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건-김가람 세계유소년태권도선수권 퍼펙트 우승... 韓 금2, 동2 추가

  

사라예보 세계유소년선수권 2일차 - 이동건 전 경기 점수차승 우승, 김가람 여자부 기대주로 주목

2023 WT  사라예보 세계유소년선수권대회 이틀차 남녀부 금메달을 수확한 이동건(좌)과 김가람(우).

한국 차세대 태권도 유망주 이동건과 김가람이 세계유소년선수권 정상에 올랐다.

 

이동건(사당중)과 김가람(성주여중)은 29일(현지시각)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사라예보 힐스호텔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 ‘사라예보 2023 WT 세계유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 둘째 날 나란히 금메달을 수확했다.

 

지난해 소피아 세계유소년선수권대회 은메달을 딴 이동건(사당중)은 체질량지수 BMI 남자 160cm 이하급(39~53kg) 결승에서 지난 세계대회 동메달을 비롯해 여러 국제오픈대회를 휩쓴 카자흐스탄 누르퍼젠트 사마툴리를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라운드 점수 2대0(12-0 점수차승, 13-1 감정승)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동건은 한 라운드에 주어진 2분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일찌감치 경기를 끝냈다. 1회전 앞발 커트에 이어 근접한 상대의 머리를 왼발로 적중시키며 1분 6초 만에 12대0 점수차 승으로 제압했다.

 

2회전에 나선 이동건은 더욱 자신감 넘치는 경기력을 펼치며 머리 공격으로 선취점을 뽑아내며 상대를 압박했다. 실력 차이를 느낀 상대는 계속 한계선 바깥으로 내몰리며 반격에 나서지 못했다. 후반 12대1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상대가 감점 5개를 받아 13대 감점승으로 이겼다.

이동건(청)이 준결승에서 상대 머리를 적중 시키고 있다.

지난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이동건은 한층 성숙된 경기력을 뽐냈다. 스텝을 이용 상대의 흐름을 빼앗은 후 전광석화 같은 발차기와 빠른 공수 전환하면서 기술을 발휘했다. 예선부터 결승까지 다섯 경기 모두 12점차 점수차승(RSC)으로 제압해 이목을 사로잡았다.

 

유치원 때부터 태권도를 배우고 싶었던 이동건은 태권도 명문 신남초를 다니던 중 3학년 때 호기심으로 태권도부를 신청한 것이 태권도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됐다. 재치 넘치는 경기력으로 차세대 경량급 유망주로 주목받고 있다.

 

이동건의 영향으로 누나 이혜빈 양(관악고, 1학년)이 뒤늦게 태권도를 시작해 신남초와 사당중학교를 거쳐 현재 관악고에서 활약 중이다. 2021~2022년 2회 연속 소년체전 우승을 차지한 실력파로 전해졌다.

이동건이 시상식 후 우승을 합작한 이영철 대표팀 및 소속팀 사당중학교 코치와 태극기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이동건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작년 세계대회에서는 결승에서 져 매우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 꼭 우승하겠다는 마음이 컸다. 이상할 정도로 긴장이 되지 않았다. 나를 믿었다. 그래서 경기장에서 자신 있게 평소 준비했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힌 뒤 “앞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 2028 LA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 롤 모델인 배준서, 박태준 형과 상대할 수 있는 선수로 빨리 성장하고 싶다”고 각오와 포부를 밝혔다.

 

여자 BMI 156cm(37~51kg) 이하급 김가람(성주여중)은 결승에서 강호 이란의 코사르 오자그로를 맞아 3회전까지 접전을 펼친 끝에 라운드 점수 2-1(18-5 점수차승, 10-11, 15-11)로 꺾고 여자부 두 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예선부터 주특기인 오른발로 잇달아 상대를 제압한 김가람은 결승전 위기의 순간에는 왼발로 반전을 거듭하는 환상적인 경기력을 펼쳤다. 1회전 오른발 앞발로 선취점을 얻은 김가람은 그 여세로 머리 공격을 적중시키며 18대5로 이기며 기선을 제압했다.

김가람이 결승에서 주특기인 오른발 내려차기를 적중 시키고 있다.

승기를 얻은 후 2회전에 나선 김가람은 상대의 후반 기습적인 좌우 머리 공격에 속수무책 당해 10대11로 졌다.

 

원점 승부에서 다시 시작한 3회전도 분위기는 상대 쪽으로 흘렀다. 머리 공격을 연거푸 허용하며 0대7로 뒤지던 후반 오른발 주특기로 의존하던 김가람이 갑자기 전략을 바꿔 왼발로 연속 머리 공격을 성공시킨데 이어 오른발까지 가세해 분위기를 뒤흔들며 15대11로 대역전승 했다.

 

3남 1녀 4남매 가정에서 자란 김가람은 오빠 세 명이 모두 태권도를 배워 자연스럽게 초등학교 3학년 때 태권도를 시작했다. 마침 그 도장이 한국 여자 경량급 간판 강보라와 강미르 자매를 배출한 강호동 감독의 도장인 것. 천재적인 태권도 선배들 사이에서 태권도를 배운 김가람은 차세대 유망주로 성장이 기대된다.

 

김가람은 우승 직후 “작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아쉬웠다. 그래서 이번에 꼭 우승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 결승 상대가 이란 선수여서 긴장이 많이 됐다. 그래도 차분하게 실력대로 하자고 주문했다. 위기 때 긴장하지 않고 정신을 똑바로 차렸더니 역전의 기회가 생겼던 것 같다. 앞으로 계속 차근차근 국가대표가 되어 큰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발 빠른 스텝과 화끈한 경기 운영으로 눈길을 끌었던 156cm 이하급(37~51kg)급 허정무(사당중)는 준결승에서 카자흐스탄 아디렛 쉐리와 3회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라운드 점수 1-2(12-7, 9-10, 12-12 우세패)로 역전패당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160cm 이하급(39~53kg) 이하늘(중화중)은 준결승에서 아제르바이잔 샴스 알리자다에 라운드 점수 0-2(11-17, 8-11)로 패해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대회 이틀째 남자부는 금메달 1개와 동메달 2개, 여자부는 금메달 2개, 동메달 2개로 선전 중이다.

[무카스미디어 =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 한혜진 기자 ㅣ haeny@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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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진
태권도 경기인 출신의 태권도·무예 전문기자. 이집트 KOICA 국제협력요원으로 태권도 보급에 앞장 섰으며, 20여 년간 65개국 300개 도시 이상을 누비며 현장 중심의 심층 취재를 이어왔다. 다큐멘터리 기획·제작, 대회 중계방송 캐스터, 팟캐스트 진행 등 태권도 콘텐츠를 다각화해 온 전문가로, 현재 무카스미디어 운영과 콘텐츠 제작 및 홍보 마케팅을 하는 (주)무카스플레이온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국기원 선출직 이사(언론분야)와 대학 겸임교수로도 활동하며 태권도 산업과 문화 발전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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