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러피언 선수권, 서브미션 100% 승률 남녀 챔피언 탄생

'2023 유러피언 주짓수 선수권대회(European Jiu-Jitsu Championships)'에서 서브미션 승률 100%를 기록한 남녀 '더블골드 챔피언'이 탄생해 큰 화제다. 

국제브라질리언주짓수연맹(회장 카를로스 그레이시 주니어, IBJJF)이 지난 달 23일부터 29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주최한 이번 대회는 참가 선수들이 역대 최고 기량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총 19개 체급의 블랙벨트 경쟁 부문 결승전에서 10경기가 서브미션으로 마무리되었으며, 그 가운데 6명의 블랙벨트 챔피언은 토너먼트 첫 경기부터 결승전까지 모든 경기를 서브미션 승으로 끝마쳤다.

남·녀 체급 전체에서 본인의 체급 우승과 더불어 무제한급을 뜻하는 앱솔루트 경쟁 부문에서도 우승을 차지한 '더블골드(double gold)' 챔피언은 카이난 두아르테(25·브라질)와 가브리엘리 페사냐(23·브라질)가 주인공이다.

최근 몇 년부터 압도적인 기량을 보여준 두 선수는 이번 더블골드 챔피언 등극과 더불어 전 경기 서브미션 승을 거두면서 커리어 최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 기본 주짓수에 충실한 카이난, 7연속 서브미션으로 대회 지배

지난해 IBJJF 문디알(세계선수권대회) 체급 우승과 GP 앱솔루트 우승 타이틀을 거머쥔 카이난는 올해 유러피언 선수권에서는 체급을 증량해 출전했다.

카이난은 이번 대회에서 압도적인 기량으로 슈퍼 헤비급과 무제한급을 모두 정복했다. 앱솔루트 첫 번째 경기에서 카이난은 마운트(mount) 포지션을 점유한 상태로 크로스 초크(cross choke)를 사용한 서브미션 승을 거뒀다. 두 번째 경기는 백 그립(back grip) 포지션에서 리어 네이키드 초크(rear naked choke; RNC)로 승리하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준결승전에서 카이난은 지난해 CBJJ 브라질 내셔널 챔피언십 챔피언 메이슨 파울러(30·미국)와 맞붙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카이난은 탑포지션(top position)을 점유했고, 3분 만에 가드패스(passing the guard)를 성공시켜 백 포지션을 잡아냈다. 초반 백 컨트롤(back control)에서 카이난은 다리 훅(hook)을 걸지 못했으나 기습적으로 바디 트라이앵글(body triangle)을 잡으며 리어 네이키드 초크(RNC)를 성공했다.

준결승에서 승리한 카이난은 결승전에 진출하며 지난해 CBJJ 브라질 내셔널 챔피언십 챔피언 중 한명인 라이더 주치(27·브라질)와 맞붙어 승리했다.

라이더는 지난해 브라질 내셔널에서 △클레이 메이필드(Clay Mayfield) △세이프-에딘 후민(Seif-Eddine Houmine) △브루노 리마(Bruno Lima)를 꺾으며 챔피언에 오른 실력파다.

카이난은 라이더와의 결승전에서 가드(guard) 포지션으로 시작해 한쪽 다리로만 다시 일어난 후 가드패스까지 완성하며 성공적으로 스윕(sweep) 점수를 따냈다. 라이더가 카이난의 가드패스를 끈질기게 방어하면서 카이난은 백 컨트롤에서 바디 트라이앵글을 잠그고 앱솔루트 토너먼트에서만 세 번째 리어 네이키드 초크(RNC)를 성공시켜 우승을 차지했다.

앱솔루트 토너먼트 결승전이 펼쳐진 지난 1월 30일 전날인 29일(현지 시각)에 카이난은 슈퍼 헤비급 토너먼트에 출전하여 우승을 거뒀다. 8강전 상대인 토마스 브래쳐(27·영국)에게는 마운트 포지션에서 암바(armbar), 준결승전 상대 헤리슨 페레이라(29·브라질)에게 백 컨트롤에서 초크를 성공시키며 곧장 결승전까지 진출했다.

앱솔루트 토너먼트 첫 번째 경기에서 맞붙었던 루이스 칸타레이라(25·브라질)와 카이난은 슈퍼 헤비급 결승전에서 다시 맞붙었다.

