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영의 ‘극진(極眞) 라이프’ 스토리

  


극진가라데에 인생을 건 사나이, 김재영

그가 극진가라테를 시작하게 된 것은 아주 우연한 계기 때문이었다. 97년 5월 무렵, 당시 중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그는 운동을 위해 ‘웅비종합체육관’의 문을 노크하게 되는데, 바로 그것이 극진가라테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가 되었다.

당시, 그가 입관했던 ‘웅비종합체육관’은 킥복싱, 격투기, 합기도 등을 가르치던, 말 그대로 종합(?) 체육관이었다.“저를 가르치던 스승님이 극진가라테를 너무나 좋아하셨습니다. 아마, 제가 극진가라테에 입문하게 된 것은 그런 스승님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극진가라테에 입문하기 전까지는 창시자였던 ‘최영의 총재’도, ‘극진가라테’의 존재 자체도 몰랐던 그였지만, 유난히도 극진가라테를 좋아하던 스승의 영향 때문이었는지 그도 아주 자연스럽게 극진가라테와 첫만남을 가질 수 있었다.

“도장에 입관해서 얼마동안은 주로 격투기 위주로 수련했었고, 극진가라테의 경우에는 워낙 극진가라테를 좋아하셨던 사범님이 매일 같이 수련하시는 모습을 곁눈질로 지켜보며 익힐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극진가라테를 대하면 대할수록 차츰 극진의 매력에 빠져드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극진가라테를 수련하게 되면서부터는 아예 타 무술에는 관심을 접어버렸다.

아무래도 그는 무술에 관한한 타고난 재능이 있었던 모양이다. 극진가라테에 입문한지 불과 3년 만에 상당히 굵직한 대회(2001, 전일본청소년선수권대회 우승, 제 9회 전아시아선수권대회 베스트 8위 입상 및 감투상 수상)에서 입상하는 영광을 안게 되었으니 말이다.

사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로서는 아시아 선수권 대회는 상당히 아쉬움으로 남는 대회였다. 그도 그럴 것이 우승후보로까지 여겨졌던 이치가와 선수와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아쉽게도 연장전에서 분패하고 말았으니.

결국 그 시합에서 김재영 선수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던 이치가와 선수가 예상대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고 한다.


세계선수권대회를 목표로!!

인천지부를 찾던 날, 그는 수련생들과 더불어 땀으로 범벅이 된 채 수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얼마 전, 그는 인천 주안 역 부근에 있는 작은 도장을 하나를 인수했다. 한동안 수련할 곳이 없어서 이 도장 저 도장을 전전하던 가슴 아픈 기억을 간직한 그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평생 ‘극진맨’으로서 살아갈 것을 결심한 그는 자신처럼 극진가라테를 좋아하지만, 마땅히 수련할 곳이 없는 이들을 위해(사실, 인천에서 왕복 4시간 가까이 소요되는 서울지부에서 수련하기란 여간해선 쉽지 않다), 또 자기 자신을 위해 앞뒤 가릴 것도 없이 일부터 저질러버렸다.

“이제 어느 정도 도장도 안정되었으니 내년에 개최될 예정인 ‘전세계선수권대회’를 목표로 해서 본격적인 수련을 시작해야죠.”그 동안 도장 때문에 분주했던 그는 이제 어느 정도 도장이 제 모습을 찾았다고 느꼈는지 수련에 매진할 것을 다짐했다.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 자신이 지도하는 수련생들의 수련(5시부, 8시부, 10시부)이 없는 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그가 개인 수련을 하는 시간이다.

