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CI 새 변경에 일선에선 ‘당혹’… 과정에 문제없나?


  

설전 끝 새 CI로 의결 응용 디자인 유예기간 두고 적용키로

국기원이 10년여 만에 다시 CI(Corporate Identity)를 바꾼다.

 

국기원(원장 이동섭)은 지난 23일 오후 국기원 내 강의실에서 ‘2021년도 제3차 임시이사회’를 열고 장시간 토론 끝에 표결로 ‘국기원 CI 변경 건’을 심의, 의결했다.

 

이번 CI 교체는 지난 1월 28일 원장에 선출된 이동섭 원장이 주도했다. 이동섭 원장은 태권도의 무도성 회복을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현재 CI는 추상적인 요소가 강해 세계태권도본부 정체성과 무도성이 표현되지 않아 변경을 추진했다.

 

새 CI는 태권도를 통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한다는 의미와 태권도 동작을 삽입해 굳건한 정신 무장으로 더 큰 세계를 지향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특히 8각 면에는 건곤감리(乾坤坎離) 4괘(四卦)로 구성, 태권도의 정통성과 태권도 정신, 문화를 이어가는 지구촌 태권도 가족의 이상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국기원은 새 CI(기본형)가 이사회에서 의결됨에 따라 후속 조치인 매뉴얼 제작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다만 새 CI 적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고려해 응용 디자인 등은 유예기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범위를 확대하기로 했다.

 

국기원은 1972년 개원 이후 1976년, 2005년, 2010년 등 3차례 CI를 변경한 바 있다.

 

국기원 새 CI 변경에 94% 찬성, 대체 어떻게 그런 결과가?

 

국기원은 지난 12일 ‘국기원 CI 변경을 위한 온라인 공청회’를 개최하고, 전직 국기원장들, 태권도 원로들, 시도태권도협회 회장단 등에게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고 전했다. 새 CI에 대해 약 94%의 찬성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새 CI에 대한 94% 찬성은 과연 어떤 대상으로 진행 했고, 몇 명이 참여했는지 그 표집과 신뢰성에 의문이다. 애초에 국기원은 새 CI에 대한 여론조사를 국기원 승품단심사 ID를 갖은 1만2천여명을 대상으로 이메일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에서도 이번 CI 변경에 대한 여러 문제점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절차와 과정 때문이다.

 

CI 변경하고자 했다면, 필요성을 설명하고, 변경을 할지, 말지에 대한 찬반의 결정해야 한다. 또 변경에 대한 공감대와 타당성이 인정된다면, 이사회 승인이 이뤄졌어야 한다.

 

이후에 태권도계 여론 수렴, 전문가 의견 등을 토대로 시안 공모, 공모한 시안에 대한 추가 여론조사, 복수의 시안에 대한 품평회, 재수정을 통해 최종 이사회에서 의결하고, 적정한 시점에 공표하는게 일반적인 상식이다.

 

실제로 지난 2010년 국기원 CI 변경 때도 여론수렴과 품평회, 수정 등 수 차례 과정을 거치면서 공표까지 1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태권도계 여론이 아닌 신임 원장 개인이 주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문제를 야기했다. 원장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 지인의 재능기부로 시안을 완성했다. 사무국은 이를 보조했을 뿐이라는 설이 있다. 상표는 저작자가 명확해야 한다. 추후 지적재산권과 연관되기 때문이다. 

 

손천택 이사는 이번 이사회를 앞두고 “CI가 변경되면 단증에서 일선 도장의 도복까지 영향을 미치므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코로나19로 힘든 사범들이 이중고를 떠안게 된다. 시의 적절하지 않으니 중단하거나 연기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고 강하게 만류했다. 다른 이사들 역시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선 현장, 갑작스런 CI 변경에 어리둥절

 

문제는 이번  CI 변경과 관련 일선 현장에선 아직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 없어 큰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세계태권도본부의 대표 상징이  바뀐다면 일선에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새 품증과 단증에 새 CI가 박히기 때문이다. 코로나 시국에 국내외 일선 도장 활성화에 주력해야 할 예산이 앞으로 새 CI 홍보의 직접 및 사회적 비용, 커뮤니케이션 비용(홍보) 등 으로 쓰일 수 있어서다.

CI 변경 공청회에 참가했던 디자이너 전문가 김성천 대표(시디알어소시에이츠)가 타 무예 종목과 국기원 CI를 함께 비교해 본 PPT 중 일부. 

