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기 사범의 위대한 수업] 가르치는 것은 배우는 것이다.

수련생을 처음 맞아 바르게 서기, 걷기, 뛰기, 손발 지르기 등을 가르치는 것은 마치 갓난아이를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 갓난아기가 부모의 표정을 보고 따라 하는 것처럼 태권도를 처음 배우는 수련생 역시 사범의 태권도 동작은 물론 사범의 일거수일투족을 자연스럽게 따라 한다.

사범이 옆차기를 잘하면 수련생 대부분이 옆차기를 잘하고, 사범이 정갈하고 예의가 바르면 수련생의 행동에서도 드러 난다. 수련생에겐 사범이 보여주는 대로 따라 하는 외엔 아무런 선택권이 없다.

수련생이 사범을 만나면서 크든 작든 행동양식과 삶에 영향을 받는다. 우리는 서로 특별한 인연으로 만난다. 수련생을 가르치는 것 은 더불어 나도 배우는 것이다. 나는 수련생을, 수련생은 나를 더욱 성장시키고 익어가게 서로 도와준다.

많은 사람을 가르치다 보면 수련생들의 특성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사범의 적극적인 에너지가 자신감이 부족하거나 소심한 수련생에게는 오히려 불편하게 느껴져 수련생을 위축되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또한 사범의 침착하고 조심스러운 접근이 수련생에게는 자신에 대한 관심 부족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특별한 소질이 보이지 않아서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수련생이었는데 꾸준하게 노력하는 가운데 숨어 있던 재능이 빛을 발하면서 활짝 피어나는 것을 볼 때마다 수련생에게 내재된 가능성과 잠재력에 대해 함부로 속단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곤 한다.

작은 성공에 기뻐하며 감사할 줄 아는 수련생, 승급심사에 참여 하지 못하는 서운함을 감추고 더 열심히 하겠노라고 미소 짓는 수련생, 장애로 인해 태권도를 수련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수련생과 곁에서 격려하고 지원하는 가족 등, 매일 수없이 많은 사람으로부터 동기부여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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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순기 사범 | 미국 월드클래스 press@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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