이렇듯 지도원으로써, 또 극진가라테 선수로써 김재영은 매일매일 바쁜 하루 일과를 보내고 있다. 그는 1년 남짓 앞으로 다가온 ‘전세계선수권대회’를 겨냥해서 개인 수련시간 동안 평소 부족하다고 느끼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완하고 있다고 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일본 선수들의 파이팅 스타일은 대부분 ‘강 대 강(강함에 강함으로 부딪히는)’으로 밀고 가는 스타일입니다. 강한 파워를 바탕으로 한 두대 맞더라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밀어 부치는 인파이팅 스타일이죠. ”이렇듯 일본 선수들이 상대의 강한 공격에 굴하지 않고, 맞받아 칠 수 있는 원동력은 뭐니뭐니 해도 오랜 시간 갈고 닦은 기량과 그에 뒤지지 않는 체력이 뒷받침 하고 있기 때문.

“사실, 전 신체적인 약점…이라고 해야 하나요…아무튼 ‘단신’을 보완하기 위해서 저 만의 스타일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인파이팅도 좋지만…” 그는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스피드’와 ‘유연성’을 높이는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또, 시합 때마다 느꼈던 부족한 ‘체력’과 ‘펀치의 파워’를 배가 시키기 위한 훈련에도 적잖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테크닉이나, 컴비네이션 같은 것은 어느 정도의 감각과 재능이 있다면, 훈련이나 이미지 트레이닝 등을 통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체력’은 단시간 내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체력은 성실함을 갖고 매일 꾸준히 키워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이런 것이 극진가라테의 참 매력이 아닐까요? 자신이 노력한 만큼, 땀을 흘린 만큼 그것이 곧 실력이 되어 나타나는 거니까요. ”

주특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서슴없이 ‘중단 킥’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 전까지의 그의 훈련 내용에 있어서 ‘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다.“중단 차기는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고 연습도 꽤 많이 했습니다. 특히, 중단의 경우에는 몸을 움직이면서 공격하기에 가장 편한 것 같습니다. 상단이나 하단 차기에 비해서요. 제 몸에도 잘 맞는 것 같구요.”

그의 훈련 내용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게 된 계기는 김경훈 사범을 만나고 난 이후였다.“사실, 현재 극진가라테 대한한국 본부장으로 계신 김경훈 사범님을 만나 뵙기 전까지는 펀치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훈련 내용도 주로 ‘킥’위주의 훈련이 주가 되어 왔었죠. ”

스스로의 말처럼 ‘킥’에 비해 아직 ‘펀치’는 본인이 느끼기에도 부족한 점이 너무 많다고 한다. 또, 체구에 비해 아직 펀치력이 많이 부족한 편이라서 ‘펀치력’ 보완을 위해 많이 고민도 하고, 펀치 공격시 파워를 이끌어내기 위한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고.

“펀치력을 키우는 데에는 ‘웨이트 트레이닝’만으로는 절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오히려, ‘스피드’와 ‘타이밍’, 그리고 ‘빠른 허리의 움직임’이 조화를 이룬 훈련 방법이 펀치력 향상에는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

이처럼 펀치의 중요성을 실감한 그는 펀치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타이밍’과 ‘스피드’, 그리고 허리의 회전력 향상에 집중적인 훈련을 하고 있다.


어린(?)나이에 겪었던 ‘유명세’ 적잖은 부담감으로!!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는 이제 주변에서는 제법 유명인사로 통한다. 얼마 전, KBS를 통해 방영되었던 ‘인간극장(고수를 찾아서 2부)’을 통해 얼굴이 알려졌기 때문.

한국에서의 유명세는 고스란히 바다 건너 일본 땅으로도 전해졌다. 극진가라테 총본부 하기합숙 훈련(일본국 치바현 시라꼬 해변) 기간 동안에는 일본의 저명한 무술잡지 ‘월드 공수도’에서 김재영 선수를 인터뷰해 가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극진가라테 도복을 입은 약관의 소년이 무술의 유파를 불문하고 진검승부를 펼치고 다니고 있다.’ 월드 공수도에 소개된 내용의 일부이다.

