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기 위대한수업] 열정의 동화

열정은 태권도와 수련생에 대한 관심과 애정, 그리고 존중의 표현이며 그 결과다. 열정을 가지고 더 좋은 클래스를 만들어내고자 노력하는 사범이라면 발전과 성공은 당연한 결과일 뿐이다.

수련생들의 입장에서 본 사범의 모습은 오직 최고의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가르치는 사람이어야 한다. 다른 모습이란 있을 수 없다. 그런 자세를 가진 사람은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할 것이고 여러 각도로 더 나은 사범이 되고자 방법을 찾을 것이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태권도 사범이란 절대 쉬운 직업이 아니다. 항상 최선을 다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야 하는 어려운 직업이다. 좋은 사범이 되기 위해선 사범이라는 직업을 평생의 도전 사업으로 전력투구하는 프로페셔널한 자세를 가져야 하며 매순간 최상의 교육을 만들어내겠다는 결심과 수련생 한 명 한 명을 껴안아 감동시키겠다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사범은 수련의 결과에 대한 확신과 각오로 인내해야 한다. 주어진 일에 소홀하지 않고 수련생에 대한 열정적인 헌신으로 몰입해야 한다. 어떤 도장에 가보니 사범이 의자에 삐딱하게 걸터앉아 막대기 하나 들고 톡톡 책상을 두드리며 입으로만 가르치는 것도 보았다. 

“자, 다 왔지? 줄 서. 준비. 앞차기, 하나! 둘!”이래서 수련생에게 감동을 줄 수 있겠는가? 어느 날 수업에 수련생이 한 사람만 오면 ‘아~ 오늘 하나만 왔네. 이 한 사람 때문에 수업을 해야 하는 거야?’ 하고, 수련생이 많이 나오면 ‘오늘은 왜 이렇게 많이 온 거야? 정신이 하나도 없네.’ 해서는 안 된다.

한 명이 수업에 오면 “좋았어! 넌 오늘 아주 복 터진 거야! 우리 둘이 신나는 클래스를 한 번 해보자!” 하고, 수련생은 ‘와~ 오늘 혼자 수업 나와서 완전히 수지맞았다!’ 하는 생각이 들도록 디테일한 지도를 해 주어야 한다.

수련생이 많이 오는 날이면 “와! 오늘은 정말 많이 참석했네요! 덕분에 힘차고 박진감 넘치는 수업을 할 수 있겠습니다! 다들 재밌고 신나는 수업을 할 준비가 됐습니까?” 하며 열정적으로 맞아줘야 한다. 그러면 수련생들도 ‘오늘 클래스는 힘차고 재밌겠구나!’ 하는 기대를 하고 좋아할 것이다.

요즘은 예전처럼 도복을 입고 수련생들 앞에 서는 일이 많진 않지만, 스페셜 클래스는 여전히 내 몫이다. 아직도 도복을 입고 수련생들 앞에 서고자 준비하다 보면 새로운 긴장감으로 설렌다. 그런 내 모습에서 ‘아직도 이런 열정을 가지고 있구나.’ 싶어 기분이 좋아지곤 한다. 이런 열정은 강한 전염성을 갖는다. 사범이 열정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가르친다면 수련생도 그 열정에너지에 동화되어 정말 흥미진진하게 수련에 임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설레는 충만한 마음으로 클래스에 들어서야 한다.

태권도는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일이다. 그 안에 도전의 기쁨이 있다. 배움이 있고 성취의 만족이 있다. 태권도 덕분에 나의 삶은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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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순기 사범 | 미국 월드클래스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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