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PTA칼럼] '과녁 없는 화살'이 되어 버린 태권도 선수들


  

코로나 시대의 선수 관리와 한계

코로나19로 인한 방역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요즘. 어느새 다들 익숙해진 듯 권태로움을 느끼는 듯하다. "언젠가는 끝나겠지"로 버티는 나날이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신입생이었던 선수들은 2학년이 되었고, 이대로 곧 3학년을 맞이할까 두렵다. 대학에 입학 후 한 번도 대회를 나가보지 못한 채 반쪽짜리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선수들이 허다하다.

 

'과녁 없는 화살'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하고 동력이 떨어지며 땅에 박히고 만다. 어디로 날아갈지 모르니 이탈하는 선수들도 꽤 많은 모양이다. 그만큼 대회 참가로 인한 동기유발은 선수가 훈련을 지속할지, 아니면 그만두게 할지, 열심히 하게 할지, 아니면 소극적으로 할지 방향과 강도를 정해 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방역지침으로 실내 대기가 되지 않아 실외에서 몸을 풀어야 하는 선수들

코로나19의 방역 시대에 좋은 점도 있긴 하다.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선수 한명, 한명 면밀하게 들여다보며 재정비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지도자 또한 그동안 머릿속에만 있던 것들을 꺼내어 조금 더 연구하고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면 갑작스러운 대회 무기한 연기와 취소로 낙담하는 선수들에게 다시 동기부여가 된 것은 온라인대회였다. 짧은 시간이지만 빠르게 메뉴얼화 되어 크고 작은 온라인대회가 생겼고, 초반에는 미숙한 모습도 보였지만 시행착오를 보완하며 점차 발전하고 있는 듯하다. 온라인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촬영에 신경을 써야 하기에 대면대회 못지않게 지도자, 선수들은 바쁘게 돌아간다.

 

특히 세계태권도연맹(WT)에서 온라인대회를 승인 대회로 만든 것은 지도자, 선수, 심판 모두에게 그 역할을 퇴보시키지 않게 해주었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선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여러 가지 노력 가운데 또 하나는 자체평가였다. 사전에 공지된 일정에 의해 외부 평가위원을 모셔 자체평가를 진행하면 대회 못지 않는 긴장감과 그로 인해 실수를 유발시켜 선수들에게 효과적인 피드백을 줄 수 있었다. 단기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하였다.

 

이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 이외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자와 선수 간의 신뢰감이었던 것 같다.

 

지도자는 어떠한 여건에서든 항상 선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선수는 그런 지도자를 보며 ‘나를 위해 저렇게 애쓰시는 구나’라는 마음과 함께 안정감이 생긴다면 쉽게 팀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게 되면 선수는 부담을 느끼고 오히려 회피하기 때문에 늘 소통하며 온도 조절을 잘해야 한다.

올해 첫 대면대회 였던 경기도종별선수권대회

하지만, 이러한 과정도 이제 지쳐간다.

 

해외에서 연일 백신뉴스가 나오고 TV에서는 배구, 농구, 축구 등의 종목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경기하는 모습을 보기 때문에 "우리 종목은 뭐하나"라는 상대적 박탈감에 빠지게 된다.

 

작년에는 코로나19로 줄줄이 대회가 취소되니 "대회가 없으면 선수도 없구나"라는 생각으로 그 소중함을 깨달았다. 하지만 올해는 생각이 바뀌게 된다. 선수가 떠나고 있다. 선수가 떠나고 있는데 대회가 열린 듯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다.

 

또 정부나 경기단체에서 각 팀을 위해 지원해 주는 정책은 생활체육 분야에 비하면 전무하다고 느낄 정도로 티가 안 난다. 대회를 개최하는 정도를 감사하게 여겨야 될 정도이다.

 

코로나19의 전파력으로 지역에서 대회를 유치하는 것은 매우 부담되는 분위기이다. 그렇다면 협회나 각 연맹체에서는 자체 예산을 동원해서라도, 아니면 태권도원 시설을 활용해서라도 대회를 개최해 주어야 선수단의 운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위기상황에서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얼마나 애쓰는 지를 보면 그 협회의 진정성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협회와 심판, 지도자, 선수 각자의 역할을 잃지 않도록 현장과의 소통, 빠른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

 

글쓴이 - 전민우 / WTPTA 대표 / 경희대학교 품새감독 / 경희대온비태권도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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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보하

    2021-04-26 19:29:55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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