“사실, 알아보는 사람들이 늘어서 적잖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약 이런 유명세에 기대어 우쭐대고 다닌다고 생각해보세요. ‘역시, 어린 놈이 그러면 그렇지’라고 다들 손가락질 하겠죠. 그럴수록 더 열심히 해야죠. 더구나 이제는 저 혼자 뿐이 아니고, 제 밑에서 수련하고 있는 수련생들도 있잖습니까…. ”

이렇듯 자신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에 제법 우쭐해지고도 싶은 나이이건만, 실제로 접해본 그는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는 겸손함도 갖추고 있었다.“유명세에 따르는 부담감이 컸던 것도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인간극장’ 출연을 계기로 만나 뵌 여러 고수님들과의 인연과 조언은 저에게 있어서 적잖은 공부가 되었습니다.”

무술 수련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 두 분과의 만남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그는 서슴지 않고, 두 사람의 이름을 거론했다. 로야마 하츠오(한국명 노초웅, 극진회관 최고고문)씨와, 김경훈 사범(극진가라테 한국본부장). 이 두 사람과의 만남은 그의 무술 수련 과정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다.

로야마 고문은 그에게 있어서 ‘진정한 무도의 정신’을 일깨워 주었던 분이라고 한다.“시합에 출장해서 자신보다 월등히 강해 보이는 선수와 직면하게 되면 누구나 다 일종의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고 봅니다. 저 또한 그런 경험을 갖고 있구요. 그런 제 자신에게 로야마 고문은 맞선 상대에게 갖게 되는 두려움을 떨쳐버릴 수 있는 힘을 갖게 해주신 분입니다. ”

“강한 상대와 맞섰을 때, 항상 두려움에만 떨고 있다면 발전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통증은 잠시이지만, 그것이 두려워 피해버린다면 자신의 약점과 단점은 영원히 발견할 수도 없고, 또 고칠 수도 없으니 기량은 언제나 답보 상태에 머물고 말 뿐이라는 겁니다. ”

로야마 고문이 그에게 말했던 골자는 바로 다음과 같다. ‘시합(경기)도 일종의 수련’이며, 오직 시합을 통해서만 그 동안 자신이 갈고 닦았던 기량을 테스트 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를 가질 수 있으며, 장점과 단점을 발견하고, 장점은 더욱 갈고 닦고, 단점은 보완하고 고쳐나갈 수가 있다’는 것.

“김경훈 사범님은 무도가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인 27세 때, 그것도 언어 소통도 안되는 나라에 가서 오직 맨몸으로 부딪혀 가면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 분입니다. 어디 보통 사람이라면 상상이라도 할 수 있겠습니까? 대단한 도전 정신이라고 봅니다. 저는…”

그의 말이 계속 이어졌다.“또,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부산지부를 이끄시고, 금요일날 고속버스 편으로 이동하셔서 금, 토요일을 서울지부에서 지도하시고, 그 길로 내려가셔서 일요일엔 선수들을 지도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이러니 제가 존경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있겠습니까? ”이처럼 로야마 고문이 그에게 무도가의 정신을 일깨워 줬다면, 김경훈 사범과의 만남은 무도가의 ‘근면성’과 ‘성실함’ 그리고 ‘도전 정신’에 대해 일깨워 주신 분이라고.

“저도 앞으로 이 두 분을 평생 모델로 삼아서 혹시 제가 게을러지고, 나약해 지려고 할 때마다 거울처럼 꺼내서 들여다 볼 참입니다. 제가 무술가로써 수련을 할 수 있는 그날까지. ”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향해서 묵묵히 정진하고 있는 그를 대하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자꾸만 움추려 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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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사범

    김재영군 같은 武人들이 대접받는세상이
    태권도계에도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나이와 분파를 떠나서 말입니다..........

    극진의 발전과 김재영군이 세계챔프에 우뚝서는
    그날을 기대합니다..

    아울러 김재영군의 끊없는 건투를 기도드림니다.

    무토의 좋은기사 잘 보고 갑니다-
    -정순천-

    2002-12-17 00:00:00 수정 삭제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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