀칸의 소녀들’ 프로젝트를 통해 보여준 그의 헌신과 노력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했다.

 

코이 코치는 “이번 한국 방문은 나는 물론 우리 가족의 꿈이 이뤄진 순간이다. 그저 방문 그 자체로 우리는 꿈을 이뤄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 뜻밖에 우리 가족을 세계태권도연맹과 조정원 총재가 환대해줘 이루 말할 수 없이 더욱 기쁘다. 체류하는 동안 세계 태권도인과 우정을 나누고, 태권도 종주국의 문화를 즐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코이 코치는 “원주민 태권도 프로젝트는 태권도의 가치를 잘 보여줄 뿐만 아니라, 태권도가 전 세계 가장 외딴 지역까지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증명한다”라며 “앞으로도 티풀칸 프로젝트는 더 많은 사람들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코이 코치 가족은 지난 30일 서울에 도착해 오는 2일까지 춘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를 관람하고, 4일 세계태권도연맹 본부 방문 및 한국 주요 관광을 하고 오는 7일 출국할 예정이다.

2024 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과테말라 마야족에 태권도를 보급 중인 코이 코치 가족
2024 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에 참가한 과테말라 마야족에 태권도를 보급 중인 코이 코치 가족이 경기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무카스미디어 = 춘천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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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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