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PTA칼럼] 태권도 자유품새, 이대로 괜찮은가?


  

태권도 자유품새 경기 발전을 위한 제언- 점수 표출 방식과 기술 채점 기준의 관점에서

2019년 11월, 아시아태권도연맹 주최로 '품새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타이틀로 태권도 품새 포럼이 열린 바 있다. 당시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과거의 태권도를 바로 알되 안주하지 말고, 현대 사회에 맞추어 태권도가 생활 스포츠로써 대중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라는 내용이다. 

 

이처럼 태권도 매력을 대중들에게 어필해야 하는 관점에서 보자면, 필자는 자유품새의 도입이 산소 호흡기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품새 선수들이 세계 대회를 목표로 국가대표를 꿈꾸고 있다. 그 중 아시안게임,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등 멀티게임에서는 공인품새와 자유품새를 모두 치러야 하는 복합 경기 형태로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자유품새는 탄생 배경과 향후 목적에 맞게 잘 운영되고 있을까?

 

필자는 현재 자유품새 전문도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제자들에게 품새와 시범 발차기를 골고루 지도하고 있다. 품새를 훈련하며 수련의 가치와 태권도의 정통성을 알려주고, 시범 발차기 훈련을 통해 화려한 기술을 지도하고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자유품새'라는 종목을 간단히 설명하면 품새의 기본을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발차기들을 필수기술로 채점하여 평가하는 종목이다.

 

여기에 대중성을 고려하였는지, 음악을 바탕으로 자유로이 동작을 창작하여 태권도의 예술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요소들이 포함되어 있다. 아래 채점표를 보면 더욱 이해가 편할 것이다. 

자유품새 채점표

여기서 문제는 점수 표출 방식과 채점 기준이다. 심판들이 위처럼 세분된 채점표를 바탕으로 채점을 하여도 시합장에서 선수와 지도자들이 볼 수 있는 전광판에는 기술 영역 6점, 연출 영역 4점 만점 기준으로 합산된 점수만 확인할 수 있다.

 

즉, 자신이 시연한 기술에 대한 평가를 알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무릇 대회라고 하면 훌륭한 선수를 가리기 위한 목적이 우선인데, 세계 대회에서 진행되는 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연출 영역은 창의성, 조화 등의 심미적인 부분이기에 심판에게 절대적인 권한이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하지만 기술 영역은 조금 다르다. 품새 종목의 호응을 위해 화려한 발차기를 필수 기술로 지정하였고, 필수 기술은 총 5가지로 나뉘어 진다.

 

대략 나열하면 높게 뛰어 차기, 여러 번 차기, 많이 돌아 차기, 연결하여 차기, 아크로바틱을 통해 화려하게 차기로 표현 할 수 있다.

 

올해 무주에서 치러진 품새 지도자 간담회에서도 이러한 기술 발차기의 평가 기준은 모호하였다. 많이 개선 되었지만 현재까지 논의 되었던 애매한 평가 기준을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첫째, 회전 발차기 영역에서는 회전각을 평가 기준으로 두었다.

하지만, 720 돌려차기 상단과 900 뒤후리기 중단 중에서 어떤 발차기가 높은 점수 인가? 회전각만 보자면 당연히 900도 뒤후리기지만 태권도 발차기이기 때문에 오롯이 회전각으로만 평가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최근 간담회의 설명에 따르면 상단을 차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회전각을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상단 발차기의 기준이 명확해야 한다. 차기에 대한 통일된 기준이 있어야 회전각에 대한 평가를 합리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허공이더라도 시연자의 얼굴 높이를 지나야 한다' 또는 '회전 발을 차는 순간에 지면에 발이 닿아서는 안 된다' 등이다.

 

둘째, 아크로바틱 영역에서는 더욱 불분명하다.

말은 아크로바틱으로 표현하여 선수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을 시연한다는 의미가 있다. 하지만 경기로서 좋은 점수를 획득하기 위한 선수들이 발휘하는 기술은 공식처럼 획일화되어가고 있고(일명 '스피닝 테라다'라는 기술인데 측전 회전 중에 발차기를 차는 기술), 그러다 보니 경기 위원회에서는 아크로바틱 영역인데도 불구하고 '많이 차야 한다'라고 답변한다.

 

회전각과 비슷한 패턴인데 아크로바틱 영역과 차기에 대한 평가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멋진 연속 아크로바틱 동작 후에 3회 발차기를 성공한 선수와 평범한 아크로바틱 동작 후에 4회 발차기를 성공한 선수 중에 누가 더 고득점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이보다 더욱 혼란을 가중하는 것은 점수 표출이다. 경기 후에 표출되는 전광판에는 필수 기술 5가지에 대한 점수와 기본 동작에 대한 점수가 합하여 6점 만점으로 표출된다. 예를 들어 선수가 만족스럽지 못한 점수를 받았을때  어느 기술에서 부족했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기술별로 평가 기준마저 모호한데 이를 합해서 보여주니 선수 입장에서는 경기 결과에 대해 깨끗하게 인정하기가 어렵고 앞으로의 훈련 방향에 대해 종잡을 수가 없다. 오로지 선수의 도덕적 차원에서 심판에 대한 존중으로 따를 뿐이다. 

 

마치 '늦둥이'처럼 귀하게 태어난 자유품새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점수 표출이 세부적으로 이루어 저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합리적인 설명을 해주어야 할 것이고, 세부 기술에 대한 평가 기준이 더욱 명확하면서 동시에 태권도의 본질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필자도 물론 쉽지 않을 것이고 당장 개선하자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결핍을 인정하고 개선할 때 올바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구조적인 측면에서부터 튼튼하게 만들어진 경기 운영 속에서 훌륭한 선수들이 영광을 누리길 바라고 동시에 태권도가 전 세계의 스포츠인들에게 인기 종목으로 더욱 발전되길 바란다.

 

 

 

 

[무카스미디어 = 세계태권도품새트레이너협회 ㅣ yesjmw@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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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에 대한 반박

    먼저 기본을 다지고 회전을 더해야겠지요. 체공도 안되는데 무리한 회전각을 선보이고 테라다 3방을 제대로 못차는 선수가 화려한 회전만 보이려 한다면 그건 체조대회이지요. 먼저 기본이 되어있는 태권도 선수가 된후 자유품새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기술 요약 리스트를 제출후 그와 같이 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며 심판들도 언제 시연선수가 중요부분 품을 했는지 알고 있어야 합니다. 현재 자유품새는 숨은그림찾기입니다

    2020-08-12 17:00:58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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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품새

    기술난도와 점수를 감점방식으로 채점 해야 합니다.
    그리고 아크로바틱같은 비 태권도 기술은 아크로바틱 전문 심사 위원이나 체조관련 심사가 가능한 사람으로 뽑아야 할듯 합니다

    2020-08-12 16:57:42 수정 삭제 신고

    답글 0
  • 오철희

    공감합니다. 앞으로 자유품새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많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2020-08-11 15:42:36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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