앱솔루트 경기에서 마운트 포지션 크로스 초크로 승리했던 카이난은 지난 경기와 동일하게 마운트 포지션을 점유하며 암바로 경기를 끝냈다. 이로써 카이난은 이번 유러피언 선수권에서 7경기 7 서브미션 승리를 거두며 더블골드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번 대회 동안 카이난과 그의 스승 안드레 갈바오(40·브라질)는 기본적인 주짓수 기술과 경기 계획 조정에 집중했다. 그 전략이 성공적으로 맞춰지면서 카이난은 2023년도 최초의 더블골드 챔피언 타이틀을 얻었다.

특히 이번 유러피언 선수권 앱솔루트 우승은 카이난의 커리어 사상 첫 번째 IBJJF 메이저 대회 앱솔루트 우승이다. 더 높은 체급에서도 놀라운 퍼포먼스를 보여준 카이난이 올 한해 어떤 기량과 성적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 가브리엘리, 6연속 서브미션으로 여성 더블골드 챔피언 등극

현역 브라질리언 주짓수 여성 체급 선수 모두를 통틀어 가브리엘리 페사냐를 멈출 맞수는 당분간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1년 IBJJF 문디알(세계선수권대회) 이후로 여성 블랙벨트 부문에서 가브리엘리를 넘어설 기량을 갖춘 주짓떼라(jiu-jiteira), 즉 여성 주짓수 선수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지난 1월 28일(현지 시각)부터 앱솔루트 토너먼트 경기를 시작한 가브리엘리는 첫 번째 경기에서 IBJJF 세계노기선수권대회 챔피언 엘리자베스 클레이(23·미국)와 맞붙었다.

경기 시작 후 7분 동안 가브리엘리는 가드 포지션에서 상대방과 서브미션 기술 공방을 펼치며 치열한 접전을 이어갔다. 그 후로 가브리엘리가 스윕을 성공시키며 곧바로 가드패스와 백 컨트롤에서 이어지는 칼라 초크(collar choke)로 서브미션 승리를 거뒀다.

앱솔루트 준결승에 진출한 가브리엘리는 지난해 IBJJF 팬암(전미선수권대회) 우승자 마리아 말리야지아크(34·폴란드)와 격돌했다. 경기 시작 2분만에 가브리엘리는 가드 포지션에서 앵클 락(ankle lock) 서브미션을 준비하면서 토홀드(toe-hold) 기술을 성공시키며 앱솔루트 두 번째 서브미션 승리를 가져간다.

앱솔루트 결승전에서 가브리엘리는 지난해와 올해 유러피언 선수권대회 모두 개인 체급에서 우승한 탈리타 실바(24·브라질)를 상대했다. 탈리타 실바는 이번 대회 앱솔루트 토너먼트에서 △레티시아 카르도조(Leticia Cardozo) △루이자 몬테이로(Luiza Monteiro)를 꺾으며 결승까지 올랐다.

가브리엘리는 결승전 시작부터 공격적인 움직임을 이어갔다. 결국 결승전은 가드 포지션에서 백 컨트롤 포지션으로 전환하던 가브리엘리가 트라이앵글 그립을 잡고 변형된 티피 초크(teepee choke)를 성공시키며 마무리됐다.

이번 대회에서 카이난이 리어 네이키드 초크(RNC)를 강력한 무기로 활용하며 서브미션 연승을 거뒀다면, 가브리엘리는 토홀드를 앞세워 앱솔루트와 슈퍼 헤비급 토너먼트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가브리엘리가 이번 대회에서 확실하게 우위를 점하는 포지션에서 서브미션을 거둔 경기는 클레어-프랑스 데바논(39·프랑스)을 상대로 리어 네이키드 초크를 거둔 경기가 유일하다.

올해 첫 번째 IBJJF 메이저 대회 더블골드 챔피언에 등극한 가브리엘리는 선수 커리어 통산 6번째 IBJJF 메이저 더블골드 챔피언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IBJJF가 주관하는 올해 첫 메이저 대회였던 유러피언 선수권에서 카이난과 가브리엘리가 성공적인 성적을 거두면서 자연스럽게 올해 IBJJF 문디알(세계선수권)에서의 결과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른바 '문디알'(mundial)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2023 IBJJF 세계주짓수선수권대회(World Jiu-Jitsu Championships)'는 오는 5월 31일부터 6월 4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무카스미디어 = 권석무 기자 ㅣ sukmo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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