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쿠] 제주청년 강상현 "경기는 화끈하게 마음은 차분히 승리한다"


  

바쿠 세계선수권 남자 -87kg에서 사상 첫 출전 금메달을 획득한 강상현이 자신의 승리 비결과 스토리 밝혀

세계태권도연맹(WT) 창립 50주년 기념 '바쿠 2023 WT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87kg에서 한국 선수로는 18년만에 우승한 강상현(21, 한국체육대학교)이 태극기를 들고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다.

18년의 공백을 깨고 태권도 남자 -87kg의 왕좌를 한국이 되찾아왔다. 그것도 이번에 처음 국가대표 선수로 선발된 '새내기 국가대표' 강상현이 이뤄낸 '희대의 사건'이다. 한국 대표팀에게는 이번 대회에서 두 번째 금메달이다.

 

강상현(21, 한국체육대학교)은 31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 크리스털홀에서 개최된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 창립 50주년 기념 '바쿠 2023 WT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이하, 세계선수권)' 남자 -87kg급에서 우승했다.

 

한국 선수가 WT 세계선수권 남자 -87kg(미들급)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 2005년 스페인 마드리드 오선택 이후로 18년만에 벌어진 일이다.

 

태권도 국제대회에서 남자 -87kg급은 뛰어난 피지컬을 바탕으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가진 선수들이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거 포진해있다. 태권도 종주국인 한국의 대표팀도 이제껏 고배를 마셔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한 체급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을 뿐만 아니라 4강 준결승전부터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했던 화끈한 경기의 비결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았다.

금메달 시상 후 강상현(21, 한국체육대학교)이 국내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Q. 우승 소감 한 마디 부탁한다.

 

"처음으로 선발된 국가대표라 솔직히 긴장도 많이 되고 해낼 수 있을까 생각도 많이 했다. 옆에서 응원 많이 해주시고 같이 힘 실어주셔서 더 잘되고 재밌게 했던 것 같다."

 

Q. 우승 확정되는 순간 어떤 생각을 했나?

 

"진짜 해냈구나. 코치님, 부모님, 우리 할머니, 친척들, 동료들, 후배, 선배들, 교수님들, 선생님들까지 다 너무 감사하고 정말로 그냥 행복했다."

 

Q. 결승전에 승리하고 마우스 피스 던졌다. 그 의미는?

 

"따로 의미는 없었다. 내 안의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한번에 날아가는 그런 기분이었다."

 

Q. 국가대표 출전은 올해가 처음인가?

 

"1진으로는 처음이다."

 

Q. 첫 국가대표 선발이 된 소감은?

 

"국가대표에 선발되고, 선수촌에서 정말 잘하고 본받아야 하는 형들 옆에서 함께 운동하며, 훌륭한 지도자들 옆에서 훈련을 받았다. 자신감도 얻고 기량도 좋아졌다. 그 덕분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Q.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패자부활전 통해 선발됐는데, 그 이후로 뭐가 달라졌나?

 

"나는 국내 대회가 더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한다. 거기서 잘해서 1등 했는데, 여기서도 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뛰었다."

 

Q. 올림픽은 어떤 체급으로 도전할 계획인가?

 

"+80kg급으로 생각하고 있다."

 

Q. 이번 체급에서 한국 선수로는 18년만에 세계선수권 우승이다. 그에 대한 소감은?

 

"내 체격이 세계로 나가면 작고 왜소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단점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스피드도 있고, 경기를 파악하는 눈도 있고, 상대방의 장점을 차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강상현(21, 한국체육대학교)이 결승전 상대였던 아이반 사피나(24, 크로아티아)와 경기 종료 후 악수를 나누고 있다.

Q.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가장 까다로웠던 상대는?

 

"4강 준결승전에서 이란 선수가 제일 까다로웠다. 그랜드슬램에서 한번 졌었고, 서로 파악을 잘하고 있는 상대라 힘들었다."

 

Q. 본인 경기 스타일에 대해 직접 설명 부탁한다.

 

"나는 중량급에서 일반적으로 상대가 나보다 느리다고 생각한다. 특히 스탭과 움직임을 많이 활용하면서 상대를 까다롭게 하려고 한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밟아 나가는 그런 스타일이다."

 

Q. 화끈한 경기를 펼치다보면 수세에 몰리기도 한다. 멘탈은 어떻게 다스리나?

 

"일단 그 상황에서 흥분하지 않는 게 우선이다. 나도 힘들지만 상대는 더 힘들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내가 여기서 차분하게 하나만 보태면 된다.' 이런 생각으로 차분하게 하면 되는 것 같다."

 

Q. 올해 목표는 뭐였나?

 

"올해 목표는 일단 국가대표였고, 그다음 목표는 이번 세계선수권 1등이었다. 진짜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됐다. 처음 대학에 입학했을 때는 최종 선발전에만 진출하자는 마음이었다. 최종 선발전에서 2등하고나니 국가대표에 최종 선발되고 싶었고, 국가대표가 되니 세계선수권에 나가서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단계별로 목표를 밟아나가 보니 이루어진 것 같다."

 

Q. 다음 목표가 있다면 설명 부탁한다.

 

"2024 파리 올림픽에 나갈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나갈 수 있다면 진짜 후회 없이 한번 해보고 싶다."

 

Q. 제주도에서 나온 21년만의 국가대표다.

 

"제주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선수층이 두텁거나 인프라가 훌륭한 편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정말 열심히 훈련하고, 잘하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런 멋있는 제주도 선수들이 세계무대에서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

 

[무카스미디어 = 아제르바이잔 바쿠 - 권석무 기자 ㅣ sukmooi@naver.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석무 기자
무카스미디어 MMA, 주짓수, 무예 분야 전문기자.
브라질리언 주짓수, MMA, 극진공수도, 킥복싱, 레슬링 등 다양한 무예 수련.
사람 몸을 공부하기 위해 물리치료학을 전공. 
무예 고문헌 수집 및 번역 복간본 작가로 활동.
#강상현 #바쿠 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87kg #아제르바이잔 #한국체육대학교 #제주도

댓글 작성하기

자동글 방지를 위해 체크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