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주짓수 복합 이벤트 'IBJJF 주짓수 콘'을 아시나요?

지난해 9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는 지구상 가장 복합적인 주짓수 이벤트가 개최됐다. '2022 IBJJF 주짓수 콘'(2022 IBJJF Jiu-Jitsu CON)이 바로 그 것이다.

'주짓수 컨벤션'(Jiu-Jitsu Convention)을 뜻하는 '주짓수 콘'은 국제브라질리언주짓수연맹(회장 카를로스 그레이시 주니어, IBJJF)이 주최 및 주관하는 국제 주짓수 복합 이벤트다.

2016년도부터 시작된 '주짓수 콘'은 지난해 9월 1일부터 3일까지 미국 라스베가스 컨벤션 센터 웨스트 홀에서 각종 주짓수 대회와 네트워크별 총회, 무료 세미나, 참가 후원업체 부스 운영 등 다양한 주짓수 콘텐츠를 참여자들에게 제공했다.

■ 브라질리언 주짓수(Brazilian Jiu-Jitsu)의 국제화

IBJJF에 따르면 주짓수 콘 행사는 전 세계 브라질리언 주짓수인들의 가장 큰 축제임과 동시에 브라질리언 주짓수의 창시자인 카를로스 그레이시(Carlos Gracie)와 엘리오 그레이시(Helio Gracie)를 기리는 의미도 갖는다고 한다.

카를로스 그레이시와 엘리오 그레이시는 초창기 브라질리언 주짓수 보급의 핵심적인 역할을 가졌던 그레이시 가문의 형제들이다. 현 IBJJF의 회장 카를로스 그레이시 주니어(Carlos Gracie Junior)는 이 형제들의 수제자이자 아들이다.

■ 7세부터 70세까지 참여하는 5개의 주짓수 대회

주짓수 콘에서 개최되는 국제 주짓수 경기대회는 단일 대회가 아닌 카테고리별 대회로 치러진다. 지난해 9월 주짓수 콘에서 개최된 주짓수 경기대회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월드마스터주짓수챔피언십(9/1~3) ▲주짓수 콘 인터네셔널 & 주짓수 콘 노기 인터네셔널(9/1~2) ▲주짓수 콘 노비스 인터네셔널(9/1~2) ▲주짓수 콘 키즈 인터네셔널(9/3)

총 3일간 20개의 경기 매트에서 펼쳐진 5개의 대회는 말 그대로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 가능한 전 세계 주짓수 축제로 불릴 만한 규모다.

■ 세계 챔피언과 전설의 그랜드 마스터들과 함께하는 무료 세미나

주짓수 행사에서 빼놓기 어려운 문화 가운데 한 가지에는 세미나가 있다. 유명 선수 또는 지도자가 특정 기간과 장소에서 자신의 기술과 훈련 노하우를 소개하는 세미나에 불특정 다수가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참여하는 형태가 일반적인 주짓수 세미나의 모습이다.

주짓수 콘에서도 유명 주짓수 세계 챔피언들과 전설적인 그랜드 마스터들의 세미나가 진행된다. 그것도 무료로 진행된다.

지난 2021년 주짓수 콘에서는 △셰인 자밀 힐-테일러(Shane Jamil Hill-Taylor, 2018 문디알 챔피언) △안드레 갈벙(Andre Galvao, 문디알 3회 챔피언) △호저 그레이시(Roger Gracie, 문디알 10회 챔피언) △호물로 바할(Romulo Barral, 문디알 5회 챔피언) △싼데 히베이로(Xande Ribeiro, 문디알 8회 챔피언)가 무료 세미나를 진행했다.

2022년 주짓수 콘에서는 △로버트 드라이스데일(Robert Drysdale, 2005 문디알 챔피언) △에이미 캠포(Amy Campo, 2022 노기 문디알 챔피언) △레오 비에이라(Leo Vieira, 1998 문디알 챔피언) △줄리오 세자르 페레이라(Julio Cesar Pereira, 2회 세계 챔피언) △아만다 카누토(Amanda Canuto, 2018 문디알 챔피언) △제이미 카누토(Jaime Canuto, 2017 브라질 챔피언) △마이클 런기(Michael Langhi, 문디알 3회 챔피언)가 무료 세미나를 진행했다.

무료 세미나는 각 세션마다 2시간씩 진행되어 총 3일의 행사 기간 동안 끊임없이 이어진다.

■ 체스·피트니스까지, 주짓수 이외 종목도 선보여

주짓수 콘 행사 기간에는 주짓수 행사뿐만 아니라 체스, 피트니스와 같은 다양한 스포츠 종목들도 함께 행사가 진행된다. 비록 IBJJF가 미국 스포츠 시장에 특화되었다는 지역 한계성을 지닌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행사 참여자들에게 다양한 종목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매우 긍정적이다.

한편으로 체스, 피트니스와 같이 무예(Martial Arts)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스포츠 종목 행사를 함께 치룸으로써 주짓수 수련자들에게 새로운 취미 차원의 스포츠 흥미를 유발함과 동시에 경쟁이 될 만한 타 무예 종목들은 포함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생각하게 된다.

■ 다양한 후원업체 부스 운영

지난해 주짓수 콘 행사장에서 부스를 운영한 참여 후원업체는 약 20개였다. 스포츠 장비, 훈련, 기술, 영양과 관련 후원업체들이 각종 체험 콘텐츠를 제공하여 성공적으로 부스를 운영했다는 것이 IBJJF 측의 설명이다.

비슷한 예로 한국에서는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위원장 이시종, WMC)에서 주최 및 주관하는 'WMC 국제무예산업페어'(이하 산업페어)가 있다. 지난해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된 산업페어는 오프라인 29개, 온라인 130여 개의 업체 부스가 운영되었다.

다만 주짓수 콘에 참여한 업체 부스는 주짓수 단일 종목에 한정하여 테마가 운영되었고 WMC의 산업페어는 무예 전반을 주제로 하는 업체 부스가 모두 한곳에서 운영되었다는 차이점이 있다.

■ 단일 무예 종목의 세계화된 축제 행사 사례… 한국은?

단일 무예 종목이 단순 대회 개최뿐만 아니라 세미나, 네트워크 총회, 업체 부스 운영, 피트니스 협업 등의 다채로운 콘텐츠를 제공하는 복합 이벤트를 개최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지난 2016년도부터 한해도 빠짐없이 7년 연속 주짓수 콘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IBJJF는 명실상부 브라질리언 주짓수의 세계화를 토대로 세계인의 주짓수 축제를 만들어냈다.

우리에게도 세계화된 무예 종목들이 있다. 국기원(원장 이동섭)과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의 태권도가 있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ICH)에 등재된 택견(2011)과 씨름(2018)도 있다. 그 외에도 우리 전통무예 종목들이 있으며 외래에서 유입되었으나 국내에서 탄탄한 수련 기반을 갖춘 무예 종목들도 많다.

이들 무예 종목들을 기반으로 IBJJF의 주짓수 콘과 같은 세계인의 무예 종목 축제를 우리 땅에서 만들지 못한다는 법은 없다. 오히려 IBJJF 주짓수 콘에서 보이는 한계점을 뛰어넘어 진정한 '세계시민화'(Cosmopolitanism)된 무예 종목별 축제 및 행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무카스미디어 = 권석무 기자 ㅣ sukmooi@naver.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