보편적으로 공공 기관과 기업 등이 CI를 변경하는 과정은 짧게는 6개월에서 1년 이상 소요된다.  이번 디자인은 CI디자인은 전문가도 없이 1개월 여 만에 만들었다. 국기원 역사에 네 차례 만들어졌던 로고를 모두 합진 매우 복잡한 형태로 말이다.

 

태권도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태권도의 특징을 나타내기위해 만들어진 이번 로고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은 대부분 회의적이다.

 

공청회에 참석했던 김성천 대표(시디알어소시에이츠)와 복수의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현실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첫번째. 국기원을 상징하는 것이 무엇인가?

국기원을 상징하는 것이 이번 로고에 들어가 있는 발차기인가? 태권도의 직관성을 표현하기 위함 이라 했지만 타 무술과 차이점을 찾을 수 없다. 심지어 로고는 더욱 복잡해졌다. 국기원하면 떠오는 상징이 무엇인지 전 세계 모든 태권도인의 이야기를 참고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두번째. 커뮤니케이션 로고와 엠블럼은 이원화 되는 방향이 어떤가?

기존 국기원 로고를 전 세계에 알리고 보급한 기간이 10년이다. 이제 자리 잡아가려고 하고 있는데 로고를 바꾸는건 비효율적인 일이다. 태권도의 정통성을 위해 하나의 상징을 만들고 싶다면 엠블럼의 형태로 사용하는게 바람직하다. 전세계적와 소통하는 로고는 심플한 기존의 로고를 활용하면 훨씬 효율적인 방법이 될수 있다.

 

세번째. 천문학적 비용을 소비하면서 까지 바꿔야 하는 것인가?

지난 10년간 기존 국기원에 로고를 알리는데 엄청난 비용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로고가 바뀌면서 자격증, 케이스, 기념품, 옥외 광고물 등 을 모두 교체해야 한다. 국기원 단증을 발급 받는 모든 국가가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아울러 전 세계에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상표등록을 새롭게 진행해야 한다. 사실, 공표에 앞서 상표등록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전문가는 덧붙였다. 

 

생각보다 많은 직접 및 사회적 비용의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된 이번 CI변경.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인 만큼 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전망이다. 

 

[무카스미디어 = 권영기 기자 ㅣ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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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기
무카스미디어 기자.

태권도 경기인 출신, 태권도 사범, 태권도선수 지도, 
킥복싱, 주짓수, 합기도 수련
무술인의 마음을 경험으로 이해하는
#국기원로고 #국기원 #국기원CI #이동섭 #국기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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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권도인

    고집불통 원로들 세계의 흐림을 모르는 것들이 윗대가리에 있으니 발전이 있겠냐 자기만족 하고 있겠네

    2021-12-19 06:48:56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소똥이

    2005년도 거 재일 좋아요

    2021-04-07 16:35:28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정치인

    왜 후퇴하는지?
    20년 퇴보하는 국기원이 될것 같아 걱정이네요
    더불어 돌 세우고 디자인 바꾸는거
    정치인들의 보은사업에 절대 빠지지않는 것들이죠
    어찌 인물이 없을까?
    고인물이라도 옛물이 더 나은 듯 합니다

    2021-03-30 10:04:32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무심

      뭔소립니까 ㅋㅋㅋㅋ
      고인 썪은물 당장 바뀌어야 합니다.
      저도 ci가 썩 맘에 드는건 아니지만
      이동섭 원장님 지지합니다.
      하고싶은거 다 하십시요 원장님!
      응원합니다.

      2021-03-30 21:17:06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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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쎄2

    그봐.. 내가 마루치 아라치 나온다고했지... ㅡ ㅡ
    누가봐도 원로들 의견 반영된듯..
    너무 많은 의미들이 담겨도 좋치 않습니다. 조잡하기만하고 일반인들은
    그런거 모릅니다, 그냥 중국무술에나오는 어느 파의 마크로 밖에 안보일듯.

    이전 로고 괜찮습니다.
    태극모양
    국기원
    세계태권도본부

    영문버전 만들어서 한글/영문 딱 두가지만 하면 됩니다.깔끔하게, 복잡하지않게.
    그리고 자꾸 일을만들지마세요.
    지금 이런데 생각과 시간능 낭비하지마시고 지금의 현실적인 문제를 고민해야지요

    2021-03-29 19:08:28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TKD Man

    2005년에 쓰던 로고가 더 의미가 있고 멋있어 보인다.

    2021-03-27 07:52:37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TKD Man

      단 테두리를 만들면 더욱 좋게 보일것입.

      2021-03-27 07:57: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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