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만에 깨어난 조선무사영웅전… 우리 무예사 관심 일깨울까?


  

국학자 자산 안확 1940년도 영인본이 2020년도에 복간

자산 안확 (출처 : 용인대학교 소장 장서)

 

 

자산 안확(安廓; 1886~1946)은 일제강점기에 활동했던 국학자이자, 독립운동가였다. 어려서부터 식민지 조선의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서양의 언어와 풍습을 익히고, 일본에서 유학하며 일본을 배웠다. 단재 신채호(申采浩) 선생과 같은 당대의 역사학자들과도 교류하면서 많은 저작을 남겼다.

 

그 중에서 『조선무사영웅전』은 고조선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이전까지 세계 최강이었던 중국 대륙의 한(漢), 위진(魏晉) 남북조(南北朝), 수(隨), 당(唐), 요(遼), 금(金), 원(元), 송(宋), 명(明), 청(淸)은 물론 해양세력인 일본의 여러 차례에 걸친 침략에도 굴복하지 않고 나라를 지켜 나간 이야기들을 담았다.

 

당시 신채호 선생이 고구려, 발해를 중심으로 사관을 적립하고, 중국의 침략에 대하여 비판적인 해석을 내놓았던 것과는 달리, 안확 선생은 상고가 어려운 부분보다는 정확하고 자세한 고증이 가능한 정사를 바탕으로 초기 연구에서 화랑도와 화랑정신을 기본으로 서술했다.

 

이 책을 집필하고, 출간했을 당시에는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조선왕조실록』과 같은 정사 이외에도 개인적인 문집들과 설화들을 참고하여, 살신성인의 정신으로 몸 바쳐 싸웠던 무신들 뿐만 아니라, 나라를 지키는데 동참했던 반역자들과 열녀, 일반 백성들의 이야기도 담았다.

 

이 책은 한국의 무예 역사를 본격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역사적 의미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일본 및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나라들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예술, 철학, 전쟁, 무예와 같은 각 분야를 잘 이해하게 해주는 책이다. 때문에 이 책은 우리나라의 근대 역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책 중 하나임과 동시에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국제 정세와 사회상에 비추어보아도 큰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조선무사영웅전』은 1940년 초판을 시작으로 몇 차례 복간이 이뤄졌다. 2005년도에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출간한 도서가 절판된 이후로 10년 이상 동안 구하고 싶어도 쉽게 구할 수 없는 책이 되어버렸다. 

 

 

『조선무사영웅전』(2020) 표지 (출처 : 최찬익)

 

 

그러던 중 무예들에게 필수 교양 도서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이 올해 다시 복간되어 출간되었다. 유도가(공인 6단)이자, 한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최찬익 선생에 의해서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된 것이다.  

 

이번 출판본의 해설과 번역을 진행한 최찬익 선생에 따르면, 『조선무사영웅전』의 이전 출판본들과 이번 2020년 출판본의 차이점이 크다고 한다. 

 

1940년 출판되었을 당시에 초판은 당대의 한글 전용론자들과 안확 선생이 교류는 활발했으나, 국한문 혼용 표기를 수용하여 수준 높은 한문 문장들과 일본식 한자어를 사용했다.

 

그렇기 때문에 한문 학자나 역사 학자와 같은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은 이전까지의 원본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다. 거기에 더해서 당시 참고문헌의 한계로 옮겨 쓰는 과정과 많은 이야기들을 축약하는 과정 그리고 인쇄 과정에서 많은 오류가 발생했다.

 

2005년,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출간한 『조선무사영웅전』은 거의 순한문에 가깝게 기재된 문헌 기록들과 시문 부분 등을 쉽게 한글로 풀어서 이해에 많은 도움은 되었지만, 여전히 어려운 단어들을 한글로만 바꾸었을 뿐, 그 뜻은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2020년에 새롭게 출간한 해설본에서는 참고자료가 되었던 기록들과 대조하면서 좀 더 자세히 해설하고, 그 동안 새로 발견된 판독복이 있으면 그것으로 다시 참고하여 이전에 해설되지 않았던 부분들도 역사적인 사실에 맞춰 다시 번역했다고 한다.

 

다시 우리 무예계에 찾아온 『조선무사영웅전』(2020)이 과연 국내 무예역사 관심도를 이끌어 올릴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목차]

 

저자소개 


서문


감사의 글 


I. 제일지(第一志). 무사도(武士道)와 그 원류(源流) 
1. 머리말 - 서언(緖言) 
2. 무사도(武士道)와 그 유래(由來)
3. 무사(武士)의 발전(發展)
4. 무사(武士)의 단체(團體)  
5. 무사(武士)의 계명(戒名)과 실례(實例) 
6. 무사도(武士道) 와 종교(宗敎)  
7. 무사(武士)의 가악(歌樂)과 문학(文學)
8. 고려시대 이후의 무사(麗朝以後의 武士) 
9. 무사도(武士道)와 윤리사(倫理史)

II. 제2지(第二志). 무예고(武藝考)
1. 총설(總說)
2. 궁술(弓術) 
3. 격검(擊劒) 
4. 유술(柔術) 
5. 경마(競馬) 
6. 축구(蹴球), 격구(擊球) 
7. 석전(石戰) 
8. 무예(武藝)와 한교(韓嶠) 

III. 제3지(第三志) 무사미담(武士美談)
1.삼국시대(三國時代) 
1)고구려(高句麗)
2)백제(百濟) 
3)신라(新羅)

2. 고려시대(麗朝時代) 
1)북방계열의 무사(北系의 武士)
2) 남방계 무사(南系의 武士)
3)남북(南北) 양 계열 무사의 각축(角逐)
4)무사적 여인(武士的女子)

3.조선시대(李朝時代) 
1) 무사(武士)대신과 무사적 문사(文士)
2)명장(名將)과 모범무사(模範武士)
3)무사(武士)의 기이(奇異)한 행적(行蹟) 
4) 무사적 여성(武士的女子)

<조선무사영웅전 1940년판 영인본 >


[무카스미디어 = 권석무 객원기자 ㅣ sukmoo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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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석무 기자
무카스미디어 MMA, 주짓수, 무예 분야 전문기자.
브라질리언 주짓수, MMA, 극진공수도, 킥복싱, 레슬링 등 다양한 무예 수련.
사람 몸을 공부하기 위해 물리치료학을 전공. 
무예 고문헌 수집 및 번역 복간본 작가로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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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예계악법

    전통말살진흥법
    전통무예 적폐청산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도 적폐청산을 외치지만 쉽지만은 않은 모양이다. 무예계 역시 적폐청산이 절실하다.뿌리 없는 단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설립되면서 무예계는 춘추 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무인의 탈을 쓴 가짜들이 진짜 무예인을 무시하는 세상이다.
    타 무예종목을 모방하고 술기를 도용해서 무예서를 발행하곤 한다.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 알 수도 없는 사람, 스승도 없는 도덕성이 결여된 전과자, 범법자들이 무예계를 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다.
    불과 2~30년 사이에 동일한 무예종목이 수십 개의 단체로 분파되면서 제자가 스승을 배신하고, 선배와 후배 간의 질서가 무너져 버렸다. 이 때문에 무예계에서는 상호 비방하는 일들이 자연스럽게 일어나고 있다.심지어 자신의 무예 경력을 속여 가며 수련생들을 모집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가짜들은 자신의 이득을 취하기 위해 무예단체장을 맡아 해당 단체를 수렁에 빠트리기도 한다. 그 뿐만이 아니다. 자신이 수련한 무예와는 전혀 다른 무예종목의 단체를 설립하고 무력(武歷)을 속여 무예계를 어지럽히고 있다. 이들은 자신이 맡은 단체만을 해롭게 하는데 그치지 않고, 무예계 전체에 해악을 끼친다.
    이쪽저쪽을 기웃거리면서 남이 일군 업적을 자신이 만든 것으로 포장해 사기행각을 벌이는가 하면 전통무예라고 고집하고 있지만 뚜렷한 자료조차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가면을 쓴 가짜 무예인들은 전통무예를 전수한다면서 스승조차 밝히지를 못하는 실정이다. 외래무예를 전통무예나 창시무예라고 주장하는 가짜들의 언행이 무예계 전체를 욕 먹이고 있다.전통무예진흥법이 시행 된지도 10년이다. 전통무예 종목지정 역시 목전에 다가왔다. 이제는 무예인 스스로가 계보와 무력을 밝혀야 한다. 그래야 무예계가 올바로 설 수 있다.
    제대로 된 무예인들이 산에서 도인으로부터 사사 받았다든지 집안대대로 이어온 가전무예라고 주장하는 가짜들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야 한다.왜곡된 무력을 아는 올바른 무예인이라면 무인 행세를 하는 사이비들을 좌시하지 말아야 한다. 스승과 제자, 선배와 후배 간의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자들을 단호히 응징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무예계는 신의(信義)와 예의(禮儀)를 바로 세우는데 앞장서야 한다, 서로에 대한 존중이 풍성해야하는 무예계가 더 이상 더러워져서는 안 된다.전통무예 종목지정이 임박한 만큼 무예인 스스로 적폐청산에 앞장서야 한다. 무예계가 바로 서고 땅에 떨어진 무예인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적폐청산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0-09-28 19:56